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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의 항해 (The call of the KAISEI) 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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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자정부터 4시까지 항해당직을 섰다. lookout을 하면서 주변의 배들을 관찰하였는데 선수와 선미 그리고 main mast에 항해등을 켰고 좌현에는 red lamp를 우현에는 green lamp를 켜고 있었다. 가끔씩 매우 많은 등불로 실내가 화려한 배들이 지나갔는데 여객선이거나 ferry boat였다. 심야임에도 불구하고 내해의 통행량은 매우 많아서 항해사들은 매우 긴장 속에서 당직을 서야할 것 같았다. 본선은 Iyo Nada(伊予 灘)를 지나고 있었는데 대기 온도는 14.5℃였으나 해수를 머금은 돌풍은 혹독하였다. 나는 20분씩 쉴 때마다 chart room에서 내가 가지고 간 해도에 배의 위치를 plotting 해 갔다. 20년 전 M/T Young Chemicarrie로 이곳을 항해할 때보다는 바다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 사실 그때는 바다가 단지 방관의 대상이었으나 지금은 바다와 일체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해(內海)라고는 하지만 겨울 등반용 방한복과 oilskin이 필요할 만큼 바닷바람은 매서웠다. 4시에 당직 교대를 했고 새벽잠을 청했다.
오전 9시에 본선은 Kurushima Kaikyo(來島 海峽) Traffic Line에 들어가서 9시 45분에 모두 통과했는데 그 동안 우리들은 yards에 올라가서 내도 해협의 가을 경치를 즐겼다. 10시 40분에 Lower Topsail과 Upper Topsail 그리고 Top Gallant를 설치하였고 10시 50분에 주기관을 정지시켰다. 12시 55분에 Middle Staysail을 설치했고 13시 20분에 Main Top Mast Staysail을 설치했다. 이번에는 C-man이 watch leader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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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bridge의 당직사관에게 “Ready to set Middle Staysail!”이라고 외치자 ”Please Set Middle Staysail!”이라고 허락이 내려졌다. “On the Middle Staysail!, Stand by Middle Staysail Halyard, Downhaul and Sheet line, flake Downhaul!”이라고 지시하고 Middle Staysail Downhaul과 Sheet line의 flake 상태를 확인한 후 1명을 배치하고 Middle Staysail Halyard에 4명의 인원을 배치한 후, “On the Middle Staysail!, In on Halyard, Out on Downhaul, Control Sheet line, Haul away!”라고 외치자 모두 “Haul away!”하고 복창한 후 “Two-six-heave!, Two-six-heave!” 외치면서 구령에 맞추어 rope를 당겼고 Middle Staysai이 거의 다 펼쳐진 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Hold!”하고 외치자 부원들은 “Hold!”하고 복창한 후 rope를 belaying pin에 왼쪽으로부터 한 번 걸어서 고정한 채 대기하였다. C-man이 다시 sail 상태를 확인한 후 “Firm up!, Haul away!”라고 외치자 모두 “Haul away!”라고 복창하고 다시 “Two-six-heave!, Two-six-heave!” 외치면서 구령에 맞추어 rope를 당겼고 sail이 충분히 팽팽하게 설치된 것을 확인한 후 C-man이 다시 “Belay!”라고 외치자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Belay!”하고 복창한 후 “Take a weigh!”, “Got to the weigh!”하면서 rope를 단단히 pin에 고정시켰다. pin에 아래위로 3번씩 8자형으로 엇걸어서 고정을 시킨 부원이 “Belay!”하고 외치자 “Belay!”하고 복창한 후 rope에서 손을 떼었다. 그리고 시계 방향으로 rope를 coil 형태로 사려서 pin에 make up line을 하였고 starboard 쪽으로 sail이 향하도록 sheet line을 당겨서 고정하고 pin에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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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Pin Race를 했는데 main deck에서 각 watch 별로 한 사람씩 나와서 Phil이 내는 문제에 해당하는 pin이나 사물을 먼저 손으로 잡는 사람이 득점하는 watch 별 경기였는데 대부분은 pin diagram에 있는 문제였으나 그 중에는 bell of KAISEI, Blue watch leader, flag of KAISEI, man rope와 같은 문제도 있어서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다. Masa는 자기가 호명되자 helm을 잡고 있다가 main mast 위로 도망갔지만 Zaza에게 붙잡혔다. watch leader 대항에서는 flag of KAISEI가 문제였는데 Nae는 main mast 꼭대기에 걸려 있던 flag을 가지러 올라가고 Masa는 chart room에 꽂혀 있던 여분의 flag을 가져와서 득점했다. 모두가 대항하는 경기에서는 man rope가 문제였는데 내가 구명정에서 굵은 rope를 가져오는 것을 보고 mammy(omani)가 구명정 안에서 figure eight knot가 되어 있는 다른 rope를 가지고 와서 결국 Blue watch가 우승했다. 내 차례에는 Inner Stay Downhaul과 Port Inner Jib Sheet를 맞추었다. 이번 경기는 pin diagram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 sail들을 handling 하는데 있어서 매우 구체적이고 통합적인 지식을 내면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무엇보다 매우 즐거웠다. 20시부터 자정까지 당직을 섰는데 당직 교대를 위해 내려온 Zaza가 당직 중 비가 왔고 강풍이 심해서 갑판이 매우 춥다고 했다. 나는 사용하지 않았던 겨울 등반용 내의를 입고 마스크를 하고 당직 교대를 했다. Masa도 처음으로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건구 온도는 13.5℃였으나 풍력이 ‘5’여서 습구 온도는 9.5℃였다. 21시 40분에 혼슈우와 시코쿠를 잇는 총연장 13 km의 세토 대교(Seto-Oohashi)를 통과했다. 우현 쪽에는 거대한 규모의 석유화학 공업단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풍향이 NE로 본선에 대해서는 거의 11시 방향이었는데 sail도 11시 방향이어서 sail의 전 후면의 유속의 차이에 따른 압력 차에 의해 추진력이 형성되는 것 같았다. 가장 춥고 을씨년스런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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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항해 당직을 섰다. 여느 때처럼 happy time에는 accommodation의 선미 쪽을 청소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deck에서 brass work을 했다. 그 후 모두 messroom의 지붕 위로 올라가서 범선 항해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매듭(knot, tie)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실습을 해보았다. Over hand knot, Figure eight knot, Bowline knot, Constrictor knot, Reef knot 등의 용도와 묶는 방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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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지금까지 항해에 대해 watch 별로 자체 평가가 있었고 배 멀미를 심하게 했던 Shin과 Taku는 다시 항해를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나는 캠코더의 배터리에 대한 전기 충전과 전기면도기 사용을 허락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건의하였고 훌륭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잘 지도해 주어서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17시 40분 Kobe 외항의 묘박지에 anchoring을 했다. 그리고 기념으로 KAISEI 셔츠와 스웨터, smock(작업복)과 post cards를 샀다. 일과 후 저녁에는 모두 messroom에 둘러앉아서 e-mail과 주소를 교환했다. 나는 Phil의 e-mail을 받고 어디에서 해양대학을 다녔냐고 묻자 Australia의 서부해안에 있는 Carnavon에서 다녔다고 했다. Phil은 나에게 ph. D. degree까지 얼마나 걸렸냐고 물어서 14년 걸렸다고 대답했다. 나는 매우 유익한 가르침을 베풀어주어서 고맙다고 이야기 했다. 이제 GP-03 항차도 내일 Kobe 항의 부두에 접안만을 남겨 놓고 있었으며 나는 내일 아침 4시부터 한 시간 동안 정박 당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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