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맛…평택국제중앙시장 맛집 10 - 김성윤의 맛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맛…평택국제중앙시장 맛집 10

평택국제중앙시장, 처음이지만 왠지 익숙했다. 10여 년 전 서울 이태원의 모습이 여기 있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이태원은 서울 안에서 외국을 경험할 수 있는 이국적 거리였다. 외국인이 많았고, 식당은 세련되지 않았지만 본토 맛에 충실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다. 그런데 이태원이 뜨면서 고급화했다. 한국인 손님이 대다수가 됐고, 이들의 입에 맞춘 레스토랑은 세련됐지만 비싸지고 맛도 한국화됐다.

튀김가판대2.jpg

튀김에 간장을 내는 대신 소금을 뿌려주는 미군부대 정문 앞 튀김 가판대 세 곳. /사진=이경호 기자

평택국제중앙시장은 옛 이태원의 미덕을 아직 가지고 있다. 이곳 식당들은 아직은 푸짐하고 저렴한 편이다. 시장이 있는 신장동은 송탄으로 더 이름 난 지역이다. 1951년 K-55미군기지가 들어섰다. 부대 정문에 시장이 형성됐다. 평택중앙시장의 모태다.

미군 그리고 시장 주변 지역에 많이 거주하는 이주민노동자들과 평택항을 통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관광객까지 몰리면서 다양한 국적의 식당이 생겨났다. 미군부대에서 나온 햄과 소시지 따위 식재료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송탄부대찌개’가 탄생했다. 튀김에 간장을 내주는 대신 서양식으로 소금을 뿌려 주는, 어디에도 없는 이곳만의 독특한 식문화도 생겨났다.

매주 토요일 저녁에는 시장에서 제일 번화한 거리인 ‘신장쇼핑몰’에서 ‘헬로 나이트마켓’이 열린다. 외국인 상인이 직접 운영하는 분홍색 포장마차에서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지하철 1호선(송탄역)을 타면 어렵지 않게 올 수 있다. 서울에서 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경유하면 교통체증이 없을 경우 60분 정도 걸린다. 문의 (031)647-3009, blog.naver.com/ptmarket, www.facebook.com/ptcentralmarket.

평택국제중앙시장을 대표하는 맛집을 추천 받아 다녀왔다. 이들 식당 열 곳을 소개한다.

소금 찍어 먹는 거리 튀김집

튀김가판대1.jpg

사진=이경호 기자

K-55 미군부대 정문 맞은편에 튀김 포장마차 3대가 있다. 오징어·양파·고구마·고추·김말이 등 튀김 종류는 다른 곳과 같지만, 간장이 없다는 게 다르다. 튀김을 주문하면 봉지에 담은 다음 소금을 뿌려준다. 영국의 ‘피시 & 칩스’ 같다. 정문 바로 앞 ‘원조 튀김 넘버원’ 사장은 “원래 미군들이 이렇게 먹던 게 굳어진 것”이라고 했다. “옛날엔 미군들만 튀김을 사먹었어. 한국 군인들은 돈이 없어서 쳐다만 봤지. 그런데 미군들이 튀김에 간장 대신 소금을 뿌려 달래. 그런데 소금을 뿌려 먹어보니 간장보다 훨씬 맛있더라구.” 튀김 종류에 따라 3~5개 1000원, 1봉지 5000원.

송탄부대찌개 원조 ‘김네집’

김네집 부대찌개.jpg

터프하고 매운, 남성적인 맛의 부대찌개입니다. 부대찌개라면 이래야 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사진=이경호 기자

소시지와 ‘민찌’(다진 쇠고기), 햄, 다진 마늘이 듬뿍 들어가 걸쭉하면서도 남성적인 매운맛이 난다. 부대찌개라면 이 정도는 터프한 맛이라야 제대로일 듯하다. 여기에 얹은 치즈가 국물에 녹아들어가 더욱 기름지고 깊은맛을 낸다. 검은콩을 넣고 지은 밥이 딸려 나온다. 반찬은 김치 딱 하나다. 돼지고기를 불판에 구워 먹는 ‘폭찹’, 베이컨이 나오는 ‘로스’도 맛있다. 부대찌개·폭찹(200g) 8000원, 로스(200g) 9000원. (031)666-3648

