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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흔들리는 것이 어디 갈대 뿐이랴-순천만 갈대밭 - 김성윤의 맛
흔들리는 것이 어디 갈대 뿐이랴-순천만 갈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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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갈대밭. /김승완 기자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순천만 갈대밭은 거대한 원(圓)의 집합체다. 동그란 갈대군락 수십 개가 섬처럼 순천만 갯벌에 떠 있었다.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미스터리 서클(mystery circle)’처럼 보였다. 40대 남성이 함께 온 동료에게 물었다. “누가 일부러 동그랗게 갈대밭을 도려낸 것 아닌가?” 친구는 “에이, 설마…"

딱 부러지는 대답을 순천시 관광기획과 김인철씨에게 들었다. “사람이 그런 것이 아니고요, 순전히 자연적으로 자란 겁니다. 갈대는 본래 방사형으로 퍼지며 자랍니다. 하나의 점에서 큰 원이 되는 거지요. 그런데 갈대는 대개 뚝방 근처에 붙어 자라기 때문에 원형으로 퍼지지 못하고 터진 방향으로 자라지요. 하지만 순천만 갈대밭은 강물을 타고 흘러 내려온 갈대 씨앗이 갯벌 한가운데 자리를 잡았고, 제약이나 방해 없이 자라난 겁니다. 그리고 이 갈대 동그라미가 합쳐지고 또 합쳐지면서 오늘날 거대한 갈대 군락이 조성된 겁니다.”

순천만 갈대밭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관광 명소다. 여수반도와 고흥반도에 둘러싸인 순천만에 자리잡은 갈대밭은 총면적이 약 30만 평. 국내 최대 규모 갈대 군락지다. 지금은 순천만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꼽히지만, 이런 거대규모가 된 건 불과 30년 전이다. 1960년대 순천 등 전남 지역에 큰 홍수가 있었다. 피해가 컸다. 순천만으로 흘러드는 이사천에 댐이 만들어졌다. 순천만으로 흘러드는 강물의 속도가 느려졌다. 순천만에 퇴적물이 쌓이고 떠내려온 갈대가 정착하면서 거대한 갈대군락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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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갈대밭을 관통하는 나무데크. /김승완 기자

풍경을 만끽하려면 갈대밭을 구불구불 관통하는 나무데크만 걸어도 괜찮지만 갈대밭 규모를 제대로 보려면 용산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전망대 안내판에는 용산전망대까지의 왕복 시간이 ‘약 3시간’이라고 적혔다. 무진교를 건너 평평한 나무데크를 힘들이지 않고 걸을 때만 해도 설마 했다.

30~40분쯤 걸었을까. 나무데크가 끝나고 용산을 오르는 계단이 나올 무렵 ‘과연’ 한다. 용산은 용이 엎드린 모습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 용의 목을 타고 오르는 나무계단이 꽤 가파르다. 예상치 않은 ‘등산’이기 때문일까, 웬만한 산만큼 힘들다. 하이힐을 신고 온 여성들 입에서 “이럴 줄 알았으면 등산화 신고 올걸”이라는 탄식이 터져 나온다. 계단을 한참 오르고서 다시 오른쪽으로 산 능선을 타고 1㎞쯤 걸어야 비로소 용산전망대에 닿는다.

전망대에서 ‘숲’을 봤다면 생태탐사선을 타고 ‘나무’를 본다. 탐사선에 동승한 해설사가 순천만 구석구석을 설명해준다. “순천만 물속에는 전어, 문절어, 숭어, 짱뚱어가 살고 있어요. 갯벌가에는 너구리, 수달, 삵이 삽니다. 수달은 1급수에서만 살지요. 오른쪽을 보세요. 오리떼가 보이죠? 칠면초를 뜯어 먹으러 나온 거예요. 칠면초는 봄에는 초록에서 노란색이다가 여름이면 핑크, 가을 홍자색·벽돌색을 거쳐 11월 갯벌색까지 일곱 가지로 색이 변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에요. 갈대보다 염도가 더 높은 곳에 살지요. 염도가 더 높은 곳에서는 퉁퉁마디(함초)가 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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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순천만. ‘S’자 갯골이드러나 관능적입니다. /김승완 기자

