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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진부한 액션 영화, 베를린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진부한 액션 영화, 베를린

베를린5

기세등등하게 등장한 영화였다. 100억 제작비와 개성 강한 연출의 류승완 감독, 그리고 성격파 배우들을 자랑하던 영화였다. 하정우, 류승범, 한석규, 전지현이 손을 잡았고 베를린이라는 이국적인 배경에서 한국형 액션 영화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등장하자마자 박스오피스를 석권하며 기대치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 만에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2013년 1월 30일 개봉한 ‘베를린’ 이야기이다.

전야제에서 142,751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개봉하자마자 273,650명을 불러들였으며 개봉 첫 주말에는 무려 636,987명을 기록했던 ‘베를린’이었지만 주말 이후로는 가파르게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더 충격적인 것은 ‘베를린’을 추월한 영화가 류승용 주연의 ‘7번방의 선물’이라는 점이다. 새로 개봉한 영화도 아니고 ‘베를린’ 보다 무려 일주일 전에 개봉했던 영화에게 추월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제공하는 2013년 2월 7일자 박스오피스에 의하면 ‘베를린’은 179,092명의 관객을 동원한데 비해 ‘7번방의 선물’은 201,836명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영화 관객의 차이는 22,744명에 달하는데다 스크린수도 681개의 ‘베를린’이 664개의 ‘7번방의 선물’보다 17개가 많고 상영횟수는 261번이나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베를린’의 참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웃음과 감동이 뒤섞여서 관객을 웃기고 울렸던 ‘7번방의 선물’의 힘의 결과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액션에만 지나치게 의지한 ‘베를린’의 자충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콘텐츠의 경쟁에서 ‘베를린’이 ‘7번방의 선물’에 완패했다고 볼 수 있겠다. 다른 말로 하면 ‘베를린’은 관객들에게 볼거리만 제공한 반면 ‘7번방의 선물’은 그 이상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베를린’의 문제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첫째, 왜 싸우는 거지?

‘베를린’은 크게 북한 공작원 표종성(하정우)과 남한 국정원 요원 정진수(한석규), 그리고 베를린을 접수하기 위해 파견된 또 다른 북한 공작원 동명수(류승범)의 갈등관계로 나눠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갈등상황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 싸우는 건지 분명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한국 대사관과 북한 대사관, 이스라엘 정보부와 아랍 무기상들의 관계마저도 피상적으로 보일 뿐이다.

둘째, 긴장하자!

당시 MBC 드라마 ‘7급공무원’에서 훈육관으로 나오는 안내상이 자주 쓰는 말이 ‘긴장하자!’라는 말이다. 첩보영화에 붙는 수식어 중의 하나가 스릴러이듯이 첩보영화에는 긴장감이 필수적인 요소일 수밖에 없는데 이 영화에는 그 부분이 상당히 빈약하다. 가슴을 졸이고 손에 땀을 쥐고 보도록 만들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지가 못하다는 말이다. 결국, 남은 것은 공허한 총알질과 주먹질뿐이다.

셋째, 그래서 뭘?

‘베를린’을 본 사람들 중에서 상당수는 스토리가 없다는 말을 한다. 보고 나서 남는 게 없다는 뜻이다. 어떤 이들은 어차피 액션 영화이니 스토리가 빈약한들 어떠냐고 할지도 모른다. 이는 에로영화 또는 포르노영화에서 감동적인 스토리를 기대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제작비 100억짜리 영화라면 어떤가. 그래도 스토리없이 액션으로 때워도 되는 것인가?

베를린(The Berlin File, 2012)
액션, 드라마 | 한국 | 120분 | 2013.01.30 개봉 | 감독 : 류승완
주연 : 하정우(표종성), 한석규(정진수), 류승범(동명수), 전지현(련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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