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규님께 드리는 위블로그 10호 머그컵입니다

10-오병규

 

새봄 맞이 위블로그 머그컵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약소하지만 작은 성의로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위블로그 머그컵 10호 주인공은 오병규님이십니다.

김남조 시인의 ‘너를 위하여’ 중에서 뽑은 싯구와 함께 오병규님 블로그 정보가 들어가게 됩니다.

머그컵을 받으신 후에는 솔직한 심정을 기탄없이 블로그에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에 받으실 분은 북한산78s님이십니다.

감사합니다.

http://blogs.chosun.com/journeyman/3662

남자를 울리는 영화 이병헌의 싱글라이더

싱글라이더

 

오를 만큼 올랐다고 생각했다. 가질 만큼 가졌다고도 생각했다. 젊은 나이에 중견 증권사 지점장이 되었으니 조직에서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었고, 아내와 아들을 호주로 조기 유학 보냈으니 아빠로서 할 만큼 했다고 할 수 있었다. 더 바랄 것도 없었다. 그냥 이대로 지속되기만 바랄 뿐이었다. 그 이상의 욕심은 없었다. 영화 싱글라이더의 주인공 강재훈 이야기다.

흔히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고 한다. 살면서 계속 위로 올라가기만 하는 인생은 없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내리막 앞에 서면 당황스럽고 막연해지기 마련이다. 그것이 처음 대하는 내리막길이라면 더욱 그렇다. 끝이 없을까 더 두렵기까지 하다. 추락을 거듭하다 재기의 기회도 없이 그대로 소멸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

강재훈(이병헌)은 성실한 증권사 지점장이었고 자상한 남편이었으며 상냥한 아빠였다. 누구보다 잘 살아야 할 자격이 있는 남자였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시련이 닥쳤다. 회사의 거짓 정보만 믿고 고객들에게 투자를 권유했던 게 문제였다. 부실한 회사는 오래 버티지 못했고(마치 동양증권을 보는 듯) 투자자들의 돈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고객들의 원성은 당연히 증권사 지점장인 강재훈에게로 향했다.

오르막길이 끝나고 나타난 내리막길에서 강재훈이 떠올린 건 호주에 있는 아내(공효진)와 아들이었다. 아들이 보내준 호주 휴양지 타즈매니아의 영상이 잠시나마 그에게 위안이 되어 주었던 것이다. 가족이 보고 싶기도 했고 타즈매니아에서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가족과 함께 하지도, 그런 곳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살아왔다는 데 대한 후회와 반성이기도 하다.

강재훈은 무작정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밤 충동적으로 비행기 표를 구매한 후 앞뒤 돌아보지 않고 서울을 떠난 것이다. 일상을 잊기 위해 핸드폰도 집에 두고 왔다. 이제 아무도 강재훈을 찾을 수 없다. 회사는 물론이고 가족들마저 강재훈과 연락할 수 없다. 오직 강재훈만이 그들에게 연락할 수 있을 뿐이다.

위로를 받기 위해 찾아온 길이지만 정작 그를 반겨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내는 이웃집 남자와 다정하게 지내고 있었고 아들은 그럭저럭 호주 생활에 적응하고 있었다. 남편이 없고 아빠가 없어도 아내와 아들은 잘 지내고 있는 걸로 보였다. 그러라고 보낸 호주였는데 막상 와서 두 눈으로 확인하니 왠지 억울하기도 하고 그런 아내가 야속하기도 했다.

견실했던 회사도 지점장이라는 직책도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렸고, 행복한 가정도 파탄의 위기에 놓여있다. 그걸 확인하려고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었는데 이제 강재훈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옆집 남자더러 아내에게서 떨어져 달라고 애원해야 하나, 아니면 호주에 남으려고 하는 아내에게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고 사정해야 하나.

이제는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가 부족하지 않은 이병헌 주연의 ‘싱글라이더'(A single rider, 2016)는 이처럼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열심히 산다고 살았지만 손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남자. 현재만 참고 기다리면 더 좋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었던 남자. 소리 내어 울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남자.

이 영화에서 이병헌은 ‘내부자들'(Inside Men, 2015)에서의 안상구와 ‘마스터'(Master, 2016)에서의 진회장과 달리 담담한 연기를 선보인다. 오랜만에 ‘번지 점프를 하다'(Bungee Jumping Of Their Own, 2000)의 서인우로 돌아갔다고 할 수 있겠다. 제작보고회에서 이병헌은 “처음 ‘싱글라이더’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번지 점프를 하다’ 대본을 받았을 당시의 충격과 버금갔다”고 하기도 했다.

