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100년된 샴페인은 어떤 맛일까-1911년산 모엣&샹동 갈라디너 - 김성윤의 맛
100년된 샴페인은 어떤 맛일까-1911년산 모엣&샹동 갈라디너

Tribute to the Spirit of 1743 - Dinner -  017.JPG

할리우드 스타 스칼렛 요한슨(오른쪽)과 모엣&샹동 CEO다니엘 랄롱드가 9일 상하이에서 1911년산 샴페인으로건배하고 있다. 사진=모엣&샹동 제공

100년 묵은 샴페인은 어떤 맛일까? 프랑스 샴페인업체 모엣&샹동(Moet&Chandon)은 자사의 1911년산 샴페인을 코스요리와 함께 선보이는 만찬을 지난 9일 중국 상하이 페닌슐라호텔에서 개최했다. 말이 쉬워서 100년이지, 엄청난 세월이다. 1911년이면 일제가 대한제국을 없애고 우리나라의 주권을 완전히 빼앗은 경술국치 바로 다음 해이다.

모엣&샹동측은 “1743년 창립 후 정확히 100년 후인 1843년 중국에 진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로 100년 된 1911년산 샴페인을 개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엣&샹동측은 그러나 1843년과 올해가 어떻게 연관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모엣&샹동 홍보대사인 할리우드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이번 행사의 여주인(hostess)을 맡았고, 중화권 여배우 수치(서기)와 일본 영화해설자이자 사회자인 리리코, 한국 여배우 윤승아 등 아시아권 유명인들이 참석했다.

SC1_2480.JPG

1911년산 모엣&샹동 그랑 빈티지 샴페인.

사진=모엣&샹동 제공

발포성 와인인 샴페인은 대개 생산연도를 붙이지 않는다. 샴페인을 만들 때 사용하는 포도가 여러 포도밭에서 생산될 뿐 아니라, 여러 해에 생산한 샴페인을 섞는 블렌딩(blending)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모엣&샹동 수석와인메이커 베노아 구에즈(Gouez)는 “샴페인은 블렌딩을 거쳐 각각의 업체에서 추구하는 일관된 맛(consistency)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정 연도에 생산된 포도만을 사용하는 ‘빈티지 샴페인(vintage champagne)’은 작황이 유난히 좋은 해에만 특별히 생산된다. 구에즈는 “1911년이 그런 해였다”면서 “1745년 창업 이래 260년이 넘는 동안 모엣&샹동에서 빈티지 샴페인을 생산한 건 69번 뿐”이라고 설명했다.

구에즈는 “1911년산이라고 해서 다른 샴페인보다 특별히 더 신경을 써서 관리하지는 않는다”면서 “본사 지하에 있는 18~19세기 건설된 저장고는 와인을 서서히 숙성시키는 데 최적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0년 동안 이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지방 에페르네(Epernay)시에 있는 모엣&샹동 본사 지하 저장고에 보관돼왔다. 저장고는 연중 섭씨 10~12도를 유지한다.

구에즈는 “1911년산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올해 초에야 효모(yeast)를 제거했는데, 효모가 샴페인의 산화(oxidation)를 늦추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샴페인은 2차 발효를 거치지 않으면 평범한 와인에 불과하다. 포도즙은 1차 발효를 거쳐 와인이 된다. 와인메이커는 블렌딩을 통해 여러 와인을 섞는다. 블렌딩을 거친 와인은 효모, 설탕, 효모 영양분 등과 함께 유리병에 담긴다. 여기서부터가 2차 발효다. 효모가 활동을 하면서 가스가 발생한다. 이것이 샴페인을 일반 와인과 구분짓는 결정적 특징인 기포이다. 2차 발효 후 최소 15개월에서 30개월까지 숙성을 거친 샴페인은 효모를 제거한 뒤 시판용 유리병에 담기게 된다.

Tribute to the Spirit of 1743 - Dinner -  030.JPG

9일 상하이 페닌슐라호텔 테라스에서 열린 만찬 장면. 사진=모엣&샹동 제공

만찬은 1988년산 빈티지 샴페인과 여러 전채요리로 시작했다. 1911년산 샴페인은 메인요리와 함께 등장했다. 좁고 높은 샴페인용 유리잔에 따라진 1911년산에서는 기포가 올라오지 않았다. 샴페인 특유의 밝은 황금빛을 띄기는 했지만 갈색이 돌았다. 와인이 산화됐다는 증거로, 오래된 와인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색깔이다. 와인잔에 코를 갖다대니 셰리(sherry)와 흡사한 냄새가 났다. 이 역시 산화됐다는 증거이다.

샴페인을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약하지만 혀를 간지르는 느낌이었다. 기포가 보이지는 않지만 아직 존재하는 듯했다. 신선한 과일향과 산미가 강렬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즐길 만큼은 남이있다는 점은 놀라웠다. 모엣&샹동 소속 수석요리사 파스칼 탱고(Tango)가 메인요리로 준비한 동파육(東坡肉)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곱게 나이 먹은 원숙한 귀부인 같았다. 스칼렛 요한슨이 늙으면 이런 느낌일까.

이번 행사에 등장한 1911년산은 일반 판매를 하지 않아 가격이 매겨지지 않았다. 추정은 가능하다. 행사에 앞서 지난 4일 홍콩에서 열린 와인경매에서 이 샴페인 6병이 든 케이스가 8만5000달러(한화 약 9100만원)에 낙찰됐다. 1병에 1500만원쯤이다. 경매 수익은 중국의 환경보호단체 ‘네이처 컨서번시(Nature Conservancy)’에 전액 기부됐다.

/9월14일자 조선일보에 쓴 기사의 원본입니다. 지면 제한 때문에 신문에는 절반으로 분량이 줄어들어 정말 아쉬웠죠. 여러 지적과 의견을 들었습니다만,100년이나 된 샴페인을 마셔본다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구름에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