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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면 꼭 생각나는 맛, 토란-제철우리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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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으로 끓인 토란국. /사진=한준호 기자

토란(土卵)은 송편만큼이나 추석 하면 떠오르는 맛이다. 서울 토박이인 김정자(68)씨는 “추석이면 할머니 그리고 어머니가 꼭 토란국을 끓이셨다”고 했다. “어렸을 때는 미끈미끈하고 물컹한 토란이 별로였어요. 나이가 들수록 토란 맛을 알게 되더라구요.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그 맛. 이제 추석이면 제가 토란국을 챙겨 끓이네요.”

토란은 흙에서 나온 알이라는 이름 의미처럼 작은 달걀 모양이다. 토련(土蓮)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토란의 잎이 연잎처럼 넓게 퍼졌기 때문이다. 수확을 앞두고 길쭉하고 옅은 노란빛 꽃이 핀다. 토란꽃은 피우기 어렵고 보기도 힘들어서 꽃말이 ‘행운’일 정도이다.

인도·동남아 등 열대가 원산지로, 한반도에서는 고려시대 이미 널리 먹었다. 조선 헌종 때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8월령에 “북어쾌 젓조기로 추석 명절 쉬어보세, 신도주 올벼송편 박나물 토란국을 선산에 제물하고 이웃집 나눠 먹세”라는 구절이 나온 걸 보면 오래 전부터 토란국을 추석 절식(節食)으로 즐겼음을 알 수 있다.

과거 토란은 식량뿐 아니라 약(藥)으로 중요하게 여겨졌다. 우리나라에서 토란이 등장하는 최초의 기록은 고려 때인 1236년 쓰인 의약서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이다. 한방에서는 토란이 뱃속의 열을 내리고 위(胃)와 장(腸) 운동을 원활하게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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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은 구황식품이기도 했다. 조선 숙종 때 편찬된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어느 사찰의 스님이 해마다 토란을 절구공이로 찧어 메주 모양으로 빚은 것을 벽돌처럼 담을 쌓아 두었는데, 몇 년 뒤 흉년이 들자 이 ‘토란벽’으로 많은 생명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토란은 추석 즈음이 제철로 가장 많이 나고 맛도 좋다. 그렇기에 토란국이 추석 절식이 되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토란국을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는 무 대신 토란 알뿌리와 쇠고기, 다시마, 구운 두부를 넣고 끓인 맑은장국으로 주로 먹는다. 남도지방에서는 들깨즙을 넣어 고소하고 진하게 끓인다.

국을 끓일 때 토란은 쌀뜨물이나 소금물에 데쳐낸 다음 사용하는데, 특유의 미끈거림을 줄이고 아린맛을 없애기 위해서다. 토란을 자르면 나오는 끈적한 점액질은 갈락탄(galactan)이라는 당질로 장의 점막을 보호해 소화기능을 강화하고 해독작용을 한다. 전남과학대학 김정숙 교수는 “추석에는 과식하고 배탈 나기 쉬운데, 소화를 돕고 식중독을 예방하는 토란국을 먹어 속을 편하게 해 주려던 조상들의 지혜가 배려가 엿보인다”고 했다. 아린맛은 토란에 든 수산칼슘 때문인데, 삶거나 데치면 물에 녹아 없어진다.

토란이라면 흔히 알뿌리만 알지만, 잎이나 줄기는 나물로 무치면 맛있다. 알뿌리는 국뿐 아니라 조림이나 구이, 죽, 튀김, 장아찌 따위로 먹어도 맛있다. 토란 튀김은 전통 사찰음식이지만 아이들도 좋아한다. 토란에 감자가루와 밀가루, 물을 1대1대1.5로 섞고 소금을 조금 넣어 간 한 튀김옷을 입힌 섭씨 180도 기름에 튀겨낸다. 냉장고보단 상온에 보관하는 편이 낫다. 차고 습한 냉장고에 넣어두면 토란이 상하거나 썩을 수 있다. 흙 묻은 채로 신문지에 싸서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어두운 곳에 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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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 튀김

재료: 토란 400g, 감자가루 1컵, 밀가루 1컵, 물 1 1/2컵, 소금 약간

1. 토란 껍질을 벗겨 소금물에 삶아낸 다음 찬물에 여러 번 헹궈 아린맛을 뺀다.
2. 감자가루와 밀가루, 물을 섞어 튀김옷을 만든다. 소금을 더해 간 한다.
3. 토란에 튀김옷을 입혀 섭씨 180도 기름에 튀겨낸다.
출처: 정산 김연식 ‘눈으로 먹는 절음식’

/추석 직전 본지 문화면에 쓴 기사의 원본입니다. 올 추석에도 엄마가 끓여준 토란국을 맛있게 먹었네요. 나이가 들수록 좋아지는 토란은 어른의 맛인 듯합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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