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서 게이샤 보러 갔다가 실망만 하고 돌아온 이유

속물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교토(Kyoto, 京都)의 명소 가운데 하나인 기온(祇園, ぎおん) 거리를 찾아가면서 혹시나 게이샤(藝者, げいしゃ)를 만나볼 수 있을까 기대했으니 말이다. 아니 어쩌면 기온 거리는 핑계고 순전히 게이샤와 마주칠 기대로 찾아 나섰다 해도 틀리지 않을런지 모른다. 오사카 아사히 맥주 공장 견학을 마치고 교토로 넘어와 숙소에 짐을 푼 뒤 서둘러 거리로 나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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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에 의하면 교토에서 머무를 숙소인 이코이노이에(IKOI-NO-IE, 憩の家)에서 기온 거리로 향하는 버스번호는 7번이었다. 두 정거장만 가서 내리면 될 정도로 멀지 않은 곳이었다. 특이한 것은 버스가 다니는 대로변은 화려한 반면 그 뒤쪽으로 펼쳐진 풍경은 아늑하다는 점이다. 겉모습과 속살을 품은 속 모습이 완전히 다른 여인을 보는 듯싶었다. 냇가 주위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면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질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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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딘지 어색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전통 가옥들이 밀집한 곳이라고 들은 데 비해서 지나치게 상업적인 골목이었다. 아무리 밤늦은 시각이라 해도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유흥가나 환락가에 지나지 않아 보였다. 기온 거리라는 명성(?)이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게다가 남자들을 호객하는 색시 집이 어찌나 많던지 보기에 민망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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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아쉬움으로 인해 다음날 야사카 신사(八坂神社, やさかじんじゃ)로 향하는 길에 다시 그곳에 들러 보았다. 여전히 실망스러웠고 미심쩍은 마음이 앞섰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야사카 신사와 청수사(?水寺, きよみずでら)를 다녀오는 길에 오코노미야키(お好み?き, okonomiyaki)를 먹기 위해 잇센 요소쿠(壹?洋食, Issen Yoshoku)를 찾아가는 길에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기온 거리라 알고 찾아갔던 곳은 사실은 기온 거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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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거리는 가와라마치 역에서 야사카 신사를 향해 가는 직진 방향에 있었다. 우리가 탔던 7번 버스가 가와라마치 역(河原町?)을 지나서 야사카 신사 쪽으로 직진하지 않고 좌회전해서 생긴 참사였다. 그제서야 지도를 다시 보니 우리가 기온 거리라고 알고 갔었던 곳은 기야마치 거리(木屋町通り)였다. 교토까지 와서 기온 거리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했으니 이 얼마나 통탄스러운 일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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