결국 강재훈은 홀로 타즈매니아로 향한다. 가족과 함께 가고 싶었던 곳이었지만 혼자 가야 하는 현실을 덤덤히 받아들여야 했다. 옆집 남자에 대한 아내의 감정이나 현지에 직업을 얻어 자리 잡으려고 하는 아내에 대한 오해는 풀렸지만 돌이킬 수는 없었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남자라면 가장으로서 어깨에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가 새삼 무겁게 다가오기 때문일 게다.

PS : 싱글라이더의 사전적 의미는 일인 탑승객 즉 홀로 떠난 여행객을 말한다.

싱글라이더(A single rider, 2016)
드라마 | 한국 | 97분 | 2017.02.22 개봉 | 감독 : 이주영
출연 : 이병헌(강재훈), 공효진(이수진), 안소희(지나)

1.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문재인) – 19대 대선후보들에게 드리는 시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문재인)

김도광

당신을 보고 있노라면
그분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균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과
정의로운 결과를 말씀하셨던 분

그런 세상을 만들겠다
약속하셨던 분

그분이 꿈꾸던 세상이
당신이 바라던 세상이고
우리가 살아갈 세상입니다

그분의 약속을
당신이 이루어 주십시오

그분이 꿈꾸던 세상을
당신이 만들어 주십시오

나라다운 나라
완전히 새로워진 대한민국
그리고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어 주십시오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문재인 당신과 함께

포스터문재인

 

2. 당신의 약속을 믿습니다 (홍준표) – 19대 대선후보들에게 드리는 시

당신의 약속을 믿습니다 (홍준표)

김도광

나라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보수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를 이룬
보수를 위해
새롭고 든든하고 튼튼한 담벼락이 필요합니다

서민들도 어깨를 활짝 펼 수 있는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주십시오

돈도 빽도 통하지 않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착한 사람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그리고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십시오

홍준표,
당신의 약속을 믿습니다

포스터홍준표

 

3. 다시 꿈꾸게 해주십시오 (안철수) – 19대 대선후보들에게 드리는 시

다시 꿈꾸게 해주십시오 (안철수)

김도광

해가 뜨면 어둠이 물러납니다
봄이 오면 겨울이 물러납니다

이제 패권은 물러가고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바이러스에 걸린 컴퓨터를 치료하는 마음으로
사회를 치료해 주십시오

산업화, 민주화의 시대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열어주십시오

최고의 인재와 토론하며 미래를 준비해 주십시오
그리고 우리를 다시 꿈꾸게 해주십시오

대신할 수 없는 미래로 우리를 이끌어 주십시오

안철수,
당신과 함께 가겠습니다

포스터안철수

 

4. 당신이 앞장 서 주십시오 (유승민) – 19대 대선후보들에게 드리는 시

당신이 앞장 서 주십시오 (유승민)

김도광

당신은 다 버렸습니다

기득권도
욕심도
모두 버리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안락했던 지난날은 모두 잊고
찬바람 맞아가며
거리에서 민심을 살폈습니다.

이 나라를 만들어온 보수가
이제는 당당하게 고개를 들게 해주십시오

낡고 부패한 보수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새로운 보수가 되어주십시오

기초부터 튼튼히 다져 주십시오

누가 뭐라 해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어 주십시오

유승민,
당신이 앞장서 주십시오

포스터유승민

 

5. 당신이라면 할 수 있습니다 (심상정) – 19대 대선후보들에게 드리는 시

당신이라면 할 수 있습니다 (심상정)

김도광

민중이 대우받는 세상
노동자가 우대받는 세상

흘린 땀이 보답받는 세상
들인 노력으로 보상받는 세상

배경보다는 실력이 우선인 세상
요령보다는 노력이 우선인 세상

광화문에 모인 촛불들이 당신에게 요구합니다
대한민국을 과감하게 개혁하라고
대한민국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청소하라고

썩은 곳은 도려내 주십시오
아픈 곳은 치유해 주십시오
눈물은 닦아 주십시오
상처는 싸매 주십시오

노동자들이 보람 있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모두가 정당하게 대우받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 주십시오

그러면 내 삶도 바뀌게 될 것입니다.

