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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정교한 프랑스음식, 걸맞는 ‘새 옷’을 입다-‘비앙 에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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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 에트르’의 전채. 상그리아 젤리를 얹은 푸아그라 테린, 사과 콤포트, 레몬 콩피 등 여러 음식을 한입 크기로 한 접시에 함께 냅니다. 다양한 맛을 조금씩 맛볼 수 있도록 구성했죠. 사진은 한준호 기자가 찍었습니다.

프랑스요리는 한국에서 ‘돈이 안 되는’ 분야이다. ‘복잡하고 까다롭고 비싸다’는 인식이 여전하다. 박민재씨는 그런 프랑스요리를 고집스레 고수해온 요리사다. 멀쩡히 잘 되던 부대찌개집을 닫고 프랑스로 요리유학을 다녀와 2001년 레스토랑 ‘르 꺄레(Le Carre)’를 열었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2006년 문 닫았지만, 3년 뒤 다시 프랑스 레스토랑 ‘비앙 에트르(Bien Etre)’를 청담동에 열면서 재기했다. 하지만 자금낫 탓일까, 세련된 음식과 달리 식당 인테리어는 좋게 말해 소박했다.

그랬던 비앙 에트르가 지난 9월 서울 종로구 화동에 새로 들어선 송원아트센터 1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화동’보단 ‘북촌’이라고 해야 더 쉽게 감이 온다. 갤러리, 카페, 음식점 등이 들어서면서 새롭게 뜨고 있는 지역이다.

식당 주인은 따로 있고, 박민재씨는 총주방장을 맡았다. 2010상하이엑스포 한국관을 설계한 건축가 조민석씨가 짙은 회색 스틸 소재로 마감한 아트센터 건물은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됐다. 음식은 도예가 김영환씨가 구운 작품에 담겨 나온다. 박민재씨의 요리가 드디어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다.

비앙 에트르는 프랑스어로 ‘웰빙’이란 뜻이다. 한국말로 ‘건강’으로 대개 번역된다. 박민재씨는 더 넓게 해석한다. “정성스럽게 깨끗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겠다는 의미입니다. 손님이 드시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해진다면 요리사로서 그 이상이 없겠지요.”

음식은 여전히 정교하고 세련됐다. 프랑스 요리 테크닉을 유감없이 활용하지만, 기술을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재료 자체의 맛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다. 이 정도 프랑스식당에 왔으면 쇠고기 스테이크나 양파수프처럼 웬만한 곳이면 평균 이상의 맛을 낼 수 있는 음식이 아닌 다른 음식에 도전해보길 권한다. ‘성게와 버섯이 든 프랑스식 리조토(1만8000원)’나 ‘프렌치 어니언 타르트와 프렌치 드레싱 샐러드(1만8000원)’, ‘배춧잎으로 말은 닭안심과 푸아그라(2만5000원)’, ‘페넬향의 그릴에 군 금태(2만5000원)’처럼 말이다. 디저트로는 박씨의 특기인 ‘바닐라 향의 수플레(1만원)’를 한 번은 맛봐야 한다.

세트코스는 가격에 비해 메뉴 구성이 실하다. 점심 3만원(5코스)·5만원(6코스), 저녁 7만(6코스)·9만원(8코스). 전채와 메인, 디저트를 정해진 범위 안에서 선택 가능하다. 요리사의 솜씨를 온전히 맛보고 싶다면 15만·20만원짜리 셰프 특선 세트도 있다. 정성 들여 만드는 건 알겠지만, 음식 나오는 속도가 무척 더디다. 식사를 마치려면 2시간 정도는 걸린다.

모든 음식에 부가세 10%가 별도로 붙는다. 정오~오후 3시, 오후 6~10시 영업한다. 매주 월요일 휴무. (02)720-3959, www.bienetre.co.kr

/10월18일자 주말매거진에 실린 기사의 원본입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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