베를린에서 가장 기대되는 장소 가운데 하나가 ‘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이었다. 독일 여행에 앞서 장만했던 여행 책자에 의하면 ‘페르가몬 박물관’에 대해 ‘수많은 베를린의 박물관 중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박물관의 하나’라고 되어 있었다. 다른 박물관을 제쳐두고 찾아가 볼 만하다고 생각했던 이유였다. 마침 루스트가르텐(Lustgarten)을 끼고 베를린 대성당과 이웃해 있었다.
베를린 대성당만큼이나 운치 있는 건물로 당당하게 들어섰는데 그곳은’ 페르가몬 박물관’이 아니라 ‘구 박물관(Old Museum, Berlin)’이었다. 박물관섬에는 모두 다섯 개의 박물관이 있었는데 맨 앞으로 ‘구 박물관(Altes Museum)’이 있고 그 뒤로 ‘신 박물관(Neues Museum)’이 있으며 그 오른쪽으로 ‘구 내셔널 갤러리(Old National Gallery)’가 있고 왼쪽으로 페르가몬 박물관이 있으며 맨 뒤에는 ‘보데 박물관(Bodemuseum)’이 있다.
베를린 대성당에서 보이는 맨 앞의 구 박물관에서도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는데 모든 박물관을 돌아볼 수 있는 통합입장권과 각 박물관을 개별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단관 입장권이 있다. 통합입장권이 더 저렴하기는 하나 시간상 여러 박물관을 다 돌아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으므로 페르가몬 하나에 집중하기로 했다. 나름대로 팁이라고 한다면 페르가몬에 가면 매표창구가 무척 붐비므로 구박물관에서 구매하는 게 좋다.
구 박물관은 신고전주의의 대가 카를 싱켈이 설계한 베를린 최초의 공공 박물관이라고 한다. 정면에서 보이는 이오니아식 원기둥이 인상적인데 현재 1층의 그리스, 로마 시대의 조각상 등이 상설전으로 전시되어 있단다. 위층은 기간별로 열리는 특별전(별도 요금)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되며 요금은 일반 8유로, 학생 4유로이다. 야외에서 입구를 지키는 조각품의 인상도 상당히 강열하다.
페르가몬은 구 박물관 오른 편으로 돌아가야 한다. 가다 보면 오른 편으로 또 하나의 건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신 박물관이다. 4층 건물로 이루어진 신 박물관은 기원전 3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집트 고고학과 파피루스 컬렉션, 선사 시대부터 서양 유사 초기까지의 컬렉션 등을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의 도읍에서 발굴된 왕비 네페르티티의 흉상은 놓쳐서는 안될 전시품이라고 하며 요금은 일반 10유로, 학생 5유로다.
제일 끝에 있는 보데 박물관은 신바로크 양식의 중후한 건물 자체도 볼거리고 내부에는 조각, 화폐, 독일 유일의 비잔틴 미술 소장품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그리스도교 등 종교적 소재로 한 작품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우리가 가고자 했던 페르가몬은 고대 오리엔트의 페르가몬에서 발굴된 컬렉션과 고대 바빌로니아의 네부카드네자르 2세 때 만들어진 이슈타르 문등이 볼만하다고 들었다. 구 내셔널 갤러리에는 마네, 모네, 세잔, 르느와르 등 프랑스 인상파 작품과 19세기 독일 회화, 사실주의, 로댕의 조각상 등과 같은 적작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무려 5개의 박물관이 모여있고 각기 특색 있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므로 시간만 허락된다면 모두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다만, 사전 지식이 필수라는 점에 대해서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아는 만큼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안내받을 수 있는 가이드라도 있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방문하기 전에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 다녀와서 후회해 봐야 늦은 일이다. 페르가몬 박물관을 다녀온 후 뼈저리게 느꼈던 교훈이기도 하다.
참나무.
2016년 11월 9일 at 7:40 오후
박물관 섬이라니…
한달 쯤 쉬면서 돌아보면
‘그윽해지겠습니다’ -전혜린 표현대로라면
도서관에 다녀오는 동생 보며 이런 표현을 한 것같은데…
정확한 진 자신없습니다만…
참 친절하신 여행가이드,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journeyman
2016년 11월 10일 at 4:19 오후
베를린에 머물렀던 게 한나절에 불과하니 한 달 쯤이면 정말 꿈 같은 시간일 거 같습니다.
초아
2016년 11월 9일 at 9:54 오후
무려 5개의 박물관이 모여 있으니
박물관 섬이 맞긴하네요.
방문하기 전에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에 한표
저 역시 늘 그런 후회를 하곤 하기에…
답사지를 제가 정하는게 아니라 남편이 정하며,
또 바뀌기도 하니….사전에 공부하기도 어렵지만,
남편과 저의 생각도 차이가 나니.. 늘 아쉬움만 남습니다.
journeyman
2016년 11월 10일 at 4:21 오후
그러게요. 다녀와서 다시 찾아보면 그 당시에는 알아보지 못 했던 사실이 원통하더군요.
그렇다고 그 멀리 다시 갈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