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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빌라 소르티노 vs. 소르티노스 - 김성윤의 맛
빌라 소르티노 vs. 소르티노스

미숙한 세련美보다 탄탄한 기본味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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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소르티노의 오픈 키친/사진=조선영상미디어 이경호 기자 ho@chosun.com

산티노 소르티노씨만큼 한국에서 성공한 이탈리아 요리사도 드물 것이다. 2006년 이태원에 ‘소르티노스(Sortino’s)’를 열었고, 2007년 11월 길 맞은편에 ‘업그레이드 버전’ 격인 ‘빌라 소르티노(Villa Sortino)’를 냈다. 소르티노스를 찾는 고급 손님들을 위한 보다 격조 있는 식당이 필요했을 것이다.

빌라 소르티노는 지하 1층에 있지만 어둡지 않다. 레몬색과 오렌지색으로 칠한 벽과 토스카나 스타일의 나무 천장, 벽돌이 어울려 따뜻하다. 전체적으로 짙은 갈색 나무로 마감된 소르티노스가 가족이나 친구끼리 식사하기 편한 분위기라면, 빌라 소르티노스는 손님 접대나 연인들의 설레는 첫 데이트 코스로 손색 없을 만큼 세련됐다.

두툼한 메뉴판은 한국에서 보기 힘든 정통 이탈리아 메뉴로 가득하다. 잘 쓰여진 메뉴가 그 자체로 훌륭한 애피타이저 역할을 한다. 음식 가격은 소르티노스와 비슷하지만 멧돼지고기, 트러플(송로버섯) 오일처럼 이국적인 음식 재료가 더 눈에 많이 띈다. 더 비싼 식당이란 이미지를 제고하는 동시에 미식가의 식욕을 자극한다.

종업원에게 추천 메뉴를 물었다. 먹어보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막힘 없는 설명에 놀랐다. 메뉴에 있는 음식을 다 먹어봤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 종업원이 자신이 내는 음식을 먹어보는 건 기본 중 기본이지만 지키는 식당이 드문 게 한국의 현실이다. 음식이 나오는 간격이나 음식이 바뀔 때마다 부탁하지 않아도 접시를 바꿔준다. 이곳과 비교하면 소르티노스는 접시도 바꿔주지 않는 데다 음식 나오는 간격이 길고 일정치 않다. 소르티노스의 서비스가 확 떨어진다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빵도 맛있지만, 곁들인 올리브오일에 무조건 발사믹식초를 섞어내지 않은 점도 마음에 들었다. 소르티노스는 올리브오일과 발사믹식초를 섞어낸다. 토마토·가지·참치를 각각 바삭하게 구운 빵에 얹은 브루스케타(bruschetta)가 훌륭했다.

소르티노스가 자연미를 추구한다면, 빌라 소르티노는 세련미를 추구한다. 이곳 카르파치오(carpaccio)는 종잇장처럼 얇게 저민 쇠고기 안심과 역시 얇게 썬 양송이버섯, 파르미쟈노 치즈, 트러플(송로버섯) 오일이 입에서 버무려지면서 고소하고 짭짤하며 풋풋하고 관능적인 맛과 향, 질감이 융합한다. 소르티노스의 카르파치오보다 훨씬 복합적인 맛이다.

행복이 이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카르보나라(2만원)’는 나쁘진 않았지만 메뉴와 달랐다. 메뉴대로라면 달걀 노른자 맛이 진한 소스에 통후추가 악센트를 줘야 하지만, 실제 나온 소스는 임팩트 없이 가볍고 묽었다. 메뉴에는 언급되지 않은 다진 페페론치노 고추가 들어가 통후추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매운맛을 선사한 점도 아쉬웠다.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는 육질이나 굽는 솜씨 등 기본은 갖췄으나 이 또한 메뉴 설명과 달랐다. 레몬즙과 올리브오일, 약간의 허브로 고기 자체의 맛을 강조하는 이탈리아식 스테이크를 기대했지만, 고기 밑에 레드와인 소스가 깔려 나왔다. 이탈리아 요리 같기도 하고 프랑스 요리 같기도 했다.

먹고 나올 때 뭔가 아쉬웠다. 이유를 알고 싶어 소르티노스에 갔다. 서비스나 분위기는 빌라 소르티노보다 캐주얼하지만 노른자 맛 진한 소스가 파스타에 엉긴 카르보나라, 그릴에 구운 황새치(swordfish)에 레몬즙·올리브오일·케이퍼만 뿌린 생선 스테이크(3만원)에는 이탈리아 요리의 자연미와 야성미가 살아있었다. 기본에 충실한 자연미가 완성되지 않은 세련미를 앞지르는 것 같다./식탐·음식평론가

빌라 소르티노 ★★★☆(다섯 개 만점=맛·가격·분위기·서비스의 총점)

주소_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24-12 지하 1층(이태원소방서 맞은편 오른쪽)

전화_(02)553-9227

영업시간_점심 정오~오후 3시, 저녁 오후 5시30분~10시

추천메뉴_브루스케타 미스티 1만5000원, 카르파치오 2만2000원, 포모도로 1만7000원, 노르치나 2만2000원,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 4만5000원, 점심세트 3만·4만원. 부가세 10% 별도 추가

주차_대행서비스(valet parking) 2시간 기본 2000원, 이후 30분 1000원

www.sortinos-seoul.com

소르티노스 ★★★★

주소_서울 용산구 한남동 736-11 2층(이태원소방서 오른쪽, 제일기획 가기 전)

전화_(02)797-0488

영업시간_점심 정오~오후 3시, 저녁 오후 5시30분~10시

추천메뉴_카르파치오 2만2000원, 카르보나라 1만7000원, 황새치 스테이크 3만원, 알리오 에 올리오 파스타 1만6000원, 피자 마르게리타 2만원. 부가세 10% 별도 추가

주차_안됨. 식당 앞 공용주차장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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