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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독일여행 베이스캠프였던 프랑크푸르트 고향민박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독일여행 베이스캠프였던 프랑크푸르트 고향민박

고향민박

모든 게 낯설기만 한 외국에서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민박이라면 일단 심적으로 안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의사소통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데다 한식을 얻어먹을 수 있다는 점도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먼 데까지 가서 굳이 한식을 찾느냐 싶겠지만, 막상 며칠만 나가 있어도 한식이 땡기는 건 어쩔 수 없다.

프랑크푸르트 고향민박을 이번 독일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잡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들어가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나오는 일정이니 공항과 멀지 않아야 했고, 주로 기차로 이동하는 일정이니 중앙역에서 가까워야 했다. 또한, 가격도 저렴해야 했으며 이런저런 부담에서도 자유로워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고향민박이 그런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춘 집이라고 생각했다.

유럽여행 전문카페 ‘유랑’에서 보면 ‘고향민박’이 시내 뒷골목에 위치하고 있어 다소 소란스러운 점을 단점으로 들고 있었다. 그렇지만 주인아줌마가 친절하고 아침, 저녁으로 식사를 차려준다는 점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었다. 뒷골목이라고 했지만 바로 앞으로 트램이 다닐 정도로 넓은 길이었고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도 가까워 헤매지만 않으면 5분 만에도 찾아갈 수 있는 위치였다.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듣던 것과 달리 뒷골목이 아니라는 점도 안심이 되는 일이었다. 첫날은 베를린행 야간열차를 타야 하기에 짐만 맡겨 놓을 수 있었다는 점과 마지막 날에도 짐을 맡긴 상태에서 저녁 비행기 시간에 맞춰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다. 하지만 또다시 가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겠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오’다. 추천을 망설이게 만드는 몇 가지 요인 때문이다.

민박다나와(http://www.minbakdanawa.com)에서 보면 고향민박(또는 고향하우스)은 민박이라고 하기에는 비교적 많은 객실(17실)을 보유하고 있다. 6인용 도미토리부터 5인 가족실까지 종류도 다양하니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그중에서 욕실이 포함된 방은 1인실 하나에 2인 가족실 두 개, 그리고 3인 가족실 하나다. 방값은 최소 30유로(도미토리룸)에서 최고 150유로(5인 가족실)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건물이 오래되다 보니 분위기가 상당히 음침하다. 아늑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일류 호텔급 시설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아기자기한 맛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라리 약간의 비용을 더 지불하고라도 다른 곳을 찾아볼까 싶은 생각도 들게 만든다. 칭찬 일색인 이용후기 중에는 방에 거미줄이 보여서 찜찜했다는 글도 보인다.

왜 그런지는 사장님(또는 주인아줌마)을 보면 명확해진다. 피곤에 쩔어 있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도 그럴 것이 혼자서 장도 보고 요리도 하고 정산도 한다. 여행자들이 한번에 왔다 한번에 나가지는 않기에 잠이 부족할 것이고 만성 피로는 필연이겠다. 누가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 듯 보였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청소는 등한시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여행자가 그런 것까지 이해해 주어야 할 이유는 없다.

우리에게 닥친 황당한 사건은 예약과 관련된 것이었다. 민박다나와를 통해서 둘째 날과 마지막 날 등 2박을 예약했는데 주인아줌마는 1박만이라고 주장했다. 첫날 예약에 다음 예약까지 포함된 것을 무시하고 첫날만 예약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처음 예약했던 방 대신 다른 방을 얻어야 했는데 하나는 골방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마저도 없었다면 마지막 일정이 완전히 어긋날 뻔했다.

여행지의 숙소들은 나름대로 추억으로 남기 마련이다. 에어컨이 없어서 더위에 몸부림쳤던 뮌헨의 마르깃 펜션이나 저렴하면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뮌헨 아트호텔, 동화 같은 중세마을 로텐부르크의 부츠 펜션 등이 그랬다. 그중에서 고향민박의 만족도가 가장 떨어졌다. 분위기도 칙칙하고 별다른 특징도 없다. 그렇다고 이 모든 단점들을 상쇄할 만큼 절대적으로 저렴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소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고 잠만 자면 되는 배낭여행자들에게는 괜찮을 수도 있다. 아침과 저녁으로 쌀밥을 차려주니 식사 부담이 없다는 점도 배낭여행자들에게는 크게 강점이 되겠다. 다만 얼마의 비용이라도 절약할 수도 있다. 다만, 우리처럼 인터넷에서 좋다는 말만 믿고 찾아오는 가족여행자들이 있었는데 이 집은 가족단위 여행자들이 머물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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