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특집2-바리스타의 런던 커피여행

영국 그리고 런던 하면 홍차가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사실 런던은 세계 최고 수준의 커피숍과 바리스타들이 곳곳에 있는 ‘커피의 도시’라 할 수 있다. 수많은 런던의 커피숍 중 몇 개만 꼽기가 굉장히 어렵지만, 짧은 휴가기간 방문할 만한 카페를 소개한다.

/심재범 아시아나항공 바리스타팀 그룹장·‘카페 마실’ 저자

프루프록 커피Prufrock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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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미국에서 개최된 WBC(바리스타챔피언십)대회에서 우승한 기림 데이비스(Gwylim Davies)가 창업한 매장. 현존하는 영국 바리스타 중 최고의 커피 추출 실력을 가졌다고 알려졌다. 최고의 로스터리(roastery·커피원두배전업체)로 꼽히는 스퀘어마일(Square Mile)의 커피원두를 사용한다. 에스프레소 커피와 브루잉 커피(brewing·일반 커피) 모두 마실 수 있다. 여름에도 서늘한 영국 날씨의 특성 탓인지, 한여름에도 따듯한 커피 종류가 많고 리스트레토(진하고 적게 추출한 에스프레소)가 굉장히 특징적이다. 특유의 상큼한 에스프레소 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영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커피 전문가들이 격찬하는 곳이다. 점심시간에는 간단한 샌드위치도 판매한다. 매장 분위기는 기능적이고 특별한 치장이 없지만, WBC를 비롯해서 수많은 대회 우승 트로피가 매장 내 곳곳에 놓여있다. 워낙 많아서 하나 정도는 들고 와도 모를 듯하다. 23-25 Leather Lane, 020-72420467

몬머스 커피Monmouth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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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커피전문가들이 엄선한 상위 10% 미만의 고급 커피)의 산증인이다. 토트넘 코트 주변 몬머스가(Monmouth Street) 본점 포함 2개의 매장이 있다. 가장 독창적인 메뉴는 핸드드립(hand drip) 커피로 만든 카페오레이다. 에스프레소 커피가 아닌 핸드드립 커피에 따듯한 우유를 첨가해 만드는 이 곳의 카페오레는 영국 뿐 아니라 전세계의 커피 마니아들에게 유명하다. 에스프레소를 넣은 일반적인 카페라떼가 커피와 우유의 조합이 날카롭게 대칭된다고 하면, 몬머스의 카페오레는 서로를 보다듬어 주는 융합적인 성향이라 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좌석이 적어 30분이 넘게 기다리기도 한다. 바리스타들이 착용한 독특한 앞치마가 중세적이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매장에서 원두 구입이 가능하다. 27 Monmouth Street, 020-73793516

에스프레소룸Espresso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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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덴(Holden)역 주변에 있는 에스프레소룸은 룸(room)이라는 단어가 적절할 정도로 아담하다. ‘미스터 벤(Mr. Ben)’으로 통하는 이 집 주인은 또다른 커피 강국인 호주 출신이다. 영국에는 호주에서 온 바리스타들이 많은데, 미스터 벤은 이런 호주 출신 바리스타들의 대부(代父) 격이다. 영국 현지 커피전문가 랭킹에서 해마다 수위를 다툴 정도로 정확하고 안정적인 커피 추출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메뉴는 호주 커피의 대명사인 플랫화이트(flat white)이다. 호주식 플랫화이트는 거품이 적은 라테의 다른 이름이다. 영국식 플랫화이트는 2샷 정도의 에스프레소 커피가 들어가는 진하고 강한 라테를 말한다. 31-35 Great Ormond Street Bloomsbury, 077-60714883

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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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추출 관련 전문 용어인 태핑(tapping)과 패킹(packing)의 앞글자를 매장 이름에 사용한다. 앞서 매장들이 대영박물관 주변인 런던의 남부에 있다면, 이곳은 시티(City) 기준 북부에 있다. 독특한 사연이 많고 독창적인 매장 분위기로 유명하다. 예를 들면 3개의 매장 중 1호점은 자전거가 간판 기능을 하고 있고, 매장에 걸린 거울은 건물에서 발견된 것으로 수 세기 전으로 추정될 뿐 정확히 언제 만들어졌는지 어려울 정도로 오래됐다. 스퀘어마일과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로스터리인 유니언 로스팅(Union Roasting)의 커피원두를 사용한다. 미국에서 선호하는 하리오(Hario) 브랜드의 드리퍼(추출기)를 이용한 핸드드립 커피가 특징적이다. 영국 브루어스컵 챔피언으로 현재 스퀘어마일에서 일하는 한국계 박상호 바리스타가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다. 114 Tottenham Court Road Fitzrovia, 020-75802163

노트 뮤직 & 커피Notes Music &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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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대표적 미술관인 내셔널갤러리 옆에 있는 커피·와인·음반 복합매장이다. 원래는 희귀 음반을 취급하는 곳이었지만 커피와 와인은 물론 저렴하지만 품질 좋은 식사까지 가능한 장소로 이름 났다. 스퀘어마일의 커피원두와 이탈리아 라 마르조코(La Marzocco)의 최상급 에스프레소 머신인 스트라다(Strada), 정확한 계량 및 온도 측정이 가능하다는 ‘우버 보일러’까지 갖췄다. 지난해 전문가 평가에서 런던 커피 랭킹 2위에 올랐다. 고급스런 매장 분위기도 훌륭하다. 리스트레토 추출의 에스프레소도 좋고, 밀크 스티밍(milk steaming·우유 거품내기) 솜씨가 좋아 카푸치노도 맛있게 만든다. 내셔널갤러리를 관람하고 나와 샐러드를 곁들인 샌드위치를 먹은 다음 얄미울 만큼 양이 적지만 맛의 균형이 좋고 깔끔한 리스트레토를 한 잔 한다면, 정말 영국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지 모른다. 커피를 마신 다음 희귀한 클래식 음반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31 Saint Martin’s Lane, 020-72400424

/해외여행 특집 2편,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자 커피전문가인 심재범씨가 써주신 글입니다. 사진도 모두 심재범씨 작품입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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