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하게도 가장 비싼 요금의 산타마리아호를 놓치고

막바지로 접어들면 마음부터 급해진다. 특히 머나먼 길을 떠나온 경우에는 더 그렇다. 초치기 하듯이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이유다. 오사카를 떠나기 전에 꼭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들이 있었다. 그중의 하나인 츠텐카쿠(通天閣, つうてんかく)를 아침부터 다녀왔으니 이제는 지상 200m에서 오사카 시내를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월드 뷔페와 오사카 성을 들러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산타마리아(サンタマリア)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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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형 관광선 산타마리아(帆船型 觀光船 サンタマリア)는 콜롬버스(Christopher Columbus)가 미국 상륙에 사용한 산나마리아호를 약 2배 크기로 복원한 관광선이다. 거창하게 ‘범선형 관광선’이라는 명칭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일종의 유람선이라고 할 수 있다. 덴포잔 하버 빌리지(天保山 ハ?バ?ビレッジ)의 가이유칸(かいゆうかん, Osaka Aquarium Kaiyukan) 앞에서 미나토대교(港大橋)를 지나 오사카항을 주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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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적인 여유가 없음에도 산타미라오를 꼭 타고 싶었던 것은 그동안 고베 하버랜드(神?ハ?バ?ランド)와 덴포잔(天保山, Tempozan)그리고 헵 파이브(HEP FIVE)에 이르기까지 대관람차만 타고 다녔었기에 한번은 배를 타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여유있게 경치를 구경하고 싶어서였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유람선도 아니고 범선으로 꾸며진 유람선이니 기분도 남다르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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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있다. 오사카주유패스(大阪周遊パス, OSAKA Amazing Pass)로는 산타마리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이용요금이 무려 1,600엔에 달하는 고가의 시설이다. 세계 최대 규모라는 덴포잔 대관람차의 이용요금이 700엔이었으니 그 두배가 넘는 금액이다. 배를 타고 바다를 돌아볼 수 있는데가 비싼 요금을 절약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돈 버는 기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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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마리아는 약 45분이 소요되는 주간코스와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야간코스로 나뉜다. 이용요금은 각각 1,600엔과 2,500엔으로 이중에서 오사카주유패스로는 주간코스만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점검기간이어서 폐쇄되었다가 운항을 재개한지 얼마되지 않은 터라 이래저래 수지 맞은 느낌이었다. 다른 시설을 포기하더래도 산타마리아는 꼭 타보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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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11시 배가 있다길래 츠텐카쿠에서 바로 달려온 길이었는데 11시 배는 공휴일이나 기타 특별한 경우에만 뜬다고 한다. 다음 배 시간은 12시. 월드뷔페(レストラン ワ?ルドビュッフェ)에서 식사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렇게 1시간 반을 허비한다는 것은 상당히 무모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먼저 월드뷔페부터 갔다 올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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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발길을 돌려 WTC(World Trade Center)로 향했다. 어찌할 것인가는 일단 식사부터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WTC에 있는 월드뷔페에서 식사하는 동안 저 멀리로 산타마리아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다시 달려갈 것인가 아니면 과감하게 포기할 것인가.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은 오사카에 왔으니 오사카성(大阪城)을 안들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산타마리아는 원통한 기억으로 남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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