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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감와인으로 유명세를 치르는 청도 와인터널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감와인으로 유명세를 치르는 청도 와인터널

청도와인터널

멀어도 너무 멀다. 하지만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기로 작정한 것은 온천과 조명축제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국내 유일의 와인터널 때문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기찻길로 쓰였던 터널이 이제는 와인 저장고와 전시장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하니 특이하지 않은가. 5시간이나 걸려 청도까지 찾아가서 가장 먼저 와인터널부터 찾은 이유다.

오전 11시에 출발했지만 해는 벌써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와인터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반. 한적한 시골 동네라 방문객이 적어 파장 분위기이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주차장은 이미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그나마 평일이라 이 정도였지 관광버스가 오가는 주말이나 휴일에는 주차장에 차 대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유명 관광지인 만큼 주위에는 감 말랭이를 비롯해서 감으로 만든 특산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와인터널 입구에는 철길이 놓여있어 이곳이 오랫동안 기찻길이었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실제로 이 터널은 1896년 일제가 착공하여 1904년 완공한 구 남성현 철도 터널이다. 1905년부터 경부선의 증기기관차를 운행하였으나 경사가 급하고 운행거리가 멀어 1937년 현 남성현 상행선 터널이 개통되면서 사용이 중지된 곳이다. 와인터널로 재공개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부터라고 한다.

터널의 내부 온도는 15~16℃에 습도 60∼70%로 와인 숙성을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그런 만큼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도 날씨가 적잖이 쌀쌀했었는데 터널 안은 온기로 훈훈했다. 터널로 들어서면 SBS 드라마 ‘떼루아’의 흔적을 볼 수 있는데 드라마를 봤다면 감회가 새로울 테지만 그런 드라마가 있었는지도 모르는 입장에서는 그다지 감흥이 없었다.

전시장은 입구에서 안쪽으로 쭉 들어와야 만날 수 있다. 지난 2013년 2월 25일에 있었던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건배주로 선정되었다는 플래카드가 전시장 입구를 알린다. 감이 청도의 특산물인 만큼 이곳의 모든 제품은 감으로 만들어졌다. 와인도 감 와인이고 초콜릿도 감 초콜릿이다. 초콜릿의 경우 종류별로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으므로 여행 기념품으로 장만해볼 만하다.

터널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입구에서 전시장까지 통로로 쓰이고 시음장을 겸하고 있는 와인 전시장이 있으며 그 뒤로는 와인 오크통과 함께 작품 전시장으로 쓰인다. 그 뒤로 더 가면 ‘꿈과 와인이 숙성되는 보물창고’라고 적힌 곳이 나오는 데 이곳은 일반 방문객에게는 출입 제한지역이다. 그러고 보면 와인 시음장 및 작품 전시장이 실질적인 공간인 셈이다.

사실 와인 시음장을 그냥 지나치기는 쉽지 않다. 먼저 마시고 다음 코스를 이어가야 할 듯한 유혹에 빠지게 된다. 그래도 우선은 참고 터널을 먼저 둘러보고 난 후 돌아와서 와인을 마셔주는 게 더 좋다. 그래야 여유 있게 터널을 감상할 수 있게 되고 조금 더 여유 있게 와인을 음미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 전시장은 2천원의 입장료를 받지만, 전시가 없는 날은 별다른 제한 없이 공개된다.

터널을 둘러봤다면 다시 돌아와서 대통령 취임식 건배주로 선정되었다는 감 와인을 주문해보자. 레귤러는 3천원, 스페셜은 4천원인데 아마도 한 잔씩 마셔보자는 생각에 하나씩 주문할 것이다. 레귤러는 스위트에 가깝고 스페셜은 드라이에 가깝다고 한다. 터널에서 마시는 와인은 시내 바에서 마시는 와인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마실 수 있을 것이다. 연인들이 주로 찾는 이유라고 하겠다.

와인에 곁들일 수 있는 안주는 5천원짜리 모둠 치즈가 있다. 여러 종류의 치즈에 아이비 크래커 한 봉을 얹어 주는데 크래커 사이에 치즈를 포개놓고 먹으면 색다른 맛의 카나페가 완성된다. 와인은 맛을 아는 사람들의 평가는 어떨는지 말라도 내 경우에는 와인이라기보다는 감식초의 맛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병째로 사 와서 저녁때 오붓하게 마시려던 계획을 부득이 취소해야만 했다.

와인터널은 별도의 입장료가 없다. 다만 초대 전시회가 열릴 때면 전시장에 한해서 2천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이용 시간은 평일과 공휴일은 오전 9시 반부터 저녁 8시까지이고 주말에만 9시로 한 시간 연장된다. 주차공간이 그리 넓지 않고 주말에는 단체 관광객으로 붐비므로 여유롭게 데이트를 즐기려면 평일에 찾아가는 게 좋겠다. 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12도이므로 딱 한 잔 정도만 마시고 더 먹고 싶다면 병째 사오시기 바란다.

4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11월 23일 at 9:05 오후

    여기도 가보고 싶은곳 리스트에 올려 놓아야 겠습니다.
    청도쪽으로는 운문사, 온천 이런 곳만 있는줄 알았는데 감고장이니까
    감와인을 만드는군요.
    가서 딱 반잔만 마셔야 겠습니다. 한잔에는 취하거든요. ㅎ

    • journeyman

      2016년 11월 24일 at 10:04 오전

      와인터널이라는 아이디어는 신선하고 좋더군요.
      다만 최근에는 광명에도 생겨서 희소성이 줄었다는 점은 아쉽네요.
      감와인은 스위트보다는 드라이로 드시기 바랍니다.
      스위트는 감와인이라기보다는 감식초 맛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2. 참나무.

    2016년 11월 24일 at 12:56 오후

    청도…볼거리가 참 많은곳이네요
    저도 운문사 밖에 모르는 데..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했나봐요

    • journeyman

      2016년 11월 24일 at 4:33 오후

      저도 청도는 첫 방문이었는데
      나름대로 만족한 여행이었습니다.
      요즘에는 청도하면 칭다오가 먼저 생각나는 건 아이러니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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