탐사선을 타고 순천만을 둘러보기엔 오전에는 11시 이전, 오후는 3시 이후가 괜찮다. 가장 좋은 시간은 해질 무렵, 요즘은 오후 5시쯤이다. 해설사는 “하루 중에는 석양 무렵이 좋고, 일년 중에는 12월이 제일 좋다”고 했다. “석양 무렵 물이 빠지면서 순천만 ‘S라인’이 드러나거든요. 또 12월에는 해가 S라인과 일직선이라 가장 아름답고요.” 순천만 굴곡진 물길이 산 너머로 지는 해와 함께 짙은 붉은색에서 보라색으로, 파란색으로 변하며 반짝거렸다. 탐사선에 놀란 청둥오리가 퍼드덕 날아오른다.

*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순천만 갈대밭을 둘러싸고 있는 넓은 공원이다. 갈대밭은 생태보호를 위해 밤에는 들어갈 수 없다. 하절기 오후 8시~새벽 6시, 동절기 오후 7시~오전 7시 출입이 통제된다. 입장료가 없다. 단 주차비는 내야 한다. 경차 1000원, 소형차 2000원, 중형차 3000원, 대형차 5000원. (061)749-3006~7 www.suncheonbay.go.kr

* 생태체험선: 무진교 아래 대대선착장에서 출발, 순천만 S자 갯골을 둘러본 다음 대대선착장으로 돌아온다. 왕복 약 6㎞이며 40분쯤 걸린다. 운항시간이 그때그때 바뀌니 미리 확인해야 안전하다. 정원이 30명에 불과해 미리 표를 사두지 않으면 타기 어렵다. 어른 4000원, 청소년(14~18세) 2000원, 아동 1500원. 일요일 휴무. 문의 순천만자연생태관 (061)749-4007~9

* 그밖에 볼거리: 조선시대로 돌아가보고 싶다면 낙안읍성(061-749-3347)에 간다. 조선시대 성곽과 동헌, 객사, 장터, 초가가 원형대로 보존된 민속마을이다. 선암사와 송광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찰. 드라마촬영장은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순천읍내와 서울 달동네·번화가를 옛 모습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등을 여기서 찍었다.

* 먹거리: 순천만 갯벌에는 짱뚱어가 많이 산다. 순천은 짱뚱어탕이 유명하다. 봄부터 가을까지 잡히나, 겨울을 앞두고 영양을 비축하는 가을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짱뚱어를 삶아 체에 걸러 육수에 된장과 고춧가루를 풀고 시래기, 우거지, 무, 호박 따위와 걸쭉하게 끓인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 근처에 짱뚱어전문점이 많다. 별량욕보할매집(061-742-8304), 전망대가든(061-742-9496), 시골장터(061-742-4790), 해돋이가든(061-742-8745) 등이 오래됐다. 한 그릇 대개 7000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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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어탕. /김승완 기자

순천은 전라도에서도 음식 맛있기로 유명한 땅이다. 허름한 식당도 음식 맛이나 가짓수는 서울 한정식집 뺨친다. 쌍암기사식당(순천 승주읍 서평리 444-1·061-754-5027)은 잘 익은 김치와 고소한 돼지고기를 넣고 폭 삶은 김치찜(6000원)이 기막히다. 진일기사식당(순천 승주읍 신성리 963·061-754-5320)은 프라이팬에 큼직하게 돼지고기 썰어 넣고 끓인 김치찌개(6000원)가 칼칼하고 시원하다. 흥덕식당(061-744-9208)은 남도 한정식을 매우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백반 6000원, 정식 1만원.

* 가는길: 호남고속도로-순천IC-전라선 22번 국도-남교오거리-순천만

* 문의: 순천시 관광진흥과 (061)749-3023 www.suncheon.go.kr

1 Comment

  1. 이청

    2009년 11월 2일 at 7:37 오후

    짱뚱어탕? 절대먹지마라. 먹는 순간 사기당한 기분이 들거다. 후회까진 아니더라도 기분은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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