한국식 햄버거 ‘미스리햄버거’·‘미스진햄버거’

미쓰진햄버거.jpg

‘미쓰리햄버거’. /사진=이경호 기자

달걀과 가늘게 썬 양배추 따위가 들어가는 한국식 햄버거다. 허기진 미군들이 값싸고 빠르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간식이 뭘까 궁리하다가 탄생했다고 한다. 부대 정문 맞은편, 현재 미스진햄버거 자리에 원래 미스리햄버거가 있었다고 한다. 미스리는 잠시 미국에서 장사하다가 돌아왔다. 현재는 정문에서 좀 떨어진 자리다. 불고기치즈버거, 스테이크버거, 칠리버거, 스팸샌드위치 등이 3000~4000원. 개인적으로 미스리는 소스가 과도해 내용물의 맛을 가리는 듯하다. 두 집 모두 ‘스페셜’이 인기다. 패티와 치즈 등 내용물을 2배로 쌓아 넣어 만든 초대형 햄버거다. 가격도 물론 2배. 두 손을 잡고 먹기가 버겁다. 내용물이 워낙 흘러넘쳐 아예 끼고 먹으라고 투명 비닐장갑을 준다. 미스진햄버거 (031)667-0656, 미스리햄버거 (031)667-7171

미쓰리햄버거 스페셜.jpg

‘미쓰리햄버거’의 스페셜 메뉴. 베어물기 힘들 정도로 큽니다. /사진=이경호 기자

아프리카·유럽음식 내는 ‘사뵈르 & 아프리크(Saveurs & Afrique)

사뵈르 앤 아프리크 로즈몽드.jpg

‘사뵈르 & 아프리크’의 로즈몽드 주방장. 스테이크, 생선 등 굽는 요리를 잘하더군요. /사진=이경호 기자

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 출신 캐나다인 메멜 장(Memel Jean)씨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아프리카와 유럽, 아이티·자메이카 등 카리브 지역 음식을 두루 낸다. 역시 아프리카 출신 조리사 로즈몽드(Rosemonde)씨의 요리 솜씨가 꽤 괜찮다. 잘 구운 틸라피아(돔 계열의 생선)에 샐러드와 바게트 빵이 딸려 나온다. 생선 무게가 900인데 1만5500원이니 비싸진 않다. 아프리카식 바비큐요리, 북아프리카에서 즐겨 먹는 쿠스쿠스, 카사바의 뿌리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만드는 가르바 등 쉬 접하지 못하는 아프리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런데 가장 인기인 음식은 쇠고기 스테이크란다. 200 1만5500원으로 가격이 괜찮은데다 굽는 솜씨 또한 나쁘지 않으니 그럴 만하다. 와인소스, 타라곤소스, 그린페퍼소스 중에서 고르면 스테이크에 뿌려 나온다. 010-9556-8336

브라질 바비큐 슈하스코 ‘리오그릴’

리오그릴 잘라주는 모습.jpg

/사진=이경호 기자

슈하스코는 꼬치에 꿰어 그릴에 굽는 브라질식 바비큐로, 손님이 더 먹지 못하겠다고 거부할 때까지 계속 고기를 준다. 하여 국내에선 ‘브라질 무제한 바비큐’로 알려졌다. 종업원이 소등심·안심·안창살, 닭다리·날개, 소시지 등을 꼬치째 들고 테이블로 오면, 원하는 부위를 원하는 만큼 잘라달라면 된다. 샐러드, 밥 따위는 뷔페식으로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점심 2만2000원(주말·휴일 2만6000원), 저녁 2만6000원. (031)666-7136

터키 케밥·피데 ‘스타 케밥’

