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여름이 다가올수록 생각나는 맛

날씨가 덥고 습해질수록 생각나는 음식, 시원하고 고소한 콩국수이다. 콩국수는 옛부터 서민들이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즐겨왔다. 19세기 말 나온 요리책 ‘시의전서(是議全書)’를 보면 콩국수를 서민들의 여름 보양식으로 소개했다. 양반들은 콩국수보다 비싼 깨국수를 먹었다고 언급돼 있다. 참깨는 물론이고 쇠고기·닭고기 등 고기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가난한 서민들 입장에서 어쩔 수 없었겠지만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던 듯싶다. 우리 조상들은 몰랐겠지만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할 정도로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완전 단백질 식품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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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릉동 ‘제일콩국’ 콩국수.진하되 걸쭉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런 콩 감칠맛이좋았습니다./사진=유창우 기자

시의전서는 콩국수 만드는 법을 “콩을 물에 담가 불린 다음 살짝 데쳐서 맷돌에 갈아 체에 걸러 소금으로 간을 맞춘 후 밀국수를 말고 그 위에 채소 채친 것을 얹는다”고 했으니, 요즘과 별 차이가 없다. 단 과거 서울에서는 콩을 삶고 갈아서 고운 천에 받쳐 짜냈기에 국물이 맑고 가벼웠다. 요즘은 이런 서울식 콩국수는 찾기 어렵다. 콩 갈아서 거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걸쭉한 국물의 남쪽 지방 스타일의 콩국수가 대세로 자리잡았고, 요즘은 콩국수라고 하면 당연히 국물이 진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듯하다. 서울과 전국의 콩국수로 이름 난 맛집을 모았다.

서울

제일콩집: 어릴 적 집에서 해 먹던 콩국수 맛에 가장 가깝다. 콩 본래의 자연스럽고 텁텁하지 않은 단맛이 콩국수를 다 먹고 난 뒤에도 오래 입안에 여운으로 남는다. 매일 그날 쓸 콩을 갈아서 콩국물과 두부, 청국장 따위를 만든다. 딸려 나오는 각종 반찬도 식당이 아니라 집에서 먹던 그 맛이다. 콩국수·청국장·두부찌개·순두부·콩나물국밥 7000원. (02)972-0001 서울 노원구 공릉동 633-18(북부지원 뒤), 분당정자점 (031)718-2219

진주회관: 국물이 하도 진해서 ‘콩국’이 아니라 ‘콩죽’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강원도산 황태만을 사용한다. 콩 감칠맛이 진하다 못해 메주콩처럼 구수한 맛이 돌기도 하고, 약간 텁텁할 정도이다. 콩가루를 섞어 뽑는다는 면발은 쫄면처럼 탱탱하다. 진한 국물과 질긴 면발이 조화롭다. 콩국수 9500원. (02)753-5388 서울 중구 서소문동

진주집: 감칠맛 나는 닭육수로 만드는 칼국수로 이름 난 집이나, 여름에는 콩국수가 칼국수 인기를 능가한다. 진주회관과 친인척 관계인 집으로 콩국물 맛은 거의 같으나 국수는 덜 쫄깃하다. 비빔국수는 너무 맵지 않으면서 달콤새콤 맛의 균형이 좋다. 냉콩국수 9500원, 닭칼국수 7000원, 비빔국수 8000원, 접시만두 7000원. (02)780-6108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백화점 지하

맛자랑: 강원도 왕태콩과 약숫물로 살균 위생 처리한 물을 쓴다. 메밀면을 사용하며 국물은 역시 진하고 걸쭉하다. 콩국수 8500원. (02)563-9646 서울 강남구 대치2동 987-7

부산


하가원
: 자리에 앉으면 시식용 콩물을 잔에 담아 내준다. 별다른 고명 없이 콩국과 면발로만 승부한다. 꾹꾹 눌러서 누룽지를 만들어 먹으면 맛있는 돌판비빔밥, 수제비도 인기다. 콩국수 6000원, 돌판비빔밥 6000원, 수제비 5000원. (051)702-5511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891

대구

칠성동할매콩국수: 날씨에 따라서 콩국물을 온도를 차갑게 또는 미지근하게 조절한다. 볶은 호박과 김을 고명으로 얹는다. 콩국수 본래 맛을 느끼라고 반찬은 고추와 마늘만 나온다. 콩국수 7000원. (053)422-8101 대구시 북구 침산동 22-38

대전

대성콩국수: 청양, 금산, 논산 등 충남지역에서 직접 수매한 콩을 아침마다 콩물을 뽑는다. 되지도 묽지도 않게, 딱 알맞다. 일반 소면보다 약간 굵은 중면과 콩국물이 아주 어울린다. 달걀말이와 비빔국수도 맛난다. 대개 달걀말이를 하나 시켜서 나눠 먹고서 콩국수나 비빔국수를 먹는다. 콩국수 7000원, 비빔국수 7000원, 달걀말이 5000원. (042)533-4586 대전 서구 도마1동 67-5

목포

유달콩물: 노란콩과 검은콩으로 각각 만든 두 가지 콩물 중 선택할 수 있다. 노란콩 콩국수 7000원·콩물 3500원, 검은콩 콩국수 8000원·콩물 4000원. 제육볶음, 참치김치찌개 등 다른 음식도 한다. 후식으로 콩물을 마시는 손님도 많다. 반찬은 냉장고에서 손님이 알아서 가져다 먹는다. (061)244-5234 전남 목포 대안동 11-5(목포세무서 근처)

전주

진미집: 콩국물에 소금이 아닌 설탕을 넣는다. 처음에는 이상하지만 먹을수록 끌리는 매력이 있다. 메밀로 만든 면을 사용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달착지근한 소스에 찍어먹는 소바(메밀국수)도 괜찮다. 콩국수·소바 5000원. (063)288-4020 전북 전주 완산구 전동 237

춘천

골목순두부집: 콩국수는 물론 두부·청국장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을 두루 잘 한다. 콩국수 6000원, 청국장 5000원, 두부구이 6000원. (033)256-6259 강원도 춘천 근화동

/5월17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기사입니다. 기사 쓰느라 꽤 많은 콩국수를 먹었는데요, 그래도 또 먹고 싶네요. 엄마가 만들어주시는, 맑고 가벼운 서울식 콩국물에 소면을 만 우리집 콩국수가요.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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