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둘이 캠핑카에서 보낸 대부도의 1박2일

흔하지 않던 캠핑카를 타보고 싶다면 예전에는 멀리 동해까지 가야만 했다. 국내 유일의 캠핑카 시설이 있던 망상 해수욕장에나 가야 캠핑카를 구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주중이나 비수기에 가야 한 번 타볼 수 있지 주말이나 성수기에 가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세상이 좋아진 요즘에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 수도권 곳곳에서도 캠핑카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까닭에서다.

2014022701

– 밤에 더 운치가 느껴지는 캠핑카 –

2014022702

그중에서 대부도 잼핑 홀리데이를 찾은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오전에 동탄에서 처리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동이 비교적 손쉬운 화성과 가까운 곳이어야 했고 다른 하나는 가급적이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했다. 마침 소셜에서 12만원짜리를 7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이 올라와 있었다. 동탄에서 볼 일을 마치고 둘이서 대부도로 향한 이유였다.

2014022703

– 애슐리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아서 찾아간 동탄 빕스 –

2014022704

가는 길은 나쁘지 않았다. 맑은 날씨는 아니어도 최소한 노을을 볼 수 없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서해에 왔으니 낙조를 감상하는 것도 필수코스라 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도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마음만 급할 뿐이었다.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했고 따라잡기는 쉽지 않았다. 조금만 더 일찍 출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2014022817

– 대부도 홀리데이 파크 –

2014022706

섬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어쨌든 섬에 왔으니 회나 바지락 칼국수를 먹어줘야겠으나 캠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바로 바베큐 파티가 아니던가.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이것저것 준비하면 시간도 들고 돈도 들고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니었다. 둘이라면 특히 더 그랬다. 그래서 사 먹기로 하고 황금목장이라는 곳을 찾아갔는데 하필이면 그날따라 정기휴일이었다. 다시 물어물어 찾아간 곳이 한우마을이라는 식당이다.

2014022707

– 저녁식사는 한우마을에서 오겹살로 –

2014022708

식사를 마치고 근처 마트에서 간단하게 장을 본 후 돌아와서 TV를 보며 쉬고 있는데 배달 어플 광고가 나온다. 혹시나 싶어 설치하고 조회해 보니 아무 데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어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근처에 배달집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저녁 먹고 오면서 봤던 BBQ치킨이 생각났다. 전화해 보니 당연히 배달해줄 수 있단다. 캠핑카에서 먹는 배달 치킨이라니.

2014022709

– 치킨은 양념 반 후라이드 반이 진리 –

2014022710

아침에 일어나서 바닷가를 산책하며 사진 좀 찍어보려 했는데 세상이 온통 안개에 잠겨 있었다. 시계가 몇십 미터에 불과했다. 경치고 뭐고가 없었다. 바닷물이 들어왔는지 나갔는지도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해안선을 따라 산책을 해봤지만 아쉬움만 더 커질 뿐이었다. 그런대로 운치를 느낄 수도 있었으나 아쉬움이 더 큰 게 사실이었다.

2014022711

– 안개에 잠긴 대부도 –

2014022712

원래는 대부도를 떠나기에 앞서 새로 생겼다는 해솔길을 순례할 생각이었다. 대부도를 한 바퀴 도는 7개의 코스로 나뉘어 있어 그중의 일부를 찬찬히 돌아볼 요량이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안개가 심하다 보니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가 없었다. 차라리 대부도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는 구봉도 낙조 전망대나 제대로 다녀오는 게 낫겠다 싶었다.

2014022713

– 구봉도 낙조전망대 –

2014022714

구봉도 낙조전망대는 대부도 관광안내소에서 24시횟집까지 이어진 해솔길 1코스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그 코스 길이가 만만하지 않다. 해솔길 완주도 아니고 주차장에서 낙조전망대까지 가는 데만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구름다리도 지나고 바닷길도 지나며 산길까지 지나야 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안개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신비롭기까지 하다. 낙조는 볼 수 없었지만 색다른 경험이기는 했다.

2014022715

– 괜찮은 시설을 자랑하는 티라이트 휴게소 –

2014022716

낙조전망대를 다녀온 후 어디를 둘러봐도 다 같은 경치이니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서기로 했다. 뜻밖에도 비빔밥이 먹고 싶다는 일행의 요청에 따라 대부도에 새로 생긴 티라이트 휴게소에 들렀는데 의외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서해안고속도로의 행담도 휴게소에 견줘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서는 길이기는 해도 안개에 파묻힌 대부도는 그 나름대로의 정취로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