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처럼 맑고 정갈하던 교토 청수사 기요미즈데라

제일 먼저 청수사부터 가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었다. 청수사(?水寺), 즉 기요미즈데라(きよみずでら)가 교토(Kyoto, 京都) 제일의 관광지인 이유도 있지만 사람이 워낙 많은 탓에 어정쩡한 시간에 갔다가는 인파에 치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기도 했다. 게다가 교토에서 머무르는 일정이 평일도 아닌 일요일이다보니 그런 충고를 충실히 따라야 할 듯한 의무감도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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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약간의 변수가 생기기는 했다. 오전에 그치기는 했어도 간밤에 내린 비가 어느 정도의 방문객을 줄여주지 않겠느냐는 다소 근거없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가와라마치 역(河原町?)에 들러 코인락커에 짐을 맡긴 후 걸어서 갈 수 있는 야사카 신사(八坂神社, やさかじんじゃ)에 들렀다 가도 크게 지장이 없으리라는 믿음 또한 자라기 시작했다. 이동 동선만 보면 그게 최선으로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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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카 신사에서 버스로 두 정거장이면 청수사 입구에 도착한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걸어가도 되겠으나 간사이 패스로는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교토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도 그리 많지 않으므로 버스를 타기로 했다. 버스에서 내리면 골목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처음에는 평범한 골목처럼 보이지만 올라갈 수록 볼거리 가득한 신비의 세계로 변신한다. 이곳이 바로 마츠바라(松原通)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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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미즈데라 관광은 마츠바라 거리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가득하다. 일본의 전통적인 풍경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산넨자카(産寧坂) 골목길은 또다른 느낌이라는데 기요미즈데라 방문에 집중한 나머지 산넨자카를 돌아보지 못한 점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청수사에 가장 먼저 들르라는 말에는 시간에 쫓기지 말고 여유있게 다니라는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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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수(?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요미즈데라는 ‘순수하고 깨끗한 물’이라는 뜻으로 정갈한 사원이다. 헤이안(平安, へいあん) 시대 초기인 798년에 설립되었지만 현재의 건물은 1633년 도쿠가와 이에미쓰(德川家光)의 명령으로 재건되었다고 한다. 절 전체에 걸쳐서 못이 하나도 사용되지 않았고 이름은 주변의 언덕에서 단지 내로 흐르는 폭포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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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미즈데라에 대한 첫 인상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관광 홍보용 사진에서 보던 것과 별 차이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동선을 따라 이동해서 기요미즈데라를 측면과 정면으로 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사원 있는 곳은 절벽으로 사원 아래는 빈 공간이다. 여기에 나무를 쌓아 사원을 받히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일종의 인공 절벽인 셈이다. 그 특이한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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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있다. 울창한 수풀이 봄이면 벚꽃으로 흐드어지고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든다고 한다. 겨울이라 그러한 장관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느낌만으로도 왜 청수사가 교토에서 가장 인기있는 방문지인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더불어서 아침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인파에 치일 것이라는 경고도 유효해 보였다. 또한, 관광객으로 몰려드는 봄-가을에는 시간 별로 입장에 제한이 있다고 하니 유의할 필요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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