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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케냐 야생여행1-야생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 김성윤의 맛
케냐 야생여행1-야생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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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마라 게임드라이브 도중 만난 코끼리 가족. 새끼를 살뜰하게 챙기는 어미 코끼리들의 모습에서 인간 못잖은

모성과 가족애를 느꼈습니다. 사진=김성윤

‘야생(野生)’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인천공항에서 방콕까지 5시간 30분, 방콕에서 케냐 나이로비까지 9시간 30분. 비행기만 무려 15시간을 타야 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나이로비에서 자동차를 타고 약 280㎞ 도로를 6시간 달려서야 목적지인 마사이마라(Maasai Mara) 국립공원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 자동차 6시간이 비행기 15시간보다 훨씬 힘들었다.

케냐의 도로 상태가 웬만큼 나쁜 것이 아니었다. 6시간 내내 랜드 크루저(Land Cruiser) 자동차가 상하좌우로 심하게 요동쳤다. 과장을 약간 보태자면 목이 부러질 정도였다. 차를 몰던 사파리 전문 가이드 겸 운전기사 윌손 키쇼이안(Wilson Kishoyian·32)은 “이것이 아프리카식 마사지(African massage)”라며 크게 웃었다. 근육뿐 아니라 몸속 오장육부를 뒤흔드는 강렬한 마사지였다. 고작 야생동물 보자고 이 고생을 해야 하나 부아가 치밀었다. 그런데 실제 야생동물을 보는 순간 이런 불만은 금세 사라졌다.

아프리카식 마사지를 충분히 경험한 뒤 리조트에 짐을 풀고 바로 ‘게임 드라이브(game drive)’에 나섰다. 게임은 사전적으로 야생동물·사냥감의 뜻이 있으니 쉽게 말하면 야생동물 차량 관광에 나선 것이다. 지평선 너머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마사이마라 초원 멀리 사파리 차량 여러 대가 몰려 있었다. 윌손은 대뜸 “빅 파이브(big five) 중 하나인가 보다”라며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빅 파이브’란 사자·코끼리·표범·물소(버펄로)·코뿔소 등 가장 덩치가 크고 인기가 높은 동물 다섯 종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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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잡은 물소를 포식하는 사자 무리. 마사이마라 초원의’절대 강자’인 사자, 기린, 코뿔소, 코끼리 같은 큰

동물들은 인간의 접근에 전혀 개의치 않더군요.팬들에게 너무 익숙해진 스타 연예인이랄까 하는 포스가 느껴졌습니다.

사진=김성윤

가까워질수록 비릿한 피 냄새와 쉰 고기 냄새가 진하게 풍겨왔다. 갓 사냥한 물소를 사자 16마리가 뜯어먹고 있었다. 우두머리 수사자가 갈라진 물소 뱃속에 머리를 처박고 내장부터 물어뜯었다. 새끼 사자 하나가 서열을 무시하고 물소에 달려들자 수사자는 물어 죽일 듯 화를 냈다. 배고픔 앞에서는 자식도 보이지 않는 것이 야생의 본능이었다. 수사자가 배불리 먹은 뒤 물소에서 물러난 다음에야 암사자들 그리고 새끼들이 물소에 다가와 배를 채우기 시작했다.

사자·코끼리·물소·치타·톰슨가젤 따위 야생동물은 국내 동물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본연의 생태계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들은 동물원에 사는 그것들과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TV중계와 실제 경기장에서 야구를 보는 차이랄까. 흥분과 긴박감이 동물원과는 비교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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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케냐관광청

마사이마라는 케냐, 더 나아가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사파리 관광지이다. 마사이마라, 줄여서 마라는 마사이족 말로 ‘점박이땅(spotted land)’이라는 뜻이다. 덤불과 짐승떼, 하늘의 구름이 드리운 그림자 따위로 인해 초원은 무수히 많은 점이 박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1948년 케냐 남서쪽 520㎢ 사바나(Savannah)가 야생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것이 시작이었다. 1984년 현재의 1510㎢로 영역이 확정됐다. 마라(Mara)강과 탈레크(Talek)강을 사이에 두고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맞붙어 있다.

