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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우연히 찾아간 프랑크푸르트 맛집, 아돌프 바그너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우연히 찾아간 프랑크푸르트 맛집, 아돌프 바그너

아놀드바그너

처음부터 정해진 곳은 없었다. 어차피 초행길이고 아는 데도 없었다. 하지만 믿는 구석은 있었다. 그곳에 가면 프랑크푸르트를 대표하는 맛집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곳이 바로 18세기의 정경을 떠올리게 한다는 구시가지 ‘작센하우젠(Sachsenhausen)’이다. 독일에 도착했다는 설렘을 안고 출발한 것은 물론이었다. 어쩌면 독일에서 맞이하는 첫 경험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설렘이 지나쳐서였을까. 민박집 앞에서 12번 트램을 타고 마인강을 건너자마자 5번 트램으로 갈아타라는 말만 듣고 나섰는데 아무리 가도 번화가는 보이지 않았다. 옆자리 승객에게 물어보니 내려서 반대편 행으로 갈아타란다. 그제야 민박집에서 강을 건너자마자 갈아타라고 하던 말이 반대편으로 갈아타라는 말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거나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탓이리라.

시간이 9시를 향해 가다 보니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유럽 대부분의 가게들이 일찍 문을 닫듯이 독일도 그럴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더구나 식사를 마치면 베를린행 야간열차(CNL; City Night Line)를 타기 위해 프랑크푸르트 남역을 찾아가야 한다. 이 역시 대중교통이 끊기기 전에 수행해야 할 미션이었다. 아직 ‘작센하우젠’도 찾지 못했는데 남역은 또 어떻게 찾을 것인가.

작센하우젠으로 향해 달리는 트램은 프랑크푸르트 남역에서 우리를 내려주었다. 바로 그 근처가 작센하우젠이었던 것이다. 최소한 남역을 찾기 위해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찾아왔다. 그래도 작센하우젠에 대한 안내를 찾을 수는 없어서 남역에서 내려서 식당가를 향해 무작정 걸어야만 했다. 그나마 거리가 어찌나 예쁘던지 비로소 독일에 왔구나 싶은 생각에 걷는 기분은 최고였다.

그렇게 거닐다 우연히 들어간 곳이 ‘아돌프 바그너(Adolf Wagner)’였다. 다른 집들은 길가로 나 있는데 비해서 이 집은 골목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겉보기에는 별로 크지 않아 보였는데 안쪽으로 제법 큰 규모의 식당이 나타났다. 실내 분위기도 좋았지만, 정원처럼 생긴 야외 좌석도 분위기가 좋은 곳이었다. 1931년에 문을 열어 80년 전통을 자랑하는 ‘아돌프 바그너’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점원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고 상냥하지도 않았다. 그런 사람이 여자의 모자를 쓰며 장난을 걸어왔고 그 모습을 카메라로 찍겠다고 했더니 기겁하는 모습이 의외로 귀엽게 보였다. 우리는 돼지고기인 슈니첼(GEF.SCHNITZEL, 12.1유로)과 소시지인 플라이슈버스트(Fleischwurst, 4.9유로)를 주문했다. 여기에 콜라(2유로)와 사과로 만든 와인 ‘아펠바인(Apfelwein, 1.9유로)’도 추가했다.

사실 독일에서 마시는 아펠바인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었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아펠바인의 맛은 시기만 할 뿐 그리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나중에 보니 아펠바인과 물을 7:3의 비율로 섞어서 마실 때 제맛이 난다고 한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아펠바인과 함께 물을 가져다준다고 하던데 어찌 된 영문인지 ‘아돌프 바그너’에서는 그러지를 않았다. 물론 물을 줬어도 섞어 마실 생각은 하지 못 했을 거 같다.

슈니첼은 상당히 맛있었다. 더불어 감자는 바베큐 맛이 날 만큼 특이했다. 소시지 메뉴인 플라이슈버스트도 좋았지만, 같이 나온 자우어크라우트(Sauer Kraut)는 너무 셔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밤베르크에서 학센과 함께 먹을 때는 먹을만했었는데 독일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먹어본 자우어크라우트는 먹기가 쉽지 않았다. 자우어크라우트는 독일에서 김치처럼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아돌프 바우어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입구 쪽에 마련된 야외 좌석이고 두 번째는 중앙의 홀이며 세 번째는 홀 뒤에 있는 야외 좌석이다. 홀도 입구 쪽과 안쪽의 분위기가 또 다르다. 여름이었고 야외를 선호하는 탓에 야외 좌석에 앉고 싶었으나 인기 좌석인지라 이미 만석인 상태였다. 언제 또 가게 될는지 모르지만 다음에 가게 되면 꼭 야외석에 앉고 말리라.

나중에 민박집에 와서 보니 작센하우젠 추천 맛집으로 ‘아돌프 바그너’가 표시되어 있었다. 우연히 찾아 들어간 집이지만 제대로 찾아갔다고 할 수 있었다. 무엇이든 첫 경험은 특별하기 마련이다. ‘아돌프 바그너’는 독일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찾아간 식당이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사실상 유일한 집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맛집이기까지 하니 특별하게 기억되는 건 당연한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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