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피치항공 기내식으로 먹기 좋은 오사카의 명물 파블로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만남은 그 기억이 더 오래 가는 법이다. 몇년 전 가족과 함께 다녀왔던 독일에서는 프란치스카너 맥주가 그랬다.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오는 고속열차 이체(ICE)에서 아무 생각없이 처음 먹어보게 되었는데 그 맛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이후 식사 때마다 챙겨먹게 되었다. 물보다 맥주가 더 저렴한 나라였으니 물을 사 먹느니 차라리 맥주를 먹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으나 프란치스카너였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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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녀온 오사카에서는 파블로(Pablo)가 그랬다. 간사히 공항에서 내려 아사히 맥주공장을 찾아가던 길에 난바역에서 오연히 발견한 만난 곳이었는데, 시장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냄새와 비주얼에 본능처럼 이끌려갔던 곳이었다. 지하상가 한켠의 작은 규모였기에 별다른 기대도 없었고 끼니를 놓친데다 견학 예약시간에 쫓기고 있던 차라 가볍게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들렀었다.

파블로에 대한 첫 인상은 싸다는 점이었다. 지름이 15cm는 되어보이는 크기의 기본 메뉴가 700엔 정도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조각 케익 정도에 해당하는 가격이었으니 상당히 저렴해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게다가 먹음직스럽기까지 했다. 시장한 상태였기 때문에 맛있겠다는 느낌이 배가됐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가격대비로 볼 때 사먹어볼만하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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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블로를 처음 맛본 곳은 오사카가 아니었다. 아사히 맥주 공장 견학 시간이 빠듯해 발걸음을 재촉한데다 견학을 마치고는 길을 안내해준 고마운 식당에 대해 보답하는 의미로 저녁을 사 먹었기에 파블로를 먹어볼 기회가 없었다. 아사히 맥주 공장으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먹을 수도 있었으나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정작 파블로를 맛볼 수 있었던 곳은 첫날을 머물기 위해 건너온 교토에서였다. 숙소인 이코이노이에에서 별다른 기대없이 한 입 베어물었는데 입안에서 치즈향이 잔잔히 퍼지면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었다. 평소 무엇을 사든 가성비, 즉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입장이었는데 파블로는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하고 있었다. 약 7,000원 정도로 이 정도의 크기와 이 정도의 맛을 내는 음식을 찾기도 쉽지 않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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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와 고베를 거쳐 오사카로 다시 돌아와 우메다역에서 파블로를 찾아 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난바역과 혼동했기에 엉뚱한 곳을 헤매고 다녔기 때문이었다(아이러니하게도 파블로는 본점이 우메다역이다). 그러다 마지막 일정이었던 돔보리 리버크루즈를 마치고 간사이 공항으로 가려던 길에 난바역에서 다시 파블로를 만날 수 있었다.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돌아오는 길에는 파블로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이다. 먼저 공항철도인 라피도에서 먹을 수도 있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또 있다. 일본의 저가 항공인 피치항공에서는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으므로 비행기에서 기내식 대신으로 먹어도 좋다. 특히, 비행기에서 먹는 맛은 다른 곳에서 먹을 때와는 또 다른게 다가온다. 물론 기분 탓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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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있을 때는 미쳐 몰랐는데 다녀와서 보니 파블로가 오사카에서 상당히 유명한 브랜드였다. 그 파블로가 서울 소공동 롯데 백화점 본점에 입점했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파블로란 이름에는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처럼 고객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주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서울본점 파블로 매장은 운영방식은 오사카 매장과 동일하다고도 한다.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치즈타르트는 스테이크의 레어나 미디움처럼 굽는 정도에 따라 다른 식감과 맛이 다르다는데 가격은 레어, 미디움 모두 1만1000원이라고 한다. 오사카 현지보다는 비싼 가격이지만 어차피 오사카에나 가야 맛볼 수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오사카에서 돌아올 때 난바역에서 산 치즈 타르트는 무려 1700엔 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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