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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생크림 케이크 같은 승차감,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 - 김성윤의 맛
생크림 케이크 같은 승차감,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는 거대한 웨딩 케이크 같았다. 길이는 5m가 넘고 높이와 폭은 각각 2m에 육박할 정도로 크고 높다. 게다가 시승용으로 제공된 차량은 색깔마저 흰색이었으니, 음식 기자 눈에는 영락없이 생크림을 바른 케이크로 보였다.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 크고 높아서 존재감이 대단하더군요. /재규어 랜드로버 제공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 크고 높아서 존재감이 대단하더군요. /재규어 랜드로버 제공

이 ‘케이크’를 맛보기 위해 운전석에 올라탔다. 승차감이 생크림처럼 매끄럽고 부드러웠다. 망가지고 깊게 파인 노면을 달릴 때 충격도 폭신하게 흡수하면서 새로 닦은 도로인 양 편안하게 달렸다. 레인지로버를 생산하는 랜드로버사 측은 온로드 성능 강화를 위해 탑재된 ‘다이내믹 리스폰스’ 기능이 차체가 기울어지는 현상을 최소화해 핸들링과 승차감을 극대화시켜준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싸구려 생크림 케이크처럼 느끼하거나 기름진 승차감은 아니었다. 생크림 케이크는 부드럽고 산뜻한 맛이 그만이지만, 잘못 고르면 느끼하고 기름진 맛이 입에 불쾌하게 남는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제일 중요한 건 동물성 생크림이냐 아니면 식물성 생크림을 사용했느냐 여부다. 생크림은 원래 우유로 만든다. 우유에 들어 있는 유지방을 원심 분리한 것이 진짜 생크림이다. 하지만 동물성 생크림은 맛과 모양이 오래 유지되지 않고 유통기한이 짧다. 그래서 개발된 게 식물성 생크림이다. 팜유, 야자유 따위 식물성 유지에 화학물질을 첨가해 만든다. 유통기한이 길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입안에 기름기가 느끼하게 맴돈다.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는 진짜 생크림 케이크였다. 안락하다고 느낄 정도의 부드러움이지, 물컹하지는 않았다. 커다란 덩치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핸들은 가벼웠고 핸들링은 민첩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고속 주행할 때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 서둘러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를 달려봤다. 부드럽고 안락하지만 단단했다. V8 수퍼터보차저 엔진이 뿜어내는 힘은 압도적이다. 최고출력 510마력이라는 강력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이 덩치 큰 차량이 시속 100km를 도달하는 데 5.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데, 시험해보지 않아도 충분히 그럴 것이란 믿음을 시승 내내 심어줬다.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의 실내. 크림색 가죽이 고급스럽고 온갖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재규어 랜드로버 제공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의 실내. 크림색 가죽이 고급스럽고 온갖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재규어 랜드로버 제공

크림색 가죽으로 감싼 시트는 내리기 싫을 정도로 쾌적했다. 자동차가 아니라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듯했다. 가죽과 우드 베니어로 마감한 실내는 촉감이 고급스러워 자꾸 손으로 만지게 됐다. 직접 운전하지 않는 ‘회장님’에게도 알맞은 SUV이다. 뒷좌석이 무척 넓다. 롱휠베이스란 이름처럼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차체를 늘려 다리 공간(레그룸)이 기존 레인지로버와 비교해 18.6㎝ 더 길다. 등받이는 최대 17도까지 뒤로 젖혀진다. 10.2인치 모니터를 통해 온갖 편의 시설을 뒷좌석에 앉아서도 직접 통제할 수 있다. 글로브박스를 열면 세계적 오디오업체 메리디안에서 디자인한 헤드폰이 3개 들어 있다. 운전자를 방해하지 않고 오디오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란 배려다.

'올리버스윗'의 치즈타르트. /사진=올리버스윗 제공

‘올리버스윗’의 치즈타르트. /사진=올리버스윗 제공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를 타면서 제과점 ‘올리버스윗(Oliver Sweet)’이 떠올랐다. 보통 케이크는 너무 달거나 느끼해 한 조각 이상 먹기 힘들다. 올리버스윗 케이크는 두 쪽, 세 쪽 계속 먹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곳의 대표 케이크인 ‘가또 마담’(3만3000원)이 그랬다. 얇은 초콜릿 스펀지케이크와 커스터드 크림을 층층이 쌓고 생크림을 발랐는데, 기름지거나 느끼하지 않다.

망고, 자몽 등 생과일을 올린 생크림 케이크. /사진=올리버스윗 제공

망고, 자몽 등 생과일을 올린 생크림 케이크. /사진=올리버스윗 제공

그렇다고 맛이 밋밋하다거나 약하지도 않다. 오히려 다른 제과점보다 진한 편인데도 그랬다. 비결은 재료다. 케이크에 사용하는 생크림은 100% 동물성 생크림을 사용한다. 그 밖에 초콜릿, 방목 유정란 등 다른 재료도 최상품을 사용해 질리지 않는 진한 맛을 낸다. 서울 반포동 본점(02-521-56944)과 4개 직영점이 있고, 이곳 케이크와 과자를 사다가 내는 카페도 여럿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www.oliverswee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는 비싼 생크림 케이크이다. 대당 최하 1억8620만원에서 최고 2억1250만원인 데다가 ‘5등급’이라는 요즘 보기 힘들게 낮은 연비는 과연 이 케이크를 사먹어야 할지 주저하게 만든다. 한 입 맛보면 더 먹고 싶을 만큼 맛있는 케이크인 건 확실하다.

 

1월21일자 자동차섹션에 쓴 ‘드라이브&다인’ 칼럼입니다. 구름에

초콜릿 에클레어. /사진=올리버스윗 제공

초콜릿 에클레어. /사진=올리버스윗 제공

검은색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도 매우 시크하네요. /재규어 랜드로버 제공

검은색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도 매우 시크하네요. /재규어 랜드로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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