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노 입은 처자와 마주 앉아 먹는 오코노미야끼, 잇센요소쿠

빈대떡과 비슷한 일본 대중 음식. 밀가루 반죽에 고기, 오징어, 양배추, 달걀 등 원하는 재료를 넣고 철판에서 구운 후 전용 소스와 마요네즈를 바르고 가츠오부시를 뿌려 먹는 요리. 요즘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일본식 선술집 이야까야(いざかや)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오코노미야끼(お好み?き, okonomiyaki) 얘기다. 사실 파전이 더 맛있기는 하지만 일본까지 갔으니 오코노미야끼를 맛보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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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京都, きょうと)에서 오코노미야끼로 가장 유명하다는 잇센요소쿠(壹?洋食, Issen Yoshoku)를 찾았다. 오코노미야키만 전문으로 하는 잇센요소쿠는 가와라마치 역(河原町?)에서 야사카 신사(八坂神社, やさかじんじゃ)로 이어지는 기온(祇園, ぎおん) 거리 초입에 있다. 교토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필수로 방문하는 기온 거리이니 오다 가다 잇센요소쿠와 마주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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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만 보면 잇센요소쿠는 허름한 분식집처럼 보이므로 유명한 집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도 구글맵에 의지해서 찾아가다가 제대로 찾은 것인지 확신할 수 없어 입구에서 한참을 망설여야 했다. 유명 맛집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왜소해 보이는 탓이다. 그래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밖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적지 않은 테이블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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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메뉴는 오직 오코노미야끼 뿐이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선택할 게 있다면 맥주의 종류를 고르는 정도일 것이다. 인터넷에서 찾아 보니 오코노미야키는 ‘오코노미(お好み): 좋아하는 것’이라는 뜻과 ‘야키(燒き): 굽다’라는 뜻이 합해진 말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재료를 마음껏 선택하여 철판에서 구워먹는 지짐 요리라고 한다. 한 설에 의하면 부산의 동래 파전이 오사카지역으로건너 가오코노미야키가 탄생했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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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센요소쿠에는 테이블마다 기모노 입은 여인이 앉아 있다. 사람은 아니지만 그런 분위기가 나도록 꾸몄다. 비교적 넓은 테이블에도 앉아 있는 걸 보면 외롭게 혼자 온 사람만을 위한 배려(?)는 아닌 듯 보인다. 그러고 보니 대기석을 비롯해서 곳곳에 마네킹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아쉽게도 끝자리 둥근 원탁에 앉은 우리 자리에 마네킹은 없었으나 그대신 진열장으로 미니어쳐들이 가득했다. 그 모습들을 하나하나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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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코노미야끼의 맛은 기대와 달랐다. 제대로 먹을 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평소에 먹어봤던 빈대떡 모양도 아니었고 담백하지도 않았다. 짜기만 할 뿐 별다른 맛도 없었다. 오코노미야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가츠오부시(かつおぶし)도 없었으니 생김새로 보나 맛으로 보나 분명 달라 보였다. 주문을 잘 못한 건가 싶었으나 어차피 메뉴가 하나 뿐이라며 주문받았으니 그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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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있었다. 오코노미야끼를 식사 대용이 아니라 안주로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독일에서는 밀맥주인 프란치스카너 맥주가 너무 맛있어서 끼니 때마다 챙겨 먹었었지만 일본에서는 맥주값도 비싸고 별로 땡기지도 않아서 주문하지 않았더니 아무래도 그 때문에 오코노미야끼의 맛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맥주 없이 오코노미야끼만 먹을 생각이라면 잇센요소쿠는 추천하지 않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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