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에펠탑이라는 츠텐카쿠에 가봤더니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도대체 어딜 봐서 에펠탑(Eiffel Tower)이란 말인가. 생김새도 다르고 규모도 훨씬 작은데 뭘 믿고 에펠탑에 비유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주위 풍경이 에펠탑처럼 낭만적인 것도 아니고… 아무리 생각해도 사기가 아닐 수 없다. 적당히 비슷하기라도 해야 인정을 해도 할 것이 아닌가. ‘나니와의 에펠탑’이라는 츠텐카쿠(通天閣, つうてんかく) 얘기다.

2015021201

2015021203그럼에도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츠텐카쿠에서 시작한 것은 숙소인 스파월드(SPA WORLD, スパワ?ルド, 世界の大?泉) 바로 앞에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일부러 찾아와야 한다면 다른 곳을 선택했을지도 모르지만 걸어서 5분 숙소로부터 거리에 있는데 안 갈 이유도 없었다. 게다가 오사카주유패스(大阪周遊パス, OSAKA Amazing Pass)로는 츠텐카쿠 입장(700엔)이 무료이기도 했다.

2015021201

2015021202

스파월드에서 츠텐카쿠로 가는 길은 오사카의 유명한 먹거리촌이다. 유명한 튀김집도 이 골목에 있다고 한다. 아침이라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었지만 개중에는 24시간 영업하는 집도 있으므로 간단히 요기하기에 좋겠다. 스파월드에서 츠텐카쿠로 가는 길도 그렇지만 츠텐카쿠를 지나면 대표적인 맛집골목인 신세카이(新世界, しんせかい)에서도 다양한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

2015021203

2015021204

츠텐카쿠는 지하에서부터 시작된다. 과자가 잔뜩있는 지하매장을 가로질러 엘리베이터에 오르면 마치 시간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전망대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다. 연결 통로가 전철 모양처럼 되어 있으므로 전혀 다른 시대에 도착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일본 최초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전망대라고 하니 다른 초현대식 건물과 달리 과거를 주된 테마로 꾸민 듯 보인다.

2015021205

2015021205

서울 남산타워처럼 높이 103m 전망대에서는 오사카를 모두 볼 수 있다고 한다. 고베 하버랜드(神?ハ?バ?ランド)와 덴포잔(天保山, Tempozan)그리고 헵 파이브(HEP FIVE)에 이르기까지 대관람차를 세 번이나 탔으면서도 모두 야경만 볼 수 있었기에 주간에 시내를 내려다 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에펠탑처럼 그림같은 경치가 펼쳐지면 좋으련만 서울처럼 건물들만 빽빽히 들어서 있다는 점은 아쉬운 일이다.

2015021206

2015021206전망대에는 발바닥을 쓰다듬으면 행운이 찾아 온다는 비리켄상(ビリケン)도 있다. 발바닥에 손이 닿지 않기 때문에 대신 긁어 주면 답례로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빌리켄(Billiken)이 일본이 아니라 미국의 복(福)신이라는 점이다. 1908년 미국의 어느 여성 미술가가 꿈에서 본 신의 모습을 모델로 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전망대에는 비리켄 외에도 여러 신들이 있으며 비리켄을 닮은 다양한 인형들도 전시되어 있다.

2015021207

2015021208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다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1900년대 초반 오사카의 모습을 재현한 소품들과 미니어쳐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중에는 통천각과 함께 테마파크 모형도 있는데 조명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미니어쳐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하염없이 지켜보고 싶을 정도였다. 다녀와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리프트가 움직인다고 한다.

2015021209

2015021210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츠텐카쿠를 에펠탑에 비유했는가 하는 점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츠텐카쿠라는 이름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츠텐카쿠, 우리말로 하면 통천각(通天閣)으로 ‘하늘과 통하는 높은 건물’이라는 의미다. 에펠탑과 개선문을 보방하여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봐도 에펠탑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2015021211

2015021212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