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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치킨 마르살라’ 집에서 만들어보니… 내가 해도 맛있네 - 김성윤의 맛
‘치킨 마르살라’ 집에서 만들어보니… 내가 해도 맛있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호텔 '베로나' 변현수 주방장이 만든 치킨 마르살라. 집에서 만들어보니 변 주방장이 만든 것처럼 '폼'은 나지 않았지만 맛은 썩 괜찮았다. /사진=양수열 기자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호텔 ‘베로나’ 변현수 주방장이 만든 치킨 마르살라. 집에서 만들어보니 변 주방장이 만든 것처럼 ‘폼’은 나지 않았지만 맛은 썩 괜찮았다. /사진=양수열 기자

마르살라는 와인이지만 요리 재료로 자주 활용된다. 한국음식에서도 청주, 맛술 따위 술이 종종 사용된다. 술을 음식에 넣고 조리하면 고기 누린내나 생선 비린내 따위 잡내를 잡아주는 한편 음식 맛과 향에 한층 깊이가 생긴다. 알코올은 조리과정 중 증발해 남지 않는다. 서양에서 와인을 음식에 사용하는 이유도 한국과 같지만, 기능이 하나 더 있다. 청주나 맛술과 달리 와인은 음식에 먹음직스런 색을 더해준다.

마르살라 들어간 대표음식, 치킨 마르살라

마르살라가 들어간 대표적인 음식은 이탈리아의 ‘치킨 마르살라’이다. 버섯과 양파에 마르살라와 버터를 넣어 소스를 만들고 거기에 닭가슴살을 조리듯 익혀 만든다. 닭고기 대신 송아지고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국내 이탈리아 음식점 중 이 요리를 내는 곳을 찾지 못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이 요리를 파는 식당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베로나’의 변현수 주방장은 “트렌드에서 뒤쳐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고전적인 요리긴 해요. 하지만 와인을 졸인 소스는 좀 옛날 음식이에요. 가정에서 만들어 먹거나 서민적인 식당에서는 내기도 하지만,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이제 내지 않지요. 저도 2004년 이탈리아 연수 갔을 때 한 번 만들어보고 다시 만든 적이 없어요.” 집에서 가끔 해먹지만 파는 곳을 찾기는 어려운, 우리의 명절음식과 비슷하달까.

집에서 만들어보니… 내가 했는데도 맛있네?

변 주방장이 여러 요리책에 나온 레시피를 종합해 치킨 마르살라를 11년만에 다시 만들었다. 그는 “여러 재료를 쓰지 않고 조리법도 단순한데, 의외로 깊은 맛이 난다”며 신기해했다. “타임(thyme·향신채) 향과 마르살라가 아주 어울리네요. 다른 와인보다 달아서 요리에 감칠맛도 더해주고요.”

만들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변 주방장의 말에 용기를 얻어 집에서 치킨 마르살라에 도전해봤다. 닭가슴살을 선호하지 않아 대신 돼지 등심을 얇게 저며서 대체했다. 정육점에 가서 “돈가스용으로 잘라달라”고 하면 된다.

버섯을 끓는물에 데치고 고기를 프라이팬에 기름에 노릇하게 지져낸다. 고기 양면에 막을 입히듯 밀가루를 가볍게 입힌 다음 지져도 맛있다. 프라이팬에 남은 육즙과 기름에 양파를 볶다가 육수와 마르살라를 넣고 살짝 끓인다. 여기에 지져놓은 고기를 다시 넣고 10~15분 정도 조리듯 약한불에 천천히 끓이면 그만이었다. 변현수 주방장이 만든 치킨 마르살라 수준은 아니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맛있었다. 소스가 고기 깊숙히 밴 돼지 등심은 부드러웠다. 미리 대량으로 준비해둘 수 있는데다 며칠은 너끈히 보관이 가능해 편리할 듯하다.

디저트에 더 많이 활용‘티라미수’ 대표적

'베로나'의 티라미수 케이크. /사진=양수열 기자

‘베로나’의 티라미수 케이크. /사진=양수열 기자

마르살라는 단맛이 나는 와인인만큼 일반 요리보다는 후식에 많이 사용된다. 마르살라를 넣는 디저트 중 국내에 가장 널리 알려진 건 ‘티라미수(tiramisu)’ 케이크이다. 티라미수는 스폰지케이크를 에스프레소 커피에 적신 다음 마스카포네치즈·달걀노른자·설탕을 섞은 크림으로 덮어 만든다. 그런데 일부 파티시에는 에스프레소와 마르살라를 섞어 거기에 스폰지케이크를 적신다. 풍미가 한층 깊어지면서 알코올 향이 살짝 감도는, ‘어른스러운’ 디저트로 변한다.

티라미수를 직역하면 ‘나(mi)를 끌어(tira)올리다(su)’이다. 너무 맛있어서 먹으면 몸이 하늘로 붕 뜨는 듯 기분 좋아진다는 의미다. 이탈리아 여러 지역이 ‘우리가 티라미수를 처음 개발한 원조’라고 주장하나, 1960년대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Veneto)주에 있던 식당 ‘레 베케리에(Le Beccherie)’에서 탄생했다는 설이 가장 큰 지지를 얻고 있다.

 

1월8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글입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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