심상정,
당신이라면 할 수 있습니다

포스터심상정

 

주말 섹션 발행하지 않는 섹션 신문 중앙일보

섹션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작은 차이 하나. 주말 섹션이 조선일보는 목요일에 나오는 반면 중앙일보는 금요일에 나온다는 점이다. 원래는 조선일보도 금요일에 나왔지만 주말 계획을 짜려면 하루 전은 촉박하다는 이유로 목요일로 변경했다. 섹션 이름도 조선일보는 Magazine(주말매거진)이고 중앙일보는 Week&다.

겨울은 주말 섹션에게 비수기라 할 수 있다. 나들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그만큼 기삿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김영란법’이라고 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인해 협찬받기도 어려워졌다. 해외든 어디든 취재를 가려거든 비용을 들여야 한다. 예전처럼 공짜로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활동 범위가 줄어든 것은 당연하기도 하다.

그래도 조선일보는 목요일마다 꼬박꼬박 주말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다. 주로 국내 여행을 열심히 다니고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여행은 작가나 전문 여행가에게 의뢰하는 방식으로 길을 찾았다. 마땅한 여행 기사가 없을 경우에는 레저나 맛집 탐방으로 대신하고 있다. 주말을 보내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테니 나름대로 고심한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다르다. 금요일이 되었는데도 주말 섹션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섹션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경제를 비롯해서 Health&, 분양포커스 등 섹션이 3가지나 됐다. 배달 과정에서 섹션이 누락되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의문은 본지를 펼치면서 풀리게 되었다. 주말섹션이 본지로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주말섹션 week&은 섹션이라고 인정하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3개면에 걸쳐 week&으로 보이는 내용들이 있었지만 주말섹션에 대한 표시는 week& 타이틀이 있는 18면 외에는 어디에도 없었다. week& 섹션 기사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 기사였다. 아마도 주말 섹션 광고영업이 신통치 않으니 본지에 끼워 넣은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끼워팔기다.

섹션을 발행하고 안 하고는 신문사 맘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 섹션 발행을 중단하고 본지에 포함시켜서 발행하겠다고 하면 독자로서는 그런가 보다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하지만 광고지라 할 수 있는 쓸데없는 섹션은 발행하면서 정작 뉴스 섹션은 발행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해해주기 어렵다. 오래 전부터 중앙일보가 강조했던 게 섹션 신문이지 않았던가.

창덕궁이 보이는 찻집, 카페리빈 돈화문 국악당점

창덕궁

 

운치 있는 곳에서 마시는 커피는 다른 곳에서 마시는 그것보다 더 감미롭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일부러 아기자기한 카페를 찾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게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고궁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게다가 단아한 한옥 구조라면? 창덕궁 길 건너편에 자리 탑은 카페리빈 돈화문 국악당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돈화문 국악당은 국악 전문 공연장으로 2016년 9월 1일에 개관했다.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새 건물인 셈이다. 이곳은 원래 주유소가 있던 자리였으나 창덕궁에서 종로 3가까지 이어지는 일명 국악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국악당을 건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돈화문은 창덕궁 정문의 이름이다.

한옥으로 지어진 국악당이지만 오가는 사람들이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길가에 자리 잡고 있는 찻집이다. 고궁 앞에 있고 한옥 건물에 있는 찻집이니 전통찻집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곳은 카페리빈이라는 커피전문점이다. 그것도 스타벅스나 커피빈과 같은 프랜차이즈다. 어쨌든 한옥에 있는 찻집이니 한옥카페라고도 할 수 있겠다.

분위기에 압도되어 혹시 가격이 비싸지나 않을까 생각될 수도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가 4,100원이고, 커피빈 아메리카노가 4,500원인데 비해서 이곳 아메리카노는 3,000원에 불과하다. 스타벅스에 비하면 27% 저렴하고 커피빈에 비하면 34%나 싼 셈이다. 라떼도 3,500원이고 직접 만든다는 대추차나 식혜, 수정과도 5,000원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 집의 최대 장점은 분위기다. 한옥이라는 분위기도 그렇거니와 넓은 창이 창덕궁을 품고 있으므로 그야말로 고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것이다. 낮에도 좋겠지만 돈화문에 조명이 밝혀진 저녁 시간대가 더 좋아 보인다. 밤 10시까지 영업하므로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실내는 크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작은 편도 아니다. ㄱ자 구조로 되어있고 창덕궁이 보이는 길가와 달리 안쪽으로는 잔디밭이 보이도록 되어있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은 비교적 한적한 동네이므로 돈화문의 야경을 즐기며 조용히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지만 국악회가 있는 날은 다소 소란스러워지기도 한다.

