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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는 베를린 대성당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는 베를린 대성당

베를린대성당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성당에 들어가는데 입장료를 내라니 이게 무슨 장삿속인가 싶다. 절에는 들어가지도 않고 등산로로만 다녀도 길 막아놓고 입장료라는 명분으로 문화재 관람료를 뜯어내는 사찰과 다를 바 없어 보이기까지 하다.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어야 할 종교시설이 오히려 돈 버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면 뭔가 잘못되어 있는 일이 아닌가. 7유로(약 1만 원)라는 적지 않은 입장료를 받는 베를린 대성당(Berliner Dom) 이야기다.

그런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사정을 모르는 여행자로서는 이런 성당의 처사가 못마땅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었다. 작은 수도회(small congregation)에 소속되어 있는 베를린 대성당(Berlin Cathedral)은 자체적으로 보수해야 하는데 어떠한 보조금이나 지원금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이 큰 건물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을 입장료로 받는 셈이었다.

1747년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베를린 대성당은 1905년에야 중앙에 거대한 돔을 갖춘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검게 그을린 듯한 벽면과 푸른빛의 돔 지붕으로 되어 있는데 원래는 지금보다 더 화려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엄청난 폭격을 받아 본래의 화려함을 거의 소실하고 아주 단순하게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그나마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처럼 파괴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성당 실내는 겉에서 보던 것처럼 웅장하면서도 우아한 모양새였다. 금빛으로 치장한 인테리어가 매우 화려했으며 창문은 현란한 색채의 스테인드글라스로 덮여 있었고 천장에도 화려한 모자이크화로 장식되어 있었다. 빈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벽마다 조각과 부조들로 가득했다.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거대한 조각품이라고 해야 할 지경이었다.

좌측으로는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을 볼 수 있는데 베를린 대성당이 자랑하는 7,269의 관으로 이루어진 독일 최대의 파이프 오르간이다. 종종 오르간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평일 점심이었는데도 미사가 열리고 있어서 파이프 오르간의 웅장한 연주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여행자로 하여금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경건해지게 만드는 천상의 소리였다.

성당 뒤쪽에는 눈부시게 화려한 관들이 놓여있는데 호엔촐레 가문 사람들의 관들이라고 한다. 이는 애당초 이 성당이 프로이센 왕과 독일제국 황제를 배출한 명문가인 호엔촐레(Hohenzolle) 가문의 묘지 용도로 지어진 교회이기 때문이란다. 또한, 270개의 계단을 올라 돔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베를린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데 그만 독일 전승기념탑의 273개 계단을 오르느라 기운을 다 소진한 탓에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베를린 대성당의 참모습은 버스 정류장 방향이 아닌 루스트가르텐(Lustgarten)이라고 하는 넓은 잔디 정원에서 바라봐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베를린 대성당과 그에 못지않게 웅장하게 서 있는 베를린 구 박물관(Old Museum, Berlin)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기도 하다. 더불어서 다른 베를리너들처럼 이 잔디밭에 누워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생각도 간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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