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국지. 맵지 않은 묵은지찌개 같아요. 설탕 넣은 것처럼 무척 달더군요. ‘곰섬나루’강순옥씨는 "설탕은 전혀 넣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게장과 새우에서 우러나온 국물이 삭으면서 그리 단맛을 내나봅니다. 사진=유창우 기자
“냄새가 벌쿰벌쿰 하쥬? 젓국이 원래 그래유.”
누가 충청도 음식이 (맛)없다 했던가? ‘곰섬나루’는 충남, 더 정확하게 태안 토속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식당 ‘공동주인’ 중 하나인 강순옥씨는 “도시 학생들 체험 프로그램을 하면서 전통음식을 냈는데, 한번쯤 내서 해도 되겠다 싶어서 열었다”고 했다. 강씨네 등 태안 남면 신온리 농가 넷이서 일을 벌였다.
우럭젓국. 맵지 않고 개운하고 시원한 게 제 입에는 딱이더군요. 비린내는 좀 납니다. 사진=유창우 기자
도시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메뉴는 ‘간장게장’(1인분 1만원, 2인분 이상 주문 가능)이나, 이 지역의 가장 토속적인 음식을 꼽으라면 ‘우럭젓국’(대 3만원)과 ‘게국지’(7000원)이다. 우럭젓국은 바다를 끼고 사는 태안을 대표하는 음식. 강씨는 “우리 동네에서는 제사상에 우럭포를 무조건 올려야 할 만큼 중요하게 여겼다”고 했다. 포를 떠서 소금에 절였던 우럭을 쌀뜨물에 끓이다 마늘, 무, 쑥갓 따위를 넣고 팔팔 끓이면 끝. 싱거우면 까나리액젓으로 간 한다. 맵지 않고 찝찔하면서 개운하게 시원하다. 속이 확 풀리는 것이 해장용으로 딱일 듯싶다. 살짝 올라오는 비린내만 빼면 대단히 세련된 맛이다.
곰섬식당 간장게장. 까나리액젓에 담근다는 게 특별합니다. 사진=김성윤
게국지는 간장게장 국물에 배추를 김치 담그듯 숙성시켰다가 “풍풍 빻은 고춧가루를 넣고” 김치찌개 끓이듯 끓인다. 맵지 않으면서 더 시원한 김치찌개랄까. 설탕을 전혀 넣지 않았는데도 희한하게 달다. 강씨는 “게에서 우러나온 맛”이라고 했다. 강씨는 “게국지는 3년 된 걸로 해야 맛이 나는데 다 나갔다”면서 기사에 쓰지 말라고 했다. “반찬 별거 없슈”라며 내놓은 말린 숭어 구이, 설탕에 절여 달콤하면서도 씹으면 짠맛이 나는 함초절임, 곤쟁이(새우의 일종)젓도 보통 맛은 넘는다.
곤쟁이젓. 봄에 잡히는 새우가 곤쟁이죠? 그걸로 담근 젓갈이 곤쟁이젓입니다. 사진=김성윤
주소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505-2, 원청삼거리와 곰섬사거리 중간에 있다. 내비게이션에 상호는 물론이지만 주소를 쳐도 더러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땐 ‘마검포’를 찍고 가다가 간판을 찾는다. (041)675-5527, 011-9809-3144, www.gomseom.com
/천리포수목원에 가다가 태안토속음식 혹은 충남 해안지역 토속음식점 ‘곰섬식당’에 들렀습니다. 순박한 분들이 순박한 맛을 내는 식당입니다. 우럭젓국은 버거워 할 분도 더러 있겠으니 미리 알려드립니다. 구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