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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고급요리 샥스핀, 서태후 이전엔 먹지 않았다

베이징 청나라 황실요리 전문점 ‘리자차이’ 오너 리샤오린

중국 황실요리 전문 식당 ‘리자차이’ 주인 리샤오린씨가 26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 중식당 만호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중용을 중시한 황실요리에서는 불도 너무 센 불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박상훈 기자

중국 황실요리 전문 식당 ‘리자차이’ 주인 리샤오린씨가 26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 중식당 만호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중용을 중시한 황실요리에서는 불도 너무 센 불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박상훈 기자

“황실요리는 중용(中庸)을 추구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너무 맵지도 짜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중용의 맛이야말로 천하의 중심인 황제에게 부합한다고 믿었죠.”

중국 베이징 ‘리자차이(厲家菜·Family Li Imperial Cuisine)’ 레스토랑 주인 리샤오린(厲曉麟)은 황실요리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리의 증조할아버지는 청(淸)나라 지배층 만주족(滿洲族)으로 서태후(西太后)와 황제, 황후의 식사를 책임지던 내무부(內務府) 도총(都總)이란 고위 관직을 지낸 정2품 대신(大臣)이었다. 은퇴 후 그는 황실 음식을 기록으로 남겼고, 이를 바탕으로 1985년 그의 후손들이 황실요리 전문식당을 열었다. 리는 28~29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황실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방한했다.

황실 식사를 담당한 어선방(御膳房)은 내무부 직속이었다. 어선방은 환관들이 장악했지만, 이 환관들을 관리한 건 리의 증조할아버지 같은 내무부 관료들이었다. 한 선방은 고기·생선요리를 맡은 훈국(葷局)과 채소요리 담당 소국(素局), 불로 조리한 육류 담당인 괘로국(掛爐局), 가벼운 간식 담당 점심국(點心局), 밥·죽을 맡으며 전체를 총괄하는 반국(飯局) 등 5개 국으로 구성됐다. 각 국마다 조리사가 7명이고 이들을 감시하는 환관도 7명 있었으니, 한 선방에는 총 70명이 있었다. 황제와 황태후, 황후가 이런 선방을 하나씩 가졌고, 황자와 귀비는 절반 규모의 선방을 각각 거느렸다.

제비집에 녹두젤리와 아카시아꽃, 감미료를 더해 달콤한 맛과 향을 낸 요리. /사진=JW메리어트호텔서울 제공

제비집에 녹두젤리와 아카시아꽃, 감미료를 더해 달콤한 맛과 향을 낸 요리. /사진=JW메리어트호텔서울 제공

리는 “황제와 황태후의 상에는 120~130가지 음식이 올랐다”고 말했다.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은 여러 가지가 올라갔어요. 환관들이 매번 황제가 무엇을 많이 먹고 무엇은 손대지 않았는지 살피며 취향을 파악했습니다. 건륭제(乾隆帝)는 오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끼니마다 오리요리가 10여 가지씩 나왔죠. 여기에 다른 요리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새로운 요리도 끊임없이 개발해 올렸지요. 모든 요리는 기록해 사고전서(四庫全書)에 보관했습니다.”

리는 “궁중 요리는 식재료와 음식 맛의 순수성을 엄격하게 따졌다”고 말했다. “성격이 다른 재료를 무분별하게 함께 쓰지 못하도록 금했습니다. 예를 들면 제비집으로 탕(湯)을 끓일 때는 닭의 껍질과 뼈는 제거하고 순살코기만을 사용해야 합니다. 음식 주재료가 지닌 맛을 가리거나 다른 재료로 바꾸면 절대 안 됩니다.”

어떤 식자재를 사용해야 하는지 철저한 규정도 마련됐다. “돼지는 25㎏짜리만을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요리사들이 수없이 요리하고 시식한 결과 가장 맛있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즘은 돼지 품종도, 사육방식도 달라 그대로 따르긴 어렵지요.”

우유에 청주와 식초를 더해 살짝 발효시킨 만주족 요리. 리샤오린씨는 “수렵생활을 했던 만주족은 유제품을 즐겨 먹었다”고 말했다. /사진=JW메리어트호텔서울 제공

우유에 청주와 식초를 더해 살짝 발효시킨 만주족 요리. 리샤오린씨는 “수렵생활을 했던 만주족은 유제품을 즐겨 먹었다”고 말했다. /사진=JW메리어트호텔서울 제공

상어지느러미(샥스핀)는 중국요리를 대표하는 최고급 식재료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는 “서태후 이전까지 황제들은 상어지느러미를 잘 먹지 않았다”고 했다. “건륭제가 상어지느러미를 싫어했기 때문이지요. 황실에선 선례(先例)를 중시했습니다. 위대한 건륭제가 꺼린 음식을 후대 황제들이 감히 먹지 못했죠.” 이러한 관습은 서태후 때 와서 뒤집혔다고 한다. “서태후가 상어지느러미를 진짜 좋아했다기보다는,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일부러 먹은 것 같습니다.”

중국 황제의 요리라고 하면 만한전석(滿漢全席)이 먼저 떠오른다. 지배층 만주족과 피지배층 한족의 음식을 한데 모았다는 상차림이다. 리는 “황제가 평소 만한전석을 먹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연회석상에 만석과 한석이 따로 있었죠. 만한전석은 청나라가 사라지고 난 다음 생겨난 말입니다.”

그는 “황실요리를 재현할 뿐 새롭게 창조하려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증조할아버지가 남긴 기록에는 1000가지쯤 되는 요리가 있습니다. 이 중 3~4개월마다 교체하며 130여 가지를 내놓습니다. 곰발바닥이나 호랑이고기처럼 구할 수 없거나 금지돼 재현 못 하는 요리도 있습니다. 그 밖에는 가능한 한 과거의 맛을 충실히 재현하려 합니다. 너무나 많은 황실 요리가 변형되었고, 그 과정에서 원래의 맛을 잃었습니다.”

양념해 구운 돼지고기에 쌀가루와 밀가루로 만든 전병을 얹었다. 서태후가 좋아했다는 요리다. /사진=JW메리어트호텔서울 제공

양념해 구운 돼지고기에 쌀가루와 밀가루로 만든 전병을 얹었다. 서태후가 좋아했다는 요리다. /사진=JW메리어트호텔서울 제공

5월27일자 문화면 기사의 원본입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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