스타케밥 요리사.jpg

터키식 피자 ‘피데’. /사진=이경호 기자

벽돌을 쌓아 만든 화덕에서 숯불로 굽는 케밥과 터키식 피자 ‘피데’가 훌륭하다. 다진 고기를 넓적한 꼬챙이에 붙여 구워낸 ‘아다나 케밥’(쇠고기 1만3500원, 닭고기 1만2500원), 터키식 갖은양념을 발라 숙성시켜 굽는 ‘피르졸라 케밥’(양고기 1만8500원, 닭다리 1만5000원), 여러 케밥이 두루 나오는 ‘믹스 케밥’(2만6000원)이 인기. 피데 중에선 다진 고기와 치즈를 얹은 ‘크이말르 카샤를르 피데’(1만500원)이 인기다. 터키식 홍차 ‘차이’(2000원)으로 입가심하면 좋겠다. 신장쇼핑몰에 식당과 테이크아웃점이 각각 있다. (070)8116-3131

태국 북부 음식 ‘라나 레스토랑’

라나레스토랑 라나커리요리.jpg

식당 안주인 룽티와씨의 고향인 라나의 전통 음식 ‘코우 소이라나’. /사진=이경호 기자

태국 북부에 있는 라나는 이 식당 주인 룽티와(Rungthiwa)씨의 고향. 모든 향신료와 대부분의 식재료를 태국에서 가져다 본토에 근접한 맛을 추구한다. 모든 음식 가격이 1만2000원으로 통일돼 주문하고 계산하기 편하다. 태국식 볶음국수 팟타이 등 모든 음식이 훌륭하나, 룽티와씨의 고향 음식인 ‘코우 소이 라나(Khow Soy Lanna)’를 추천한다. 커리 국물에 달걀국수를 말고 숙주와 파, 튀긴 마늘칩을 뿌려 낸다. 맵고 시원하고 고소하고 개운하다. (031)666-3435

필리핀음식점 ‘스빅베이’

스빅베이 시즐링시식.jpg

‘스빅 베이’의 시즐링 시식.아주 맛있더군요. /사진=이경호 기자

수빅베이(Subic Bay)의 오기(誤記)인 듯. 펍(대중적 술집)이지만 필리핀요리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시즐링 시식(Sizzling Sisig·1만원)이 아주 맛있었다. 지글지글 달군 철판에 다져서 볶은 쇠고기와 양파를 담고 날달걀을 얹어 낸다. 달걀을 깨뜨려 고기와 양파에 비벼 먹는다. 밥과도, 빵과도 아주 어울린다. ‘닐라강 바카(Nilagang Baka·1만원)’은 소 정강이뼈를 양배추와 껍질콩 따위와 함께 푹 끓인, 한국의 갈비탕과 비슷한 맛이다. 해장용으로 좋겠다. 이밖에도 한국인 입에 맞는 필리핀 음식이 생각보다 많다. 3층인데다 계단이 절벽 수준으로 가파라 올라가기 숨차다. (031)663-9218

스빅베이 필리핀식 갈비탕.jpg

필리핀식 국물요리 ‘닐라강 바카’. 한국의 갈비탕과 비슷한 맛입니다. /사진=이경호 기자

송탄 스타일 떡볶이와 쫄면이 있는 ‘국제중앙시장 분식골목’

평택 스타일 떡볶이 쫄면.jpg

평택혹은 송탄 스타일 떡볶이와 쫄면. /사진=이경호 기자

이 지역 떡볶이와 쫄면은 특이하다. 떡볶이는 국물이 흥건하고 당면이 들어간다. 쫄면은 고추양념이 얹어져 나오는 게 아니라 주방에서 비벼서 낸다. 이 일대에선 다 이렇게 한다고 한다. 평택국제중앙시장 ‘분식골목’에서 맛볼 수 있다. 당면떡볶이, 쫄면 4000원.

/8월8일자 주말매거진 커버 기사의 원본입니다. 구름에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