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선택이 십 년을 좌우하는 것은 해외여행에서도 통하는 중요한 법칙이다. 언제 또 오게 될런지 기약할 수 없으니 국내여행보다 더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독일 여행의 일정을 계획했던 아내가 다른 여행지를 제쳐두고 하이델베르크를 선택했던 것은 순전히 대학교 식당을 체험해 보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 멀리까지 가서 꼭 그래야만 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어쨌든 프랑크푸르트에서 EC(Eurocity)편 기차를 타고 하이델베르크로 넘어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약 1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에 있다. 하이델베르크 역에서 내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짐가방을 넣어둘 코인 락커를 찾는 것이었다. 하이델베르크를 시작으로 슈투트가르트를 거쳐 뮌헨까지 가야 하므로 모든 짐을 들고 나선 탓에 맡아줄 곳이 필요했다. 그런데 문제는 코인락커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물어물어 간신히 찾아 짐을 맡기고 역을 나섰다.
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하이델베르크 카드를 사는 일이었다. 하이델베르크 카드의 패밀리권은 기본적으로 이틀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하이델베르크에 오래 머물 생각은 아니지만, 버스와 트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결정적으로 하이델베르크 카드가 있으면 하이델베르크 성으로 향하는 등산 열차가 무료라는 점 때문에 살 수밖에 없었다. 가격은 28유로인데 하이델베르크 입장 요금이 1인당 5유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를 사는 게 낫다.
하지만 카드 산 효과는 엉뚱한 데서 볼 수 있었다. 하이델베르크역 앞에서 33번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라는 말만 믿고 하이델베르크 성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가도 가도 성에 대한 안내는 나오지 않았다. 어설프게 물어보니 반대편으로 가는 차라고 한다. 낯선 마을에서 서둘러 내려 반대편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교통비 부담이 없으니 이유야 어떻든 무제한 교통카드의 덕을 봤다고 할 수 있겠다.
카드를 산 효과는 하이델베르크 성 입구에 도착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이델베르크 입장권(등산 열차 포함)을 사려는 대기줄이 적지 않은 길이로 늘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하이델베르크 카드로는 등산 열차와 하이델베르크 성 입장이 모두 무료이니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설 필요가 없다. 바로 등산 열차 앞으로 향하면 된다. 왠지 하이델베르크에서는 좋은 일들이 계속 이어질 것만 같은 생각도 들었으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데레사
2016년 12월 20일 at 11:50 오전
히이델베르크, 황태자의 첫사랑의 그 매주집
레드옥센을 너무 일찍 찾아가서 매주를
못 마셔본게 가장 아쉬움으로 남은 곳입니다.
성도 대학도 다 아름다운 도시지요.
journeyman
2016년 12월 21일 at 2:01 오후
저는 황태자의 첫사랑을 못 본 게 아쉬움으로 남네요.
그 영화를 보고 갔더라면 더 의미있는 곳으로 남았을 텐데 말이죠.
그렇지 않더래도 하이델베리크는 아담하고 예쁜 곳이더군요.
초아
2016년 12월 20일 at 11:27 오후
참으로 유용한 카드.
좋은일이 계속 이어질것만 같은 생각이
착각이었다구요? 무신일이… 궁금해집니다.
journeyman
2016년 12월 21일 at 2:02 오후
하이델베르크 카드는 정말 유용했구요
착각이라고 한 것은 하이델베르크 대학 식당을 찾아 고생한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좀 애매하게 표현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