일확천금의 꿈과 이병헌 주연의 영화 마스터

마스터

 

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의 꿈을 꾸며 산다. ‘一攫千金(일확천금)’이란 말은 한 번에 천금을 얻는다는 뜻이니 그야말로 떼돈 버는 꿈이라 하겠다. 하지만 세상에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다.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돈일 수도 있고 땀일 수도 있고 시간일 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들어가는 게 있어야 나오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흔히 콩 심은 데서 콩 나고 팥 심은 데서 팥 난다고 한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은 식상하기조차 하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헛된 꿈을 좇는다. 먹고살기가 힘들고 세상 살이가 어려워질수록 그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적게 뿌리고도 많이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아니 뿌리지 않고도 거둘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영혼까지 팔겠다고 할는지도 모른다.

도저히 상식적이지 않은 조건에 많은 사람들이 현혹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혹시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조바심과 불안감도 한몫한다. 그런 불안은 사람을 초조하게 만들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로 이어지게 만든다. 늦었다는 생각에 무리수까지 두어 가면서 만회하고자 하는 생각에서다.

이병헌 주연의 영화 ‘마스터'(Master, 2016)는 이처럼 유사 수신을 바탕으로 하는 다단계 회사(일명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폰지사기(Ponzi Scheme)다. 시중 은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금리 이자는 물론이고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어마어마한 수수료로 유혹하니 누군들 그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랴.

여기에 진회장(이병헌)의 화려한 언변과 수려한 용모까지 받혀주니 감히 사기로 의심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주변에서 아무리 피라미드라 쓴소리를 해도 들리지 않는다. 평생 고생해도 흙수저 인생인 인간들, 달콤한 꿈이라도 꾸게 해주고 싶었다는 진회장의 말씀이 곧 진리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나만 잘 먹고 잘 살수 없으니 주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사가 되기도 한다.

수익의 근본은 투자다. 투자 없이 수익이 있을 수 없다. 성경에 보면 주인이 먼 길을 떠나기 전 세 명의 하인들에게 각각 5달란트와 2달란트, 1달란트를 준다. 5달란트 받은 하인과 2달란트 받은 하인은 열심히 굴려서 두 배의 수익을 내지만 1달란트 받은 하인은 땅에 묻어두기만 할 뿐이었다. 즉 수익은 얻은 두 명은 투자를 했고,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한 한 명은 투자 자체를 하지 않은 셈이다.

다단계 유사 수신의 경우 고금리를 약속하면서도 수익활동을 하지 않는다. 투자로 돈을 벌어 이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뒷사람이 낸 돈의 일부를 앞사람에게 건네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1920년대 미국 찰스 폰지(Charles Ponzi)라는 사기꾼의 이름을 따서 폰지사기라 부른다. 폰지는 45일 후 원금의 50%, 석 달 후에는 원금의 100%에 이르는 수익을 약속했었다.

영화 ‘마스터’는 서민들의 꿈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그를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막대한 다단계 사기를 벌여놓고 죽음으로 위장하는 방식은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조희팔을 떠올리게 만든다. 조희팔은 2004년에서 2008년까지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30~40%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 3만여 명의 돈 4조 원을 가로챘었다.

이 영화는 이병헌과 강동원이 동시에 출연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두 명의 톱스타에 비하면 김우빈은 차라리 감초에 가깝다. 이병헌은 여전히 매력적인 배우지만 1년 전 개봉한 ‘내부자들'(Inside Men, 2015)과 비슷한 분위를 풍긴다는 점은 아쉬운 일이다.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해야지’라는 희대의 유행어를 남겼던 ‘내부자들’ 안상구의 임팩트가 너무 컸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대사 하나. “꿈에는 세금이 없다”라는 말이다. 누구나 꿈꿀 때가 가장 행복할 때일 것이다. 그 꿈에서 깨어나면 참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차라리 깨지 않기를 바랄 지도 모르니까. 언제부터인가 나도 로또를 사기 시작했다. 어느덧 나도 허황된 꿈을 좇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로또 당첨번호가 발표될 때까지는 나름대로 희망을 품게 되는 건 사실이니까. 그 종말은 한숨뿐일지라도.

마스터(Master, 2016)
액션, 범죄 | 한국 | 143분 | 2016.12.21 개봉 | 감독 : 조의석
출연 : 이병헌(진회장), 강동원(김재명), 김우빈(박장군), 진경(김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