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든 가장 고민되는 문제 중의 하나가 무엇을 먹을까 하는 점이다. 그 지방을 대표하는 전통 메뉴가 있는 경우에는 그나마 덜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고르다가 시간만 보내기 일쑤다. 하지만 소싸움으로 유명한 청도에서는 달랐다. 소고기가 가장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고민은 계속되기 마련이다. 무엇을 먹을까가 결정되었어도 어디에서 먹을지도 쉽지 않은 문제인 탓이다. 그 문제를 해결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가스가 간당간당하게 남은 상태에서 가스충전소를 찾아가는 길에 우연히 청도 참한우라는 간판을 발견한 것이다. 만일 충전할 일이 없었다면 결코 만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식육식당인 청도 참한우는 25번 도로와 대구부산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 만난다고 해서 옮겨 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청도 프로방스와 소싸움 경기장을 지나 25번 도로를 타고 가다 청도IC 방면으로 달리다 보면 고속도로 아래 왼쪽으로 우뚝 선 건물이 보이는데 그 건물 1층이 청도 참한우다.
서글서글한 경상도 사투리의 종업원들도 친절하고 가격도 착한 편이다. 200g 단위의 스페셜이 28,000원에 꽃등심은 20,000원이고 모둠구이는 15,000원이다. 둘이서 스페셜 하나에 모둠구이를 하나 주문하니 비교적 여유롭게 먹을 수 있었다.
다른 고깃집은 공깃밥을 주문하면 된장찌개가 무료로 제공되는 대신 이곳에서는 공깃밥 1,000원에 된장찌개 2,000원으로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그런 만큼 된장찌개는 뚝배기가 아니라 양은 냄비에서 직접 끓여 먹는 식이다. 그래서 된장찌개를 주문해도 고기를 다 먹은 후에야 가져다준다. 처음에는 2천원짜리 된장찌개가 비싸 보였지만 직접 먹어보니 2천원이 오히려 싸 보일 정도로 제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