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을 걷어볼 수 있는 부산 볼레길

볼레길

제주에 올레길이 있고 지리산과 북한산에 둘레길이 있다면 부산에는 볼레길이 있다? 근데 그 이름 한번 참 묘하다. 거친 바람을 막기 위하여 큰길에서 집까지 이르는 돌(현무암)로 쌓은 골목을 말하는 제주도 사투리 올레길이나 산을 넘지 않고 주변을 산책한다 하여 붙여진 둘레길을 흉내 낸 짝퉁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름만 들어서는 왠지 전시행정의 냄새가 팍팍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처럼 기막힌 이름도 없어 보인다. 시원한 바닷가 경치가 장관처럼 펼쳐져 있는 풍경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마음껏 감상할 수 있도록 꾸며 놓은 길이니 볼레길이라는 이름이 그다지 허튼소리는 아니겠다는 생각에서다. 언뜻 들으면 장난처럼 지어진 이름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하면 올레길과 둘레길의 정신(?)을 계승한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촌스러워 보이면서도 기막힌 이름이 아닐 수 없다.

볼레길에는 또 다른 이름도 있는데 해파랑길과 갈맷길이 그것이다. 문화관광부에서 부산 오륙도를 기점으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르는 770km 구간의 해안길에 ‘해파랑길’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부산시에서는 9개의 권역에 갈맷길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송도 해수욕장이 있는 부산 서구청에서는 볼레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송도 해안 볼레길은 갈맷길의 4구간에 속한다.

이 길은 송도 해수욕장과 암남공원을 연결하는 길이 800m와 폭 1m의 해안 산책로다. 북한산 둘레길처럼 바닷가에 산책 시설을 만들어 놓아 험난한 바위를 오르내리는 부담 없이 여유롭게 바닷길을 거닐 수 있는 곳이다. 산책로를 걸으며 수많은 배들이 닻을 내린 아름다운 송도 연안과 1억 년 전 퇴적암으로 형성된 암남공원의 절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출발은 암남공원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볼레길이 주차장에서 바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반대편인 송도 해수욕장 쪽은 주차하고도 한참을 걸어야만 볼레길 입구를 찾을 수 있다는 애로가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송도 해수욕장의 백사장을 걷다 볼레길까지 걷는 것도 좋겠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볼레길만 걸어보고 싶다면 아무래도 암남공원 쪽이 수월하다.

중간에 흔들다리도 있지만 그리 심하게 요동치지는 않으므로 안심해도 되고 가끔 바다 방향으로 튀어나온 전망대(?)가 있어서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오붓하게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다. 편도로 20분 정도 거리라지만 암남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었다면 돌아올 시간까지 계산하는 게 좋다. 다소 인위적이기는 하지만 이런 시설이 없었다면 지형적으로 돌아보기 힘들었을 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6월 11일 at 4:27 오후

    부산이 많이 바뀌어서 언제 한번 혼자서
    옛추억을 더듬으며 찾아보고 십습니다.
    대략 어디쯤 이리라는 짐작은 가거든요.

    • journeyman

      2016년 6월 13일 at 10:11 오전

      저도 부산은 20여년 만의 방문이었는데 옛날 생각도 나고 좋더군요.
      물론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지만요.
      하긴 서울도 같은 사정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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