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하늘위의 구멍가게 피치항공을 탔더니

모든 게 용서되는 건 오로지 가격 때문이다. 비행기가 작아도, 좌석이 불편해도, 그리고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아도, 서비스가 다소 부족해도 다 참을 수 있다. 아니 참아야 한다. 경비를 줄일 수만 있다면 말이다. 이번 오사카 여행을 앞두고 악명 높은 일본 저가항공인 피치항공을 선택했던 것도 순전히 가격 때문이었다. 다만 몇만원이라도 아낄 수 있다면 나머지 것들은 기꺼이 포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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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과 간사이공항을 오가는 일본 저가항공 피치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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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막상 타고나니 조금 서운하다는 생각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제주도 갈 때 탔었던 에어부산에서는 물과 커피, 오렌지 쥬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고 후쿠오카 갈 때 탔었던 티웨이 항공에서도 믹스넛과 함께 간단한 음료수를 제공했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막상 물 한 모금도 나오지 않으니 인정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액체를 들고 탈 수 없으므로 최소한 음료수는 줘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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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기내식을 준비 중인 에어부산 승무원(위)과 티웨이 기내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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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들을 위해 피치항공에서 준비한 기내 서비스가 있다. 기내 매점(?)이 그것이다. 다른 대형 여객기들은 기내 면세점을 통해서 올리는 수익이 상당하다고 하던데 피치 항공 면세점은 거의 구멍가게 수준이었다. 하긴 많게는 몇만원이고 적게는 몇천원 아끼겠다고 각종 편의를 포기하면서까지 선택한 항공기인데 기내에서 돈을 펑펑 쓸 리도 없을 테고, 어찌 보면 타깃을 잘 잡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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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내식을 판매 중인 피치항공 승무원과 메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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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항공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내식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의 간단한 식사와 음료들이 준비되어 있다. 인천 공항에서 간사이 공항까지는 2시간도 걸리지 않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급하게 오느라 미처 식사하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800엔대(약 7,520원 정도) 식사를 사 먹을 수 있고 음료가 필요하다면 200엔(약 1,880원 정도)으로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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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시 저가 항공을 선택한 취지를 살려 갈 때는 아무런 기내식도 사 먹지 않았으나 올 때는 커피와 사이다를 주문해 보았다. 갈 때 비해서 올 때는 유료 기내식에 대한 감정이 다소 누그러졌기도 하거니와 가격대 역시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데다 현지에서 쓰고 남은 잔돈도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푼돈에 연연하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저가 항공의 취지에 적합한 서비스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래저래 재미있는 경험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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