윌손은 “마라는 연중 내내 야생동물을 볼 수 있지만 가장 좋은 시기는 7월부터 10월 ‘대이동(Great Migration)’이 일어날 때”라고 했다. 세렝게티는 5~6월 건기(乾期)를 맞는다. 풀이 마른다. 초식동물이 먹을거리가 없어진다. 이때 마라는 우기(雨期)를 맞는다. 달디단 물 냄새를 맡은 누 무리가 마라를 향해 움직인다. 마라·탈레크강 바로 앞에서 무려 130만 마리라는 거대한 집단을 형성한다. 누가 가장 많지만 얼룩말 20만 마리, 톰슨가젤 50만 마리 등 다른 초식동물들도 그 숫자가 엄청나다.

초식동물들은 쉽사리 강을 건너지 못한다. 강 수위는 높고 물살은 빠르다. 강둑에는 누 무리를 따라온 사자·하이에나·표범 따위 포식동물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강에는 교활한 악어들이 잠복하고 있다. 하지만 생존하고 대를 이어가려면 강을 건너야만 한다. 어리거나 늙거나 병약하거나 무리에서 뒤처지는 것들은 여지없이 포식동물들에게 사냥당한다. 그해 세렝게티에서 태어난 새끼 누 중 3분의 1이 세렝게티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한다. 윌손은 “지평선에서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동물떼와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흙먼지가 장관”이라고 했다. 케냐관광청 공식 안내책자는 이를 “그야말로 삶과 죽음의 대서사시”라고 표현했다.

마사이마라를 방문한 시기는 6월로, 대이동을 보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만족할 만한 야생이었다. 이튿날 새벽 동이 틀 무렵 다시 게임 드라이브에 나섰다. 푸르스름한 새벽빛 속에서 코끼리들이 이동하는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했다. 어제의 사자무리는 여전히 같은 물소를 뜯어먹고 있었다. 살코기는 거의 사라지고 갈비뼈를 드러내고 있었다. 암사자 하나가 불룩하게 부른 배를 내밀고 길가에 뒹굴며 잠자고 있었다. 새끼 사자들은 아직도 배가 고픈지 뼈에 붙은 살을 “빠각빠각” 소리 내며 발라먹었다.

/7월14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케냐 여행기사의 원본입니다. 좀 긴 듯하여 둘로 나눠서 올립니다. 1부는 마사이마라와 게임드라이브, 야생동물에 관한 글이고, 2부는 마사이족에 관한 글입니다. 2부도 곧 올리겠습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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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케냐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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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마라 관광을 마치고우리의 사파리 가이드 겸 운전기사였던 윌손과 찍은 기념사진. 그의

능란한 운전솜씨가 아니었다면차 타고 다니다가 목숨 잃을 뻔한 아찔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요.

또 그의 가이드로서 잽싼 눈치 또는 눈썰미가 아니었던들 그렇게 많은 ‘빅 파이브’ 동물들을 보지도

못했을 겁니다. 끝까지 표범은 보지 못했지만요. 케냐관광청 사람들도 "표범은 목격하기가 진짜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분이 저보다 여섯 살 어리다니, 믿어지시나요? 사진=김성윤

1 Comment

  1. 문복록

    2011년 7월 15일 at 7:25 오전

    남들 여행 다닌것 보고 죽을 맛이제..그렇깃이다..먹고자는것이야 고사하고…비행기값만해도 내일년 년봉보다 많은데..이래도 한국 경제가 어쩌고 할래…돈을 풍풍 한국에서 써야지… 미첫어 내가 ….한국에서 돈스게…가는데 마다 바가지나 풍풍 당하게… 누구보고 한탄할래.. 다 그래도 먹고산다 일없다 너돈 은 꾸릉내 난다 저리 비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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