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엔 레드와인? 다크커피도 찰떡궁합

스타벅스 커피마스터가 알려주는 ‘커피 푸드 페어링’

커피가 혀에 남은 맛 제거, 음식 또렷이 느끼게 해줘
가벼운 원두, 찌거나 삶은 요리… 진한 원두, 구운 요리에 제격
생선·액젓은 어울리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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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스타벅스 커피 칼리지’ 행사 중 하나인 ‘커피 푸드 페어링’에서 나온 퓨전 태국음식과 4가지 커피. 커피는 고기요리나 샐러드 등 달지 않은 음식과도 의외로 잘 어울렸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지난달 27일 저녁 태국 방콕 ‘시암 켐핀스키 호텔’의 고급 레스토랑 ‘스라 부아’에서는 특별한 만찬이 열렸다. 태국 전통음식에 프랑스 등 서양 요리를 접목한 퓨전 요리가 차례로 서빙됐다. 그런데 요리에 곁들여진 건 와인이 아닌 커피였다. 태국식 새우크래커, 닭고기 꼬치 요리인 사테, 레몬그라스를 곁들인 참치회 요리에 ‘파이크 플레이스 로스트(Pike Place Roast)’ 커피가 같이 나왔다. 그 뒤로 이어진 요리에도 각각 다른 종류의 커피가 제공됐다. 총 4개 코스로 구성된 저녁식사에 네 가지 다른 커피가 서빙됐다.

만찬은 지난달 27~28일 방콕에서 열린 ‘스타벅스 커피 칼리지(Coffee College)’ 행사 중 하나인 ‘커피 푸드 페어링(coffee food pairing)’이었다. 미국 시애틀 스타벅스 본사에서 온 커피마스터 패티 로메인-무디(Romaine-Moody)는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머금고 맛을 본 다음 음식을 맛보고, 그다음에는 반대로 음식을 맛본 다음 커피를 마셔보라”고 안내했다. 커피의 쓴맛과 신맛이 혀에서 음식 맛을 씻어냈다. 캔버스를 흰색으로 칠해 또 다른 그림을 그리도록 준비하듯, 커피가 혀에 남은 맛을 제거해 다음 맛을 또렷하게 즐기는 역할을 해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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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커피마스터 패티 로메인-무디./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초콜릿이나 케이크 등 단 음식과 커피가 잘 어울리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커피를 달지 않은 메인 요리와 함께 마시는 건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로메인-무디는 “커피가 달지 않은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는 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커피 푸드 페어링은 서로 다른 원두로 끓인 다양한 맛의 커피를 여러 음식과 함께 맛봄으로써 커피 음용의 지평을 넓히고, 더 풍부하고 색다른 미각 경험을 즐기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매일 1000~2000가지 커피를 맛본다는 로메인-무디는 “커피 푸드 페어링의 큰 원칙은 커피 로스트(roast) 정도와 요리 정도를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트 즉 볶은 정도가 가벼운 커피원두(라이트 또는 블론드 로스트)에서 추출한 커피는 찌거나 삶은 요리처럼 맛이 가벼운 음식과 잘 어울리고, 강하고 진하게 볶은 커피원두(다크 로스트)를 우린 커피는 석쇠나 프라이팬에 구운 요리와 어울린다는 것. 로메인-무디는 “커피원두나 고기나 구우면 갈색으로 변하는 ‘캐러멜화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다크 로스트 커피와 석쇠에 먹음직스러운 자국이 나도록 구운 스테이크가 환상적으로 어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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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리가 커피와 어울리는 건 아니다. 로메인-무디는 “일반적으로 소고기·돼지고기·양고기 등 육류는 커피와 매칭이 잘 되는 반면, 생선은 매칭이 쉽지 않다”고 했다. “여러 번 시도해봤지만, 커피가 생선의 맛을 가려버리더군요. 반대로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액젓이 들어가면 커피를 완전히 덮어 맛이 느껴지지 않고요.”

커피가 가진 풍미와 비슷한 맛을 가진 음식도 일반적으로 서로 잘 어울린다. 로메인-무디는 “에티오피아 커피는 산뜻한 산미가 특징인데, 태국 음식에 흔히 들어가는 향신료인 레몬그라스(lemongrass)와 매우 잘 어울린다”면서 “커피 푸드 페어링은 이제 시작 단계이니 어울리는 커피와 음식을 찾아보라”고 참가자들에게 권했다. 커피 홀짝거리는 소리가 식당 여기저기서 이어졌다.

/9월4일자 문화면에 쓴 기사입니다. 커피를 새롭게 즐기는 방법, 나아가 음식을 더 다양하게 즐기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서 유익하고 재미있었던 취재였습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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