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국밥_“열살 때까지 부산에 살았어요. 그때 온 가족이 연탄가스를 마신 적이 있어요. 병원에 갔다가 돼지국밥집에 갔어요. 한밤에 먹을 데가 거기 밖에 없었나 봐요. 아픈데도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서울에도 그 맛 나는 데가 없어요. 순댓국의 이상한 맛만 나지, 돼지국밥 특유의 ‘꾸수한’ 맛이 없어요.”/김선희 한식당 개화옥 대표
▨어디가 맛있나_ 경남 어디서나 돼지국밥을 먹지만, 밀양을 특히 알아주는 편이다. 밀양돼지국밥(055-354-9599) 동부식육식당(055-352-0023) 제일식육식당(055-353-2252) 등 10여 집이 번성 중이다.
부산 마산식당 돼지국밥./조선일보DB
배추전_ "아버지 고향인 안동에서는 배춧잎을 통째로 밀가루 갠 물에 적셔서 솥뚜껑에 부쳐요. 그런데 서울 집에서 하면 희한하게 그 맛이 안 나요. 그래서 추석, 설 등 명절에 안동에 가면 집안 어른에게 꼭 부쳐 달라고 졸라서 먹고 와요.”/김덕경 외식컨설팅업체 장루하 팀장
▨어디가 맛있나_ 경상북도에선 워낙 흔하고 ‘하찮은’ 음식이라 웬만한 식당이나 주점에서 밑반찬이나 안주로 그냥 준다. 경북 예천에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조선시대 주점 ‘삼강주막’에서 막걸리 안주로 팔기는 한다.
삼강주막 배추전과 생두부, 김치, 막걸리./조선일보DB
추어탕_“경상도식 추어탕은 미꾸라지뿐 아니라 각종 민물고기를 넣고 끓이죠. 된장을 간이 될 정도로만 풀어 걸쭉하지 않고 맑아요. 진하고 농후한 맛은 전라도식만 못할지 모르지만, 시원하고 개운한 맛에선 윗급입니다.”/석창인 수원 SNU치과 원장
▨어디가 맛있나_ 경상도식 추어탕 하면 역시 청도를 첫손 꼽는다. ‘청도식 추어탕’이라 부를 정도다. 청도에 역전추어탕(054-371-2367) 의성식당(054-371-2349) 청도추어탕(054-371-5510) 등 추어탕집 10여 곳이 있다.
대구 상주식당 추어탕. /조선일보DB
막창순대_ “막창은 돼지 창자의 맨 끝 부분이에요. 잘 손질해 누린내만 잡아주면 막창만큼 맛나는 부위도 드물어요. 도톰하면서도 부드러워 씹는 맛이 남다르죠. 찹쌀, 당면, 숙주, 부추, 깻잎, 선지 따위를 잔뜩 채워넣고 폭 삶아 머리 고기와 함께 내요. 막창으로 만든 순대건 일반 순대건, 소금이 아니라 막장을 찍어 먹어야 제대로 ‘갱남(경남)’식이죠.”/진주 출신 회사원 유은주
▨어디가 맛있나_예천 용궁장에 박달식당(054-)(054-652-0522) 흥부네토종한방순대(054-653-6220) 용궁순대(054-653-6066) 두꺼비식당(054-653-4229) 단골식당(054-653-6126) 등 막창순대 잘 만드는 집이 꽤 된다.
경북 예천 용궁식당 막창순대./조선일보DB
복국_ “친구들과 밤새 퍼마신 다음 날 아침이면 마산 남성동 골목으로 갔죠. 해장하러 가는 것이죠. 술꾼들은 거기 다 있어요. 무하고 파, 마늘 조금만 들어간 맑은 복국. 마산식 복국에는 원래 미나리나 콩나물 따위가 들어가지 않았어요. 식탁엔 항상 식초가 놓여 있었죠.”/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어디가 맛있나_ 마산 남성동골목엔 마산식 복국을 내는 식당이 20~30개 늘어섰다. 황교익씨는 “남성복국(055-246-1856)이 잘 끓인다”고 추천했다
통영 분소식당 졸복국./조선일보DB
/’몽유식탐도-꿈에도 그리운 추억의 고향 음식’을 모으다 보니, 경상도는 경상도가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음식이 꽤 많더군요. 경상도가 워낙 음식이 맛있는 것으론 인정 받지 못하는 지역이라, 널리 퍼지지 못한 것 같습니다. 구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