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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철컹, 철컹, 철컹… 추억으로 달리는 관광열차 - 김성윤의 맛
철컹, 철컹, 철컹… 추억으로 달리는 관광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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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승완 기자

“철컹, 철컹, 철컹…” 열차가 힘겨운 듯 천천히 산비탈을 올랐다. 철길 오른쪽은 바로 사과밭이었다. 조금 지나자 오래된 간판을 단 허름한 가게며 촌로가 모는 경운기 등 작은 읍내의 정겨운 풍경이 열차가 지나는 다리 아래 펼쳐졌다. 철로 양옆으로 소음차단벽이 설치된, KTX가 빠르게 달리는 경부선이나 호남선에서는 보기 힘든 한국의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는 12일 정식 운행을 앞두고 있는 ‘중부내륙 순환열차(O트레인)’와 ‘백두대간 협곡열차(V트레인)’을 미리 타봤다. 코레일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관광 전용 열차들이다.

중부내륙 절경 보여주는 관광열차

매년 겨울에만 운행하는 ‘환상선 눈꽃열차’라는 게 있다. 태백선과 영동선, 중앙선 철도를 번갈아 타며 제천-태백-영주를 동그랗게 도는 환상(環上) 구간을 운행하는 인기 관광열차이다. 사실 눈이 없어도 풍광이 아름다운 구간이다. 중부내륙 순환열차는 이 환상선 눈꽃열차 운행 구간을 그대로 사계절 내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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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내륙 순환열차./코레일 제공

순환열차가 달리는 환상노선 중에서 풍경이 가장 빼어나다고 꼽히는 강원 태백 철암역에서 경북 봉화 분천역까지 구간만 따로 왕복 운행하는 것이 백두대간 협곡열차이다. 길이 27.7㎞ 구간을 시속 30㎞로 천천히 운행한다. 덕분에 차창 밖에 펼쳐지는 백두대간 절경을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다.

순환열차와 협곡열차는 처음부터 관광을 위해 만들어졌다. 순환열차는 일본이나 유럽의 관광열차처럼 객실을 목조 느낌이 나도록 꾸몄고, 좌석의 숫자는 줄이고 폭과 간격은 넓혀 편안하게 열차여행을 즐기도록 했다. 연인이 오붓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커플석이 있고,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놀이공간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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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협곡열차. /코레일 제공

1960~70년대 모습 둘러보는 순환열차

순환열차는 매일 오전 7시 45분 서울역을 출발한다. 2대가 동시에 제천역까지 달린다. 여기서 1대는 시계방향으로, 다른 1대는 반시계방향으로 태백-승부-봉화-영주역을 거쳐 제천역으로 돌아온다. 강원도 남부와 충청·경북 북부를 아우르는 중부내륙지역은 과거 석탄·시멘트·목재 산지로 번성했지만, 이들 산업이 쇠퇴하면서 낙후됐다. 하지만 순환열차를 탄 관광객의 눈으로 이 지역을 돌아보니, ‘낙후’는 ‘보존’의 다른말인 듯싶었다. 1960~70년대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읍내와 청정한 자연이 철로 양옆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이 풍광만 보면서 한 바퀴 돌더라도 충분히 값어치를 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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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승완 기자

서울에서 제천까지 2시간, 제천에서 한 바퀴 도는 데 4시간 50분이 걸린다. 순환열차만을 이용할 경우 한 번도 내리지 않더라도 서울에서 제천까지 가서 순환노선을 돈 다음 다시 서울까지 돌아오는 데 9시간이 걸리게 된다. 다소 길고 지루할 듯하다면 영월이나 태백, 봉화, 춘양 등에서 1박 이상을 하고 주변 관광을 하는 편이 낫겠다. 아니면 관심 가는 정차역에 내려서 주변을 둘러본 다음, 탔던 방향과 반대편에서 오는 순환열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여행계획을 세우면 알맞을 듯하다.

빼어난 백두대간 절경 감상하는 협곡열차

협곡열차는 ‘복고’를 디자인 컨셉트로 삼았다. 나무 좌석이나 접이식 승강문, V자로 생긴 핸들을 쥐고 밀어내려 여는 커다란 창문,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 등 옛날 비둘기호 열차를 연상케 한다. 승무원 복장도 1960~70년대 풍이다. 창문을 열면 시속 30㎞로 불어 드는 바람이 상쾌하다. 빨강·초록 원색으로 칠한 나무 좌석은 창쪽을 바라보는 것도 있고 앞뒤로 넘겨 원하는 방향을 보고 앉을 수도 있다. 객실 안에 목탄 난로까지 있다. 창문과 천장 일부까지 창으로 만들어 시야가 탁 틔었다. 손님들이 고구마나 오징어 따위 주전부리를 구워 먹는 모습도 정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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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열차 안에 있는 목탄 난로(위)와 객실 모습. /코레일 제공

아쉽다면 객차 3칸에 화장실이 없다는 점이다. 협곡열차가 출발·종착하는 분천·철암역 사이 양원·승부역에서 5~10분씩 정차하는데, 화장실이 작아 150여 탑승객이 몰리면 정차 시간 동안 볼일을 보기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다. 비가 내리자 창문에 서리가 끼어서 바깥 풍경이 잘 내다보이지 않았는데, 창문을 내리자니 빗줄기가 쏟아져 들어와 그럴 수도 없었다.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반드시 탑승 전 화장실을 꼭 챙겨야 불안하지 않겠다.

/4월12일 운행을 시작한 순환열차와 협곡열차 시승 기사입니다. 구름에

3 Comments

  1. 바람난 대통령

    2013년 4월 17일 at 10:18 오후

    이메일로 보내기 할수 있게 해주세요   

  2. 푸른하늘

    2013년 4월 19일 at 10:32 오전

    신문기사에서 봤지만 사진과 글~ 잘보고 …
    가고싶은곳 입니다.   

  3. 구름에

    2013년 4월 22일 at 6:42 오전

    푸른하늘님, 감사합니다.^ 한번 가볼만한 여행입니다.
    바람난 대통령님, 좋은 의견입니다. 사이트 운영자에게 건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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