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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남성적 육수와 여성적 면발의 만남-베트남 쌀국수집 ‘땅’ - 김성윤의 맛
남성적 육수와 여성적 면발의 만남-베트남 쌀국수집 ‘땅’

식당이 한두 가지 메뉴로 승부하려면 그만큼 내공이 있어야 한다. 메뉴가 다양할 때는 어설픈 부분을 감출 수 있지만, 단품으로 계속 손님을 끌려면 그 한 그릇으로 손님의 오감을 온전히 만족시켜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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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쌀국수집 ‘땅’의 ‘포 오리지널’. 사진=이구희 기자

땅(Tang) 은 포(pho) 즉 베트남 쌀국수 전문 레스토랑이다. 모던하면서 심플한 인테리어는 전혀 베트남 쌀국수집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메뉴라곤 딱 6가지. 술안주로 준비한 꼬치류, 기본 메뉴로 구성한 세트메뉴와 음료를 제외하고는 사이드 메뉴인 스프링롤 두 가지, 쌀국수 3가지, 고기요리 한 가지가 전부이다.

두 차례 방문에 거쳐 모든 음식을 맛봤다. 애피타이저인 ‘스팀드 라이스롤’은 쌀로 만든 피에 새우와 계란흰자로 만든 소를 넣고 쪄낸 뒤 상큼한 비네그렛과 미니 샐러드를 곁들여 낸다. 만두처럼 친숙한 맛이지만, 허브가 가미된 비네그렛으로 쌀 특유의 향을 세심하게 처리했다. ‘프라이드 롤’은 작은 튀김 안에 육즙 가득한 돼지고기의 풍미를 고스란히 담았다. 베트남 음식에 프랑스식 소스와 장식을 도입한 것이 인상적이다. 직접 만든 소스와 가니시에서 질 좋은 재료와 능숙한 칼솜씨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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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메인요리 ‘분차’. 사진=이구희 기자

메인요리인 ‘분차(buncha)’는 양념 돼지 목살구이에 버미셀리국수, 샐러드용 채소가 함께 나온다. 모든 재료를 조금씩 함께 집어 레몬향의 피쉬소스에 적셔 먹는 하노이의 전통요리. 한껏 불길을 올리며 중화팬에 구워낸 고기의 남성적인 불 맛이 신선한 채소와 부드러운 쌀국수 면과 새콤달콤한 여성적인 소스와 잘 어우러진다. 싱싱한 새우살과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은 연근에 고추향을 더한 새우완자 꼬치는 볶은 버섯과 채소, 마늘과 함께 입에 착 안긴다.

설렁탕 고기처럼 삶은 뒤 얇게 저민 고기를 소스에 찍어 먹고, 숙주·고수·양파·레몬·고추 등 채소를 입맛에 따라 넣어 먹는 것이 우리가 아는 베트남 쌀국수다. ‘땅’의 쌀국수에는 아무런 소스도 채소도 따라나오지 않는다. 고기도 불맛이 잘 배어들도록 구워서 국수에 얹어 낸다. ‘포 오리지널(Pho Original)’ 국물은 한우 사골과 돼지뼈, 닭발을 12시간 끓여 우려내는데, 일본의 돈코츠 라멘처럼 진하고 남성적인 맛이다. 채 썬 양파와 다진 쪽파만 얹어낼 뿐이지만 고수와 고추, 레몬즙을 따로 넣지 않아도 되도록 철저하게 맛을 미리 계산해 연방 국물을 맛보게 한다. 후루룩 매끄럽게 넘어가는 국수의 느낌도 반갑다.

두 번째 방문 때 맛본 국물은 이보다 훨씬 희석된 한결 연해진 맛. 둘 다 맛은 좋았지만 어느 것이 오리지널 맛인지 알 수 없다. 식당측은 “워낙 국물이 진하고 강렬해 어떻게 조절하는 것이 좋을지 연구 중”이라고 했다. 이 국물에 해산물을 추가해 우려낸 국물을 사용하는 ‘포 라이트(Pho Light)’는 국물이 시원하고 매콤해서 술 마신 다음 날이나 비 오는 날 메뉴로 좋겠다.

무엇보다 흔한 음식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조리실력에 더한 탁월한 감각으로 재해석 해냈다는 점이 돋보인다. 한동안 유명 고급 한식점에서 함께 일했던 이곳 주방과 서비스 팀에게서 당연하지만 남다른 것을 발견했다. 손님이 떠난 뒤 남긴 음식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주방으로 가져가 셰프와 의논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안주하지 않는 이들의 자세와 관심이 언젠가 우리 한식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음식평론가 식탐(필명)

>> 땅
총점 ★★★☆(5개 만점)
맛 ★★★☆
분위기 ★★☆
서비스 ★★★☆
가격대비만족도 ★★★☆
주소_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01-1 연우빌딩 1층(교보생명 사거리에서 리츠칼튼 호텔 사이)
전화_02-554-0707
영업시간_ 점심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오후 5시 30분~10시 30분·큰 명절만 쉼
메뉴_스팀롤·프라이드롤 7000원, 포 오리지널·포 라이트·분차 누들 1만원, 꼬치요리 2만5000~3만원대, 저녁 코스 2만5000원. 부가세 10% 별도
주차_발렛파킹 가능

/중독성이 아주 강한 국물입니다. 마치 일본 라멘처럼요. 국물 맛 자체는 불맛이 ‘명동교자’ 칼국수와 흡사합니다. 마니아가 많이 붙을 식당 같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구름에

1 Comment

  1. 진소령

    2009년 9월 23일 at 8:20 오전

    좀 비싸네요.. ^^ 본토에서 먹으면 정말 싼데… 흠….
    신랑이 월급 가져오는날 한번 가야 겠어요…
    하지만 더 슬픈건… 신랑이 베트남 쌀국수 및 타이음식 등 동남아 음식을 안좋아한다는 사실……………..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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