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를 외치면서 정신없이 살아가는 한국 사람에게 하이델베르크라는 도시는 시간이 멈춰 선 곳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5분 단위로 출발하는 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서 뛰어가 타야만 직성이 풀리는 법이거늘, 이곳 하이델베르크의 버스는 한 시간에 단 세 대, 무려 20분 단위로 오간다. ‘그렇게 급하면 뛰어가던가’라고 말하는 듯도 하다. 속이 터질 일이다.
대학광장에서 하이델베르크역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던 중 문득 건너편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대학박물관이란다. 1386년에 설립되어 6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라고 하니 그런 대학에 대한 박물관이 존재하는 것은 그리 유난스러운 일도 아닐 것이다. 게다가 세계적인 석학들이 학생들을 가르쳤고 7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고 하지 않던가.
대학 박물관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하나는 대학 도서관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 전시관이며 다른 하나는 대학 강당이다. 대학 도서관은 1901~1905년에 건설되었으며 220만 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외부인들에게도 개방하고 있으니 잠시 둘러봐도 좋겠다. 또한, 전시관에서는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배출한 유명 인사들의 모습과 그들이 정립한 이론 및 발명품들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문외한의 눈으로 보기에 가장 인상적인 곳은 대학 강당이었다. 지금도 졸업식이나 기타 행사 때 사용되고 있다고 하는 이 강당은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무나 함부로 들어오는 곳이 아니라 이곳에 들어오려거든 정말 치열하게 연구하고 업적을 인정받은 사람에게만 허용된 공간인 듯하다. 이런 근사한 곳에서 학위를 받는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산고수장
2016년 12월 31일 at 8:47 오전
하이델베르그대학 설립이 1386년.
그때 우리나라는 위화도 회군이 1388년이고 조선건국이 1392년이군요.
그런 대학이군요.
우리는 그저 빨리 문화때문에 많은 돈들이 휴지가되는군요.
하기사 그래야 GNP가 오르니까.
이해 마지막 날이군요.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한 해 되세요.
journeyman
2017년 1월 1일 at 10:05 오후
유럽에 가보면 우리나라는 정말 정신 없이 사는 듯 느껴집니다.
이제는 좀 여유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2017년에도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기 바라겠습니다.
無頂
2016년 12월 31일 at 7:23 오후
2년전 서유럽 투어때 이곳을 2시간정도 머무르며 이곳 저곳 기웃대며 구경한적이 있어요.
도시 전체가 역사의 유물입니다. 독일인의 성실함을 보고 왔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journeyman
2017년 1월 1일 at 10:08 오후
한 나절은 머물러야 하는데 오전에만 들르는 일정이었으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입니다.
무정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7년에도 좋은 사진으로 위블로그를 빛내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