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좋기로 유명한 아사히 맥주 공장에 직접 가보니

뭔가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했었다. 멀지는 않아도 해외로 나간다는 사실 자체가 이벤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그 나라에 가야만 해볼 수 있는 체험 같은 거 말이다. 그런 생각으로 찾아간 곳이 아사히 맥주 공장이었다. 평소에 아사히 맥주를 즐겨 마시는 편은 아니었으나, 아니 정확히 말하면 거의 마시지 않았었으나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2015021201

아사히 맥주 공장 견학은 홋카이도(北海道工場), 이바라키(茨城工場), 나고야(名古屋工場), 시코쿠(四?工場), 후쿠시마(福島工場), 가나가와(神奈川工場), 스이타(吹田工場), 하카타(博多工場) 등 8개 공장에서 진행된다. 이번에 우리가 찾아간 곳은 오사카(Osaka, 大阪)에 있는 스이타(Suita, 吹田) 공장이었다. 무조건 찾아간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사전에 인터넷으로 신청해야 한다. (www.asahibeer.co.jp/brewery)

2015021203

총 90분이 소요되는 아사히 맥주 공장 견학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원하는 시간대를 지정하여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공장 사정에 따라 다르므로 먼저 일정표를 확인해야 한다. 견학은 보통 하루에 4번 정도 진행되는데 단체가 예약되어 있으면 일반 예약을 받지 않는 시간대도 있다. 우리가 신청한 날은 토요일 오후 3시가 마지막 시간이었다.

2015021207

간사이 공항으로 향하는 피치항공의 인천 출발 시각은 오전 10시 25분이었고 간사이 공항 도착 예정 시각은 낮 12시 5분이었다. 약 3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주말인지라 쉽게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한 번에 척척 찾아갈 수 있는 길도 아니고 초행길이다 보니 더욱 장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많이 늦지 않았다는 정도?

2015021209

간사이 공항에서 난바 역(難波?, なんばえき)에 들러 기차를 바꿔서 다시 스이타 역(吹田?, すいたえき)으로 향하니 이미 시간은 3시로 접어들고 있었다.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스이타 역에 내리고 보니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 지 몰라 난감하기까지 했다. 결국, 역 앞에 있는 작은 식당 루나(ルナ)에 들어가서 아사히 맥주 공장(アサヒビ?ル)이라 쓰여진 글자를 보여주면서 도움을 청해야 했다.

2015021210

아사히 맥주 공장에 도착해서도 최악의 상황이라고 한다면 늦었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하는 것이었다. 견학이라는 게 인솔자를 따라 공장 내부를 둘러보는 것이다 보니 이미 견학 일정이 시작되었다면 입장을 거부당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오사카에 와서 예약까지 해놓았던 아사히 맥주 공장 견학 기회를 놓치는 것도 억울하지만, 다음 일정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없었으니 난감한 일이기도 했다.

2015021211

10여 분 정도 늦기는 했으나 고맙게도 입장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견학 일행이 멀리 가지 않았기에 꽁무니를 따라잡을 수 있는 정도였다. 인솔자의 설명은 모두 일본어로 진행된다. 일어를 모르니 당연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는 없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대략적인 한글 설명서를 제공하고 각종 안내에도 한글이 적혀 있으므로 인솔자의 설명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귀가 아닌 마음으로.

2015021212

맥주 공장 견학은 한국에서도 가 본 적조차 없으니 나름 신선한 경험이었다. 공장을 돌아다니면서 제조 과정을 직접 볼 수도 있겠으나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토요일 오후인지라 제조 공정을 직접 보지는 못하고 시청각 자료로만 확인해야 했다. 맥주병의 경우 1분에 600개, 1초에 10개를 채울 수 있고 캔맥주는 1분에 1,500개(350mm 기준)를 채울 수 있다고 한다.

2015021213

재미있는 것은 관능검사라는 부분이다. 품질관리의 하나로 검사자가 직접 맥주를 마셔보면서 검사하는 공정이란다. 이 검사를 실시하는 시간은 오후 4시인데 그 이유가 재미있다. 사람이 배가 가장 고플 때가 미각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에 그 시간에 한단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처럼 오히려 객관적인 평가에는 방해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뭐 다른 때는 다른 제한이 있을 테니 그러려니 한다.

2015021202

공장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이번 견학의 하이라이트인 맥주 시음 시간이 주어진다. 염불 보다 잿밥이라는 말도 있듯이 아사히 맥주 공장 시설을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역시 맥주 시음이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아닐 수 없다. 공장에 방문했을 때 안내데스크에서 번호표를 하나 주는데 이것이 바로 좌석 번호표다. 시음장에 들어서면 각자 부여받은 번호대로 테이블에 앉으면 된다.

2015021203

시음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20분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누구는 그 시간에 맥주 한 잔 마시기도 버거울 수 있지만, 누구는 여러 잔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공장에서는 1인당 3잔으로 제한하고 있기도 하다. 시음을 위해 준비된 맥주는 모두 4종류로 엑스트라 콜드 슈퍼드라이, 드라이 프리미엄, 슈퍼드라이, 그리고 흑맥주 등이다.

2015021204

맥주가 4종류면 4잔씩 허용해야지 왜 3잔으로 제한해서 고민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부지런히 마시도록 한다. 하정우가 선전하는 맥주 광고에서 쓰이던 문구가 ‘풍미작렬(風味炸裂)’이었는데 그 표현을 몸소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소지섭이 선전하던 어느 맥주 광고처럼 술잔에 남겨진 엔젤링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도 있었다. 인솔자 눈을 피하면 더 얻어먹을 수도 있지만 그러다 걸리면 망신살 뻗칠지도…

2015021205

술을 못하는 사람이나 미성년자를 위해서는 음료수가 준비되어 있고 테이블마다 간단한 안주도 놓여 있다. 다만 우리 자리에 있는 Okogesta라는 안주는 짜기만 하고 별맛도 없어서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다녀와서 들으니 그냥 먹으면 짜고 맥주랑 먹으면 기가 막히다는 말도 있던데 암튼 첫인상은 별로였다. 다음에 가서 먹어보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