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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한식 세계화 추구하는 식당 ‘품 서울’ - 김성윤의 맛
한식 세계화 추구하는 식당 ‘품 서울’

‘레스토랑 크리틱’은 주말매거진 섹션에 격주로 실리는 식당평가입니다. 제가 쓰는 건 아닙니다. 음식평론가 2명이 돌아가면서 씁니다. 평가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음식평론가는신분을 밝히지 않고 일반 손님으로 식당을 찾아 돈 내고 식사하고평가합니다. 그래서 기사에도 이름을 밝히지 않고필명을 사용합니다. 저도 같은 식당에서먹어보고 평론가의 평가를 확인합니다. 식당 선택에 참고할 곧은 잣대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2월 5일자 주말매거진에는’모던 코리안 레스토랑’을 표방하며 서울 남산에 문 연 ‘품 서울’을 평가했습니다./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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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을 세계화한다는 것은 간단치 않은 일이다. 한 나라의 문화, 식재료, 레시피가 두루 어울리고 그것이 국제적 호환성을 갖기가 쉬운 일일까.

서울 남산에 문 연 품 서울(品 Seoul)오늘의 한국요리(Korean Cuisine Now)를 내세우며 한식의 세계화를 추구한다. 우리 음식을 기본으로 전채와 몇 가지 요리가 순서대로 나오고 온반 등의 식사가 제공되는 퓨전 스타일의 코스요리만 다섯 가지 준비된다. 저녁 코스 중 위품상(1인 10만원)을 먹어봤다.

요리 자체는 좋다. 디테일을 배제하고 미니멀(minimal)하게 표현한 음식에서 요리사의 정성이 읽혀진다. 요리에 사용된 재료들은 서로 균형을 잘 맞춘다. 치마양지로 끓인 담백한 고깃국은 훌륭하게 만들어진 프랑스 콩소메에 뒤지지 않는다. 죽순, 쇠고기, 표고버섯, 숙주 등을 솜씨 좋게 채 썰어 홍시소스에 곁들인 냉채는 보기 좋다. 촉촉하게 구운 제철 생선구이도 정성스럽다.

전체적으로 맛이 토속 한식당처럼 진하지 않으면서, 호텔의 한정식처럼 건조하지도 않다. 격을 갖춘 정갈한 맛을 유지한다. 각각의 요리들은 현대 도예가의 아름다운 그릇과 어울려 훌륭한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고, 차갑고 모던한 인테리어지만 큼직한 창문을 통해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이 시원하다.

그런데 이것이 현대한국요리인가라는 생각에 이르면 무언가 아쉽다. 애피타이저 격으로 나온 전복숙회는 데친 전복을 얇게 저미고 살짝 얼려 채 썬 산마에 얹고 일본식 폰즈 같은 유자 간장소스를 곁들였다. 고개가 갸우뚱한다. 한국보다 일본음식에 더 가까워 보인다. 채끝 등심 숯불구이 또한 모양새와 맛이 일본식 쇠고기 다다키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외국인 특히 일본 손님과 이 식당에서 식사하게 될 경우 이 요리가 한국음식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조금은 난감해질 터이다.

정식 요리를 다루는 식당은 아니지만 현대일본요리(Modern Japanese Cuisine)를 주장하는 도쿄의 유명 이자카야 (春秋)10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요리를 내지만, 누가 봐도 각각의 요리가 일본음식이라는 데 이의를 달기 어렵다. 심지어 창란젓이나 한국식 부추샐러드처럼 식재료나 요리의 고향을 밝힌 외국 음식마저도 사용하는 그릇이나 담는 방식으로 인해 이 식당에서는 일본의 요리로 보인다.

한 상 가득 차려내는 전통 한정식은 취향대로 골라 드시오하는 배려, 음양조화, 그리고 시각적 풍성함을 제공한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보면 어떨까? 너무 깔끔해서 깍쟁이 같은 느낌을 주는 코스요리에 담백한 김치 따위의 샐러드나 밑반찬 몇 종류를 같이 올려놓는 것이다. 최상의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에 덧붙여, 이러한 식재료의 특징과 특이한 사육방식 등을 소개하면서 메뉴의 역사를 쌓아가면 어떨까? 품의 한식 세계화는 아직 가능성 단계에 있는 것 같다./구식 음식평론가

★★★☆(5개 만점=맛·가격·분위기·서비스 총점)

주소_서울 용산구 후암동 358-17 대원정사 별관 4층(남산순환도로 그랜드하얏트호텔과 독일문화원 사이)

전화_(02)777-9007

영업시간_점심 정오~오후 2시30분, 저녁 오후 6~9시30분, 매주 월요일 휴무

메뉴_점심 품위상 5만원·품격상 7만원, 저녁 위품상 10만원·기품상 15만원. 부가세 10%·봉사료 5% 별도

주차_대행서비스(valet parking) 가능

특기사항_최소 하루 전 예약해야 식사 가능. 예약 시 메뉴도 정해야 한다.

1 Comment

  1. 흉노

    2009년 2월 5일 at 11:25 오전

    좀 심각하게 고민해 보자면

    저건 한정식이라고 하기엔 참 그렇죠?

    직업상 외국을 돌아다니면서 한국 음식에 대해 생각해 보면
    한국 음식의 세계화를 저해하는 몇가지를 발견할 수 있더군요.

    손맛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외국에서 한식당들의 맛이 천차만별입니다.

    주로 한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는 한식당들은 외국인들에게 낯설고
    냄새나 모양새때문에 어떨땐 혐오식품 수준까지 전락하고

    현지화를 하게 되면 실제로는 현지화가 제대로 된것도 아니고
    어설픈 퓨전이라 그 맛이 또 떨떠름하게 됩니다.

    또 음식의 데코레이션이나 레이아웃이란게
    도저히 그 맛을 상상하지 못하게 하는 상당히 비쥬얼하지 못한 음식들로
    한국 음식의 인식을 나쁘게 합니다.

    또 해외에서 식당하시는 분들의 경우
    전문적인 요리사로서의 의식구조를 가진 분들도 드물고요…

    뭐 한국음식이 슬로우 푸드라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지만
    그 단점은 표준화와 제대로 된 재료와 반 가공품 공급처만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데 그런게 안되어 있다는게 문제라고 봅니다.

    사실 음식점 주방에서 모든 반찬을 다 만들어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한국 사람들중에 상당수가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대만이나 홍콩 싱가포르의 경우 대부분의 가족들이
    요리를 하지 못하는 수준이라
    음식 가게나 편의점 슈퍼등에서 음식을 사서 끓이거나
    레인지에 데워 먹거나 하는 정도에 그치다 보니
    외식 수요가 많고 그러다 보니

    식당들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등 실력이 발전하는 건데

    전통을 고집하는 입맛때문에 새로운 시도도 못하고
    재료값을 뻔하게 아니 비싼 한식은 거부하고

    그러니 제대로 된 재료를 쓰지 않게 되고

    질떨어지는 재료를 커버하기 위해
    조미료와 향신료로 범벅을 해서 맵고 달아지는 음식들로
    사람들의 입맛도 이상하게 변해 버리는 순환고리에 빠져 버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봐야 하겠지요…

    요즘 일본이나 대만의 현지 식당에서 한국식 음식이라고 내놓는 메뉴에
    몇번 충격을 받아서 좀 떠들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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