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차이와 땅콩. 중국집에서 흔히 내는 밑반찬인데, 정말 맛있다. 직접 만든 자차이는 대량생산품과 완전히 맛이 달랐다. 땅콩도 일반 땅콩보다 작은데 고소한 맛은 훨씬 강하다. 중국 산동성에서 나는 품종이라고 한다. /사진=김성윤
‘짜사이’라고 흔히 부르는 ‘자차이(榨菜)’를 먹고 맛있다고 느낀 건 처음 같다. 중국집에서 땅콩과함께 밑반찬처럼 내는, 가늘게 채 썰어 고추기름에 무친 중국식 장아찌 말이다.
서울 연남동에 새로 문 연 ‘진진(津津)’은 오너셰프 왕육성씨가 매장에서 직접 만든 자차이를 낸다. 어디 있는지도 모를 머나먼 외국땅에 있는 식품공장에서 대량생산한 자차이와는 차원이 달랐다. 상쾌하다고 표현해야 할만큼 아삭하고 신선하다. 공짜로 까는 밑반찬이 이 정도이니 돈 받고 파는 요리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식재료의 품질이 좋고 그걸 또 훌륭한 솜씨로 요리로 완성해내니, 요리마다 맛이 선명하다. 재료 자체의 힘이 느껴진다.
재료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으되 인테리어 등 나머지 곁가지를 최대한 쳐내 음식 가격을 크게 낮췄다. 시내 고급 중식당에서 같은 요리를 먹을 때와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 저렴함 가격인 것같다. 대신 서비스는 느릴 수 있다. 짜장면, 짬뽕을 팔지 않으며 배달도 하지 않는다.
1월11일 오전 11시11분 공식 오픈한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469-67, 070-5035-8878

다진 새우살을 얇은 빵 사이에 넣고 튀긴 ‘멤보샤(麵包鰕)’. 내가 가장 좋아하는 중식요리 중 하나다. 자칫 잘못하면 매우 기름지고 느끼한데, 고소하면서도 바삭하게 잘 튀겼다. /사진=김성윤

마파두두. 쓰촨성 청두에서 맛본 오리지널보다는 맛과 향의 강렬함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국내에서 파는 것 중에선 윗급이다. 산초가루를 넣어 원래의 얼얼한 매운맛을 살리려 애썼다. 하지만 역시 오리지널 쓰촨후추의 산뜻하고 상쾌한 마랄은 따라가지 못한다.

양배추볶음. 별달리 특별한 재료가 없는데도 맛있다. 볶았음에도 양배추는 여전히 아삭하고, 기름이 더해져 오히려 더 달고 고소한 맛이 난다. 불을 잘 다루는 요리사의 솜씨가 여실히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