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기 엄마들에게 인기 폭발인발효떡 그러니까 증편입니다. 시대가 바뀌니까 떡 이름도 바뀌네요. 멋진 사진은 김종연 기자가 찍었습니다.
‘발효떡 공구(공동 구매)해요’ ‘떡집 발효떡 진짜 괜찮나요’ ‘발효떡 아파트 공구 마감합니다’.
서울 한 지역에 사는 젊은 엄마들의 모임인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면 위와 같은 게시글을 여럿 볼 수 있다. 이곳뿐 아니라 젊은 주부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게시판에서는 발효떡에 대한 질문이나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다. 경기도 일산에서 일곱 살 딸 두빈이와 다섯 살 아들 정국이를 키우는 주부 이연주(33)씨는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발효떡이 아이들 간식 겸 간편한 아침식사로 아주 인기”라고 말했다.
증편의 새로운 이름 ‘발효떡’
전통 떡 중에서 발효떡이란 이름의 떡은 없다. 발효떡이란 다름 아닌 증편을 말한다. 멥쌀가루에 막걸리를 섞어 발효시킨 다음 쪄낸 떡이다. 한국 떡 중에서 유일하게 발효시켜 만드는 떡으로 약간의 술내와 은근한 신맛과 단맛이 특징이다. 지방에 따라서 기주(起酒)떡, 기지떡, 술떡이라고도 불린다. 기주떡은 술을 부어 부풀렸다는 뜻이고, 기지떡은 기주의 변형으로 보인다. 날씨가 더워도 잘 쉬지 않아 여름에 해먹던 떡이다.
여름에 주로 먹던 증편이 발효떡이란 이름으로 다시 각광받기 시작한 건 지난 2012년부터다. 떡 전문 프랜차이즈 ‘빚은’을 운영하는 SPC(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관계자는“증편은 빚은의 대표 인기 품목”이라며 “2012년 처음 출시한 이래 계속 인기를 얻으면서 ‘이천 쌀로 만든 발효증편’을 2가지에서 6가지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장터 ‘옥션’ 홍윤희 팀장은 “옥션에 ‘증편/기정떡’이란 카테고리(판매 항목)가 2012년 신설됐고,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판매가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편이나 기주떡, 기지떡, 술떡처럼 오랫동안 통용돼온 이름 대신 발효떡으로 불리는 이유는 뭘까. 요리 연구가 노영희씨는 “최근 발효가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고, 이 긍정적 이미지를 떡 판매자들이 증편에 씌운 것”이라고 말했다. SPC 박경배 팀장도 “최근 발효 건강 제품이 붐을 일으키고 있어 발효증편이라고 네이밍(작명)했다”고 말했다.
다른 떡보다 열량 낮고 소화 쉬워
이처럼 증편이 인기인 이유는 ‘건강에 좋고 소화가 잘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연주 주부는 “빵 등 밀가루로 만드는 음식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어서 아이에게 먹이기 꺼림칙하다”며 “증편 등 떡은 밀가루를 쓰지 않고 쌀로 만드니까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건강에 좋고 소화가 잘될까.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는 “발효 과정을 거치면 분자구조가 짧아지고 작아지는데, 이렇게 되면 소화가 훨씬 잘된다”고 설명했다.
증편은 다른 떡보다 소화가 잘될 뿐 아니라 열량(칼로리)도 낮다. 증편이 100g당 177㎉인 반면 같은 100g당 멥쌀로 만드는 절편은 220㎉, 찹쌀로 만드는 인절미는 217㎉로 증편보다 높다.(농촌진흥청 ‘식품영양·기능성 정보’)
열량뿐 아니라 식감도 가볍다. 떡 중에서 유일하게 발효 과정을 거치며 빵과 비슷한 질감이 된다. 정 교수는 “서양 사람들은 떡이 이에 들러붙는다며 싫어하는데, 증편만은 유일하게 괜찮아한다”고 말했다. 빵 같은 식감 덕분에 증편에 햄·치즈 따위를 끼워넣어 샌드위치로 만들거나 프라이팬에 살짝 지지거나 길게 잘라서 토스터오븐에 구워 조청을 찍어 먹는 등 다양하게 즐기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증편은 현대적이랄까, 서구적 입맛에 가장 맞는 떡이죠. 전통 음식이 정체된 듯 보여도 이렇게 계속 업데이트랄까 진화랄까, 하여간 변화하고 있습니다. 구름에
gourmet (
구교혁 (
krypton (
서니베일 체리
2014년 2월 23일 at 4:25 오전
당장 사 먹어보고 싶게 쓰신 글이 맛깔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
구름에
2014년 2월 28일 at 2:53 오후
서니베일 체리님, 감사합니다. 자주 오세요. 저도 더